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21세기의 한국스포츠

안녕하십니까? 저는 학자가 아니라서 좋은 강연은 못하고 스포츠를 통해서 우리가 21세기에 어떻게 나아갈 것인 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스포츠는 힘 좀 쓰고 애들 잘 때리고 공부는 안하던 사람들이 하던 그런 것이 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한두 시간 있는 체육시간도 제대로 운영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경제발전을 통해서 의식주의 해결이 가능해지자 사람들의 여가시간이 전부 레크리에이션과 문화, 스포츠로 많이 할애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포츠가 많이 발전을 해서 인류생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대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올림픽 운동은 평화시에 인류 최대의 종합제전으로 학술, 정 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굉장한 성과를 가져와 국가를 홍보하고 도약시켜 21세기의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발전을 해왔습니다. 우리나라도 1988년 전세계 2백여 국 중에서 16번째로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동방의 작은 나라를 전세계에 알리고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지만 스포츠를 통해서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고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데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분은 흑백인종의 첨예한 대립을 막아 내고 경제발전을 꾸준히 이루고 있는 위대한 분입니다. 흑백인종간의 정치대립을 해소하고 경제발전을 통해 사회가 안정되자 만델라 대통령이 추진하는 것이 스포츠, 바로 올림픽 개최입니다. 그만큼 스포츠는 한 국가의 도약을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올림픽에 나가서 세계 7, 8위를 차지하곤 하지만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올림픽을 치를 생각은 꿈에도 없었고 아시안게임 정도, 그리고 금메달보다는 북한과 일본을 상대로 그들을 이기는 게 최우선 인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은메달은 아주 우습게 아는 풍토마저 생기게 되었지만 세계 2백여 국 가운데 육상, 수영의 금 메달 1백 개를 뺀 나머지로 7, 8위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스포츠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는 것입니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일본을 이길까 고민했었는데 지금은 남녀 농구는 물론 남녀 배구, 하키, 핸드 볼, 탁구, 배드민턴, 양궁, 복싱, 레슬링 등 일본에 지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 그들이 종주국이라고 하는 유도마저 우리나라 사람이 국제유도연맹 회장을 맡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일본과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 최강 미국, 독일, 러시아, 중국과의 경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스포츠계에서 발전을 한 계기가 88올림픽부터라고 할 때 단순히 스포츠만 발전한 것이 아닙니다. 당시만 해도 우리 의 외교관계가 40여개국에 불과했는데 그 이후 서울에 120개국의 상주공관이 들어섰고 그에따른 경제외적인 많은 도움으로 OECD에 가입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올림픽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이것은 올림픽이라는 종 합제전을 통해서 젊은이들을 교육적으로 하나로 묶어서 세계평화의 터전을 쌓는 데 기여를 하고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라는 올림픽 정신이 스포츠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인 메시지로 사회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영화배우만이 문화수단을 전달하는 스타로서 경제적인 부유함을 많이 쌓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스포츠 스타들도 굉장한 수입을 올리고 영화배우 못지않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이렇듯 문화전달 수단이 영화만이 아니라 각종 멀 티미디어의 등장으로 다양하게 되면서 스포츠의 역할이 더욱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포츠가 인류생활에 굉장한 영향을 주다 보니까 교육에도 스포츠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사마란치 IOC 위원장이 88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우리나라를 25회 이상 다녀갔는데 사마란치가 우리나라의 위대함은 바로 교육 이라고 했습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가난한 나라가 짧은 시기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교육의 힘이라고 했습니다. 물 론 여기서 말하는 교육이란 사전을 외우는 그런 교육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21세기를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는 것을 말 한다는 것은 여러분들도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여러분들이 비전을 가지고 세계를 내다보면서 실력을 키우는 것이 21세기의 우리나라 를 이끌고 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요즘은 단기적인 한탕 쇼가 너무 많은데 그런 한탕 쇼로는 거품 속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실력, 특히 스포츠는 세계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만이 필요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노 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계실 것입니다. 