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bar  bar bar

국민대학교 교육학과

민족애와 인간미를 겸비한 최고실력의 교육전문가 양성

THE DEPARTMENT OF EDUCATION

Home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목요특강공지

  강연제목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
  21 회
  초청연사 이연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연일시 1995년 05월 25일
  강연장소 본부관 학술회의장
  조회수 24494 회
 

오늘 제가 제목으로 내세운 게〈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이라는 것인데, 저는 변화를 느끼면서도 실생활에서 그것을 잘 적용하지 못하고 사는 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기르는 어머니 입장에서 볼 때, 학교교 육이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키우는 데만 급급하지 그 아이들이 자기가 살아온 사회가 아니라 다음의 변화된 사회에서 산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생각 과 아이들이 가지는 생각에 마찰이 생기고, 교육을 받아서 사회에 나가면 갈등을 느끼고 그러는 것이 현상황입니다. 강의의 주제를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또 그 변화 속에서 잘 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그런 얘기를 중점적으로 최근에 나온 책들, 최근에 논의되는 얘기들을 정리해서 한 열 가지 정도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일 큰 변화 중 하나가 가치관에 관한 것으로 물질에 관한 의미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이른바 산업화사회까지 대량생산, 대량소비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이었습니다. 물질은 곧 재산이었죠. 재산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사람들에게 우러러보일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었습 니다. 그것이 후기산업시대로 가면서 제3의 물결이라 해서 정보화사회로 변하는데, 물질은 이제 도구가 되었습니다.

도구란 내가 살아가는 데 나를 도와주고 내가 쓰기에 편해야 됩니다. 그 래서 모든 물질의 의미가 도구가 되면서 자기를 도와주지 않는, 쓰지 않는 물건에 대해 별명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즉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3년 이상 쓰지 않고 그냥 놓아두고 있는 것을 쓰레기라고 부릅니다. 아무리 잘 사는 집에서 살아도 그런 물건이 많은 집에서 살면 쓰레깃더미에서 사는 것이죠. 요즘 돈도 있고 앞서가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의 집은 이사가는 집 같아요. 따라서 물건도 별로 없고, 가구도 별로 없고, 크지 않은 공간을 크 게 쓸 수 있고, 그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더 잘 살고 있는 것이죠.

더군다나 물건의 도구개념에 맞물려서 환경을 망가뜨리는 물건은 적대 시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여성들이 밍크, 여우털 등 희귀동물의 모피나 악 어백 등 사치품을 선호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것들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 는 소비자운동이 있습니다. 이 소비자운동은 지금까지는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하는 것이었지만, 요즘에는 비싸고 좋지 않아도 삭아서 없어지는 것, 그래서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물질에 대한 생각이 과거와는 전혀 달라져서 물질의 가치가 재산에서 도 구로 변함에 따라, 희귀하고 남에게 뽐내기 위한 것보다는 환경을 망치지 않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물건이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물질의 형태도 달라졌습니다. 산업사회 초기 모든 물건은 크고 두껍고 단 순하였습니다. 정보화사회에 오면서 그것들은 급속도로 작아지고 얇아지고 섬세한 기능을 가지게 됩니다. 과거에는 물건을 사서 쟁여두고, 그 쟁여두 는 것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세상이었지만, 앞으로는 가지고 있는 것만큼 손해를 보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물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변화하는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소비면에서 얼마나 무감각한가 하면 일본과 비교하면 금방 나타납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수입이 네다섯 배 높습니다. 그런 일본사람들이 자기 집이 25평이면 호화맨션이라는 경제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도 25평이 넘으면 호화맨션이라고 해서 그 주인에게서 세금도 더 받고 수도료, 가스료도 더 받습니다. 일본은 주거공간이 작으니 가구도 작고 물건수도 줄이고 축적도 안 하는데, 우리는 커다란 공간에 많 은 물건을 들여다놓고 공간이 모자라면 늘려갑니다. 이것은 물건의 가치변 화를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옵니다.

사놓은 물건들은 어떻게 하느냐? 일단 도구로서 쓸 만한 물건이 아니면 집 밖으로 내놓아라 이겁니다. 집 밖으로 내놓으면 우리는 쓰지 않지만, 그 것들을 긴요하게 쓸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내가 계속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사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많으면 공장에서는 물건을 많이 만들게 되고, 에너지와 물을 많이 씁니다. 에너지는 공기를 오염시키고 환 경을 망가뜨립니다. 또 집안에 물건들이 많을수록 냉난방비가 더 들어가고 전기료도 더 나갑니다. 그래서 집안의 집기가 적을수록 냉난방비가 덜 든 다고 할 때 우리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물건에 대한 생각은 바뀌어야 합 니다.

두번째로 앞으로 급격하게 변화가 오는 것 중 하나가 지금까지의 집중화 가 분산화된다는 겁니다. 그것은 컴퓨터의 생활화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 전에는 무엇을 하든지 사람들이 모여서 해야 하고, 그것도 여러 사람이 모여야 하니까 집기, 자동차, 전화 등이 많이 있어야 했습니다. 앞으로는 그 러한 것이 분산되어 개별적으로 가는 경향이 생깁니다. 대단한 사람이 대 단한 학교를 나와서 대단한 곳에서 일하는 것만이 성공이라는 생각에 변화 가 생깁니다. 왜냐하면 국제무역에 있어 큰 회사에 들어가서는 국제경쟁이 안 됩니다. 자기가 자기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서도 데이터베이스 를 이용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이익금은 자기 온라인으 로 입금되죠. 신문사가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인쇄 발송 등을 제외하고 그런 식으로 일을 하면 나머지는 회사 근처에 오지도 않고 해결할 수가 있 습니다. 이는 컴퓨터가 일상화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지금까지의 경향이 중심으로, 도시로 사람이 모이는 것이었는데, 우리 나라에서도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서울의 대재 벌의 지사로 있던 그러한 회사들이 독립법인 현지 회사로서 탈바꿈을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지역이 지방자치로 가면, 그 자치는 그 지역으로 들어오 는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 지역의 토목공사의 경우 서울에 본사가 있는 지사에 주기보다는 그 지역에서 세금을 내고 있는 연고회사에 기회가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그 지방에서 독립을 해서 독립법인 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방에 가면 공무원 중에 서울사 람은 별로 없고 지역내 사람들을 선호해서 씁니다. 광역화의 느낌은 없어 질지 모르지만, 분명히 분산화하고 지역화하는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 까지의 집중화시대에서 분산화시대로 가고 있는 거죠.

