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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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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특강공지

  강연제목 반도체 산업의 전망에 대하여
  66 회
  초청연사 진대제 (삼성전자 대표이사)
  강연일시 1997년 10월 30일
  강연장소 본부관 학술회의장
  조회수 23809 회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우리 반도체 산업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세계 산업부분에서 반도체 시장은 유독 급속한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연간 1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사업이 거의 없는 편인데 반도체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2000에는 약 2천억 달러 가량의 시장이 되지 않겠느 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우 지난 10여년 동안 약 1백 배 가량의 성장을 해왔습니다. 세계 랭킹으로는 1996년 부터 지금(1997년 10월)까지 6, 7위 정도의 수준으로 1992년 11위를 했던 것에 비하면 기라성 같은 회사들을 제치고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불황을 모르는 사업이라는 말도 있지만 주기적인 사이클을 가지고 호황과 불황을 이어가고 있습 니다. 대체로 4년여의 주기를 갖고 호황과 불황을 맞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올림픽이 열린 1984년, 1988년, 1992년에는 호황 을 보이다가 월드컵이 열린 1982년, 1986년에는 불황을 겪어, 업계에서는 농담조로 월드컵을 없애야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 였습니다. 사이클과는 맞지 않지만 1996년도에 메모리 반도체 값이 많이 떨어져 여러 회사들이 망했습니다. 인텔이라는 회 사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저희도 약 마이 너스 22%의 역성장을 했는데 그 원인을 찾아보니 메모리가 많은 회사들이 역성장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비메모리가 많은 회사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메모리가 많은 회사들이 역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나 삼성 에서도 비메모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삼성은 보통 20%에서 많을 때는 100%의 성장만 거듭했지 역성장은 모르던 때였기에 회사 임원들이 엄청난 충격을 받고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메모리 회사의 몰락은 반도체 공급업체가 급격히 늘어난 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미국이 휩쓸던 메 모리 분야에 일본 업체들이 참여해 시장을 빼앗아 가면서 많은 미국업체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다가 대만 업체들마저 메 모리 분야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자 경쟁력이 없는 회사는 스스로 몰락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이 메모리 분야에서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메모리 공급업체가 줄어드는 시점, 즉 경쟁력이 없어 문을 닫아 업체가 줄어들 때 투자를 하 면서 많은 이익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는 메모리보다는 비메모리 분야의 시장이 더 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 3 사는 90% 이상 메모리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어 시급한 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삼성의 경우 비메모리 분야의 규모가 1조원 가량 되는데 우리 사정에서 본다면 엄청나게 큰 규모입니다. 아직 우리나라 반도체 시장의 메모리와 비메모리 비율이 87:13 정 도로 앞으로는 이런 구조를 고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삼성에서는 메모리 분야의 우위를 지키면서 비메모리 분야의 시스템 을 강화해서 초일류 반도체 회사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에서 전 세계 1, 2, 3등 안에 들어가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5위권은 별 이익을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초일류 회사로 거듭나야 된다는 말입니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D램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삼성이 1984년 64KD램으로 사업을 시작할 때 다른 외국의 업체들보 다 4년 가량 뒤처진 때였는데 16메가 D램에서 경쟁사들을 따라잡았습니다. 그리고 1기가에서는 외국업체들보다 1년 정도 빠른 진척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반도체 분야는 다른 제조품과는 달리 가격경쟁력만 갖고는 승부를 벌일 수 없습니다. 가격 이외에 도 정확한 품질과 다른 제품보다 우월한 핵심기술을 갖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는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대량생산을 잘 한다고 하지만 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런 것만 갖고는 경쟁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생산에서 다른 사 람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최근 시장에서 16메가 D램이 4, 5달러 가량 하는데 삼성제품은 다른 제품보다 1달러 가량을 더 받고 팔립니다. 바로 삼성 제품이 다른 제품과는 다른 기술적인 우위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삼성에 와서 16메가 D램을 개발할 때의 일입니다. 16메가 D램의 경우 작은 구멍이 1,600만 개입니다. 이 작은 구멍들 속에 알루미늄을 녹여 넣어 배선을 연결해주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던 중 과학원의 한 박사 가 저를 찾아오더니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고 하였습니다. 공기 중의 알루미늄을 녹이기 위해서는 엄청난 열이 필요합니다. 공기 중에서는 몇천 도 이상으로 올라가야 알루미늄이 산화되면서 알루미나라는 딱딱한 재료가 됩니다. 이 알루미늄을 구멍 속 에 넣어야 하는데 힘든 일이죠. 그런데 이 연구원이 진공 속에서 알루미늄을 정착시켜 놓고 가열을 했더니 표피층이 없는 상태에서 약 500도 정도 에서 녹으면서 표면적이 줄어드는 거였습니다. 결국 이 기술을 응용해 진공 속에서 알루미늄을 녹여 표면적을 줄인 상태에서 구멍에 넣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기술은 삼성에서 유일하게 개발해 아직도 쓰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1990년에 발견되어 19 95년도에 엄청난 이익을 올렸는데 결국 이런 기술력을 갖고 메모리 분야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쨌든 이 기술을 개발해서 미국 IBM을 찾아갔습니다. 1990년 당시는 반도체 사이클이 좋지 않을 때였고 또 삼성 이 공급하는 256K가 불량도 많아 이미지가 좋지 않을 때입니다. 저희가 16메가 D램을 가지고 IBM사를 찾아갔는데 저희를 거들 떠도 안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작동을 시켜보자고 사정을 해서 완전 작동하는 것을 보여줬더니 태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IBM사의 다른 중역들은 완전 작동되는 16메가 D램을 보고 일본의 히타치, 도시바 등의 회사에서 생산한 것으로 알았다고 하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습니다. 