쿠베르탱은 프랑스의 교육자이자 철학자였습니다. 애국자였던 쿠베르탱 백작은 독일과의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하자 왜 독일은 강하고 프랑스는 약한가 고민하 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니까 독일인은 모두 심신단련을 하고 있었는데 프랑스에는 변변한 레크리에이션도 없고 스포츠도 없고 그저 우중충한 교실에서 공부만 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직접 독일을 찾아갔더니 독일은 학교 단위로 스포츠를 하고 있고 미국은 개인 단위로 스포츠를 즐기고 영국은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교과과정에 체육과정을 넣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일상적인 스포츠가 결국 강국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올림픽을 창설하면서 이런 정 신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즉 페어플레이, 팀워크, 인종, 종교, 성 차별이 없이 최선을 다해 이기는 정신이 곧 교육의 정신이 요, 국가발전의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창설된 올림픽이기에 적대적인 경쟁관계에 있는 국가들도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896년 아테네에서 처음 올림픽을 개최할 때는 13개국 280여 명 정도만 참가했었는데 당시 여자들은 경기에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1912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올림픽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됩니다. 당시 스웨덴의 국왕이 올림픽은 스포츠만이 아 니라 예술, 문화, 정보의 종합제전이라는 생각을 갖게 됨으로써 노예, 평민, 부자, 흑인, 백인 할 것 없이 전 세계인의 우호 를 다지는 올림픽으로서의 개념을 획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처음으로 IOC 위원회가 생기게 됩니다. IOC는 그때 영토도 없고 군대도 없고 오 직 올림픽 헌장인 '더 높이 더 빨리 더 힘차게' 라는 메시지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당시는 동·하계 올림픽이 한나라에서 개최됐었는데 당시 동계 올림픽이 열릴 때 IOC 위원장이 밖에 나가 보니까 유태인과 개는 출입금지라는 말뚝이 붙어 있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위원장이 놀라서 항의를 했더니 주최측에서 남의 나라에 와서 왜 이래라 저래라 하냐고 대들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위원장은 "올림픽은 한 나라의 행사가 아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성지와 같고 그리고 기간동안은 독일의 영토가 아니다"고 했답니다. 그렇게 IOC가 생겨나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편 1940년 일본이 올림픽을 개최하려다가 세계 2차 대전으로 취소하게 되고 1948년에는 세계대전을 겪은 뒤 올 림픽을 개최할 만한 나라가 없었는데 영국 런던에서 자진해서 올림픽을 치르게 됩니다. 이때가 대한민국이 태극기를 달고 나간 최초의 올림픽입니다. 물론 1932년도에 김홍배, 권태하 씨 같은 마라톤 선수와 농구 선수가 있긴 했지만 태극기를 달고 나간 것은 런던 올림픽이 최초입니다. 그때 지금(1997년) 체육회 부회장으로 계시는 김성집 씨가 역도에서 동메달, 한수완 씨가 복 싱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또 1956년에는 헝가리 사태 때문에 멜버른 올림픽에서 최초로 6개국 보이콧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1964년 동경 올 림픽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세계인에게 다시 알린 올림픽이었습니다. 당시 세계인들은 일본인은 전쟁을 좋아하고 '푸세식' 화장 실을 쓰는 야만적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동경은 그때 단결과 자부심으로 30억 달러를 투자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변화를 시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예의, 친절, 청결을 목표로 문화 올림픽을 개최해 전 세계인에게 일본인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전후 망가진 일본열도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던 겁니다. 1972년 독일 올림픽은 처음으로 테러 공격에 의해 36시간 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불상사가 있었던 해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관리 측면에서는 굉장히 성대하고 훌륭한 올림픽을 치렀지만 아랍의 테러로 오점을 남긴 올림픽이었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최초로 금메달을 딴 올림픽입니다. 30년 만에 최초로 따낸 금메달, 우리에 게는 대단히 감회가 깊은 올림픽이지만 당시 흑인국 36개국이 보이콧을 하는 등 어수선한 대회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 모스 크바 올림픽 때는 미국이 아프간 사태를 빌미로 보이콧 주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모스크바 올림픽은 80개국 5천 명이 참가한 국가주도의 올림픽으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이렇게 올림픽은 상황에 따라 시민주도, 기업주도, 정부주도 등으로 행해졌습 니다. 한편 1984년 LA 올림픽은 결과적으로 시설투자를 하나도 하지 않고 개최해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올림픽으로 기록되 고 있습니다. 