세번째로 예술과 스포츠가 생활화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술이나 체육에 소질이 있는 사람도 부모가 말렸습니다. 예술이 날이 갈수록 더 확 실하게 자기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인 데 비해서 출세한다고 하는 다른 것 들은 오히려 구태의연해졌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일은 기계가 하게 될 것 입니다. 로봇으로 대치되고, 가정에선 식기세척기, 세탁기 이런 것들이 있 어서 일을 안 해도 되게끔 됩니다. 기계를 명령하는 일만을 사람이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사람들의 얘기는 지구에 종말이 올 때가 됐다고 하면서 비관론을 펴는데, 미래학자들은 2000년대에 대해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과학이 더 발 달하면서 사람이 하기에 고달프고 힘든 일은 기계에 맡기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람답게 사는 그러한 시대로 갈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 만의 표현수단인 예술이라든지 또는 스포츠는 더욱 활성화될 것입니다.

네번째로는, 지금 어떤 세상으로 가고 있는가 하면 여성이 이 사회의 중 심으로 서는 세상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history라 해서 역사는 남성들이 해온 일을 기록한 것이라 얘기합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의 역사가 남성의 story―his story―를 중심으로 한, 남성위주의 힘과 모험 의 역사라면,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history가 만들어온 잘못된 것을 고쳐가 는 그런 세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그냥 무작정 개발하고 종속시키고 사 람을 귀찮게 만드는 것을 없애버리고, 이런 식으로 해오다 보니깐 농약에 도 중독되고 자원이 없어지고 자연이 파괴되어서 사람이 살지 못하는 시대 가 되고 있습니다.

요즘 신문을 보면 오존층 파괴가 굉장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 른바 브라질 남쪽 창공에 구멍이 생겼는데, 지상의 프레온가스라는 것이 원체 안정된 구조의 물질이어서 파괴되지 않고 성층권에 올라가서는 오존 층을 파괴해버리는 것이지요. 그래서 브라질쪽에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이 북상을 하고 있는데, 얼마전 미국 하늘에도 오존층이 3분의 1 가량 파괴된 현상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벌써 2∼3년 전부터 미국 남부에서는 어린아이들까지 UV자외선 피하는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고, 긴 소매옷을 입고, 섬유도 UV섬유, 화장 품도 UV화장품인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존층은 자외선을 차단 하는 역할을 하는데, 자외선 중 짧은 자외선이 사람의 몸에 암을 일으키고 백내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결국은 우리가 지상에서 쓰는 것들이 자외선을 통과시키게 해서 사람들 이 병이 나는 지경에까지 온 것입니다. 당장 프레온가스의 제조를 중단해 야 합니다. 결국 지금까지 우리가 개발하고 사용해 온 것들이 자연을 망가 뜨리고 사람들을 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것을 고치는 특성, 아 픈 사람을 간병하고 관계를 중요시하고 현상유지를 중요시하는 그런 특성 을 지닌 여성이 가미가 되는 방향으로 세상이 나아가고 있고, 또 그렇게 나 아가야 합니다. 앞으로 중요한 문제에 여성이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 문에 지금 젊은 여성들도 앞으로 남편의 아내로서 쉽게 살 수 있는 인생이 라고 생각하지 말고, 나도 장차 사회를 끌고가는 주역이라 생각하십시오. 또 과거에는 힘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많아서 남성이 반드시 필요하였으 나, 이제는 힘보다 머리를 쓰는 컴퓨터를 움직이는 시대여서 남성과 여성 이 다른 것이 없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다섯번째로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젊은 사 람이 많고 나이 많은 사람 수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보장제도니 연금 제도니 하는 것이 피라미드형 사회에서 가능했습니다. 피라미드식으로 나 이 많은 사람 숫자는 적고 젊은 사람의 숫자가 많은 사회 말입니다. 사람들 의 수명이 자꾸 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평균수명이 80∼90인데, 자기 혼자서 사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누구에게 기대겠습니까?

앞으로는 평균수명이 더 늘어나 200살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이 있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120∼130살은 가능할지 모릅니다.

자,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해봅시다. 80된 자손에게 기대겠습니까? 80대 에 자기 말고 부양할 능력이 있겠습니까? 없을 것입니다. 그럼 60대에 기 댈 것인데, 60대는 신체적으로 자기가 할 일에서 은퇴를 할 나이인데 무슨 수입으로 자기 말고 네 사람을 부양하겠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럼 누가 책임지나? 40대 자손으로 갑니까? 40대가 자기가 돈벌어서 아 내와 자식을 부양하며 6명을 부양할 수 있는가? 불가능합니다. 그럼 앞으 로 고령화시대에서 그나마 자기 체면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는 길은 무엇 인가? 죽을 때까지 자기가 자기를 책임지는 설계를 해가면서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자기가 열심히 벌어서 