결국 완벽한 16메가 D램으로 미국시장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IBM의 경우 1메가 D램을 다른 회사 제품을 구입하고 있었는데 이후부터는 저희 삼성의 1메가 D램을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환대를 받아서 얼떨떨했는데 알고보니 전 세계에서 저희가 최초로 16메가 D램을 개발한 것이었습니다. 저희 는 개발에만 열심히 하다 보니 다른 회사의 동향을 몰랐는데 저희가 고객 손에 최초로 16메가 D램을 갖다준 것입니다. 그때가 1990년 7월인데 Electronic Buyers News에서 삼성이 16메가 D램으로 쿠데타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이제 한 국이 일본을 따라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내 일간지들도 '세계 반도체 시장 쿠데타' 등의 제목으로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 습니다. 그 후로 1993년까지 전세계 16메가 D램의 시장 80%를 점유하는 등 엄청난 성장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던 중 전세계의 반도체 업체들이 모인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저희는 완전 작동하는 64메가 세컨드를 가지고 참가했고 그때 코냑이라는 회사가 45메가 세컨드 제품을 가지고 왔는데 속도가 저희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것이 었습니다. 저희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완전 작동을 하더라도 속도가 느리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기 술개발을 시작해 재설계에 들어가 더 빠른 속도를 가진 제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우리의 반도체 기술이 성장하자 1993년 일본의 반도체 전문잡지에 한국특집이 실릴 정도였습니다. '한 국 D램의 위협'이라는 제목으로 삼성과 현대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D램이 일본경제의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 예측은 맞아 떨어져 지금 우리나라 3사가 만드는 것이 일본 전체가 만드는 것보다 많습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당시 일본의 버블경제 역할이 컸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일본은 투자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저희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면서 시장을 잠식해 갔던 겁니다. 특히 프로세서 기술을 더이상 일본의 모방이 아니라 저희가 독창적으로 생산하면서 그들을 따돌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1985년에 IBM사를 그만두고 삼성의 산타클라라 실리콘밸리에 있다가 1987년 9월초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그때 '반도체 기술은 다 모방이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당시 이병철 회장이 폐암 말기로 거동이 불편할 때인데 회장님이 그 신문을 보더니 수행비서에게 남쪽으로 가자고 하더랍니다. 그리곤 평소 자주 들르시던 자연농원, 삼성전자, 기술원을 다 지나 쳐 저희 반도체 공장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곤 한 10여 분간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다가 갑자기 "봤제" 하시는 겁니다. 그날 아침 조간신문에 한국 반도체가 일본을 모방하는 데 그친다는 기사를 보시곤 부리나케 반도체 공장을 찾으셨 던 겁니다. 회장님 생각에는 평생의 사업으로 반도체에 애정을 쏟았는데 그런 기사가 나자 일하는 연구원들이 잘못된 건지, 신 문기사를 쓴 기자가 잘못 쓴 건지, 아니면 회장님이 잘못 알고 계신 건지 확인하고 싶었던 겁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앞으로 반도체를 잘 해서 절대로 남의 것을 모방했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 그런 다짐이 없었다면 제 가 연구여건이 훨씬 좋은 회사를 그만둘 일도 없었겠지요. 어쨌든 그 후부터는 각종 학회에도 많이 참석하고 기술개발도 열심히 해서 이제는 일본의 기술을 모방했다는 이야 기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256메가도 삼성전자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겁니다. 한민족이 세계를 제패했다는 의미로 태극기 를 통해 광고를 만들었는데 그 태극기가 일제시대 때 쓰던 태극기입니다. 상당히 의미있는 광고입니다. 그 뒤 한국과 일본의 반도체 전쟁이 일어나고 한국이 1994, 1995년 호황을 누리면서 대대적인 설비투자로 주도권을 탈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 게 됐습니다. 1995년 10월에는 삼성전자가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만 3조 원을 벌었습니다. 전 년 대비 160% 성장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6년초에는 반도체 시장에 불황이 예견되었습니다. 저희가 몇 년을 호황을 누리다 보니까 실리콘 사이클 이 있다는 것을 간과했던 겁니다. 특히 1월 1일부터 TI하고 특허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희가 TI에게 연간 2 천억씩 특허료를 지불하곤 했는데 특허전쟁을 통해서 약 3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도 특허를 많이 만들 어서 우리가 먼저 제소를 하고 그쪽은 1월 2일 제소를 하게 됐습니다. 어쨌든 이런 일이 계속되면서 비메모리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모 일간지에 '반도체의 꿈은 끝나지 않 았다. 비메모리 분야 세계 10위권에 5년 이내에 진입하겠다'는 기사가 실렸는데 실제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비메모리분야 에서 22위를 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 차원에서 8조 원을 투자하여 세계시장을 석권해 보겠다는 기사가《비즈니스 위크》에 실리 면서 해외 신용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가 1985년 IBM사를 그만두면서 당시 친했던 한국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임에서 제가 한 국에 가려는 이유와 앞으로 반도체 동향 등에 대해 설명하던 중 어느 분이 반도체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 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이유가 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제가 IBM에서 4메가 D램을 개발하는 데 기여 를 했는데 고국의 삼성전자로 들어가 4메가 D램을 만드는 데 기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덧붙인 말이 4메가 D램은 원자폭탄의 위력을 지닌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돈을 버는 폭발력이 원자폭탄에 비유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에 원자탄을 개발해서 조국의 선진화에 일조를 하겠다고 했었는데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반도체의 시장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비메모리 분야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올해 이미 1조 원을 돌 파했고 앞으로 5년 이내에 5조 원 정도로 세계 10위권 이내로 들어가 반도체로 전 세계를 석권할 날이 분명히 올 것입니다. 감 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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