당시 2억 2천 5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린 엄청난 올림픽이었죠. 그리고 우리가 개최한 88 서울 올림픽입니다. 당시 올림픽 개최권을 바덴바덴에서 따왔는데 당시 우리와 개최지를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곳은 일본의 나고야입니다. 당시만 해도 나고야는 당연히 우리보다 월등하게 개최권을 딸 수 있다 는 자신감을 가져서 안일하게 대처한 반면 우리는 열세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열심히 싸워 개최권을 따낼 수 있었던 겁니다. 서울 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고 정치, 문화, 예술, 방송 등 사회 다방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 선진국 대열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었고 동서화합에도 이바지했으며 동구권의 몰락이라는 역사적 한 획을 긋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올림픽을 치르면서 우리 국민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는데 당시 사마란치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보고 "너희 국가는 대단한 나라"라고 극찬을 했습니다. 교육을 바탕으로 모든 포텐샤를 보니 까 앞으로 몇년 안에 세계를 주름잡을 나라가 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런 길을 걷다가 지금은 다소 휘청거리지만 그만큼 올림픽을 통해서 국민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서울 올림픽을 마치고 제가 특사로 여러 나라를 방문했는데 그때 주로 통일 이야기를 많이 하고 다녔습니다. 그때 폴란드에서 독재자 자르지에스키를 만나 한참동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그 사람이 충고를 한 가지 하겠다는 겁니다. 그 사 람 말이 자신이 보기에는 독일도 그렇고 자신들도 그렇고 실제보다 통일이 빨리 왔다는 겁니다. 즉 남북의 통일도 우리의 예측 보다 빨리 올 수 있다며 난민, 사회구조, 경제, 사회전반 등 통일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를 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전쟁을 해 본 적이 없는 동서독과는 달리 우리는 3년 동안 총부리를 겨누고 전쟁을 한 사이인데 쉽게 통일이 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는 않을 것이라는 충고를 했습니다. 서울 올림픽 때도 남북문제가 논란이 되어 탁구외교도 하고 했지만 동시분산개최가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많았지만 어쨌든 올림픽을 통해서 통일의 현실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고 스 포츠가 그런 장벽을 허물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세계는 하나가 되고 점점 다변화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스포츠의 위력이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19 94년 월드컵 축구대회 이야기를 해볼까요? 당시 미국은 월드컵을 개최하고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풋볼 경기장이 있어서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도 350억 원을 벌었습니다. 우리도 2002년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개최하지만 이런 스포츠 행사들이 단 한번의 이벤트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단순한 수치로만 본다면 미국처럼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경기장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투자하 는 자금이 매우 많습니다. 그리고 16개국 320명이 와서 하는 축구경기에서 입장권을 팔아봤자 큰돈이 되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계기로 경제적인 국위를 선양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원만히 하며 대외적으로 한국인의 우수성을 알린 다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경제적 이익을 챙길 수도 있습니다. 또 2002년 월드컵만 우리 앞에 있는 게 아니라 동계 아시아드 대회, 세계 육상대회, 펜싱대회 등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가면 인구 250만의 도시에 4백미터 트랙과 잔디구장이 약 50개 가량 있습니다. 또 캐나다의 퀘벡에 가보면 인구 50만의 도시에 실내, 실외 빙상장이 50여 개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투자가 국가경제에 일 조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물론 돈 안 들이고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회체육이라고 하는 것들인데 이런 것들을 위해 서는 국가 차원에서 기본적인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당장은 돈이 들지 몰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사회체육을 통해 전 국민의 스포츠마인드를 키워야 합니다. 예전의 스포츠는 일단 이기는 것이 최종의 목표였지만 이제는 승패를 떠나 합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차분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물론 경기를 한다면 이겨야겠지만 스포츠를 통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21세기는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사회 곳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보는 안목을 키워야겠지만 스포츠가 경기의 승패만을 좌우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미래를 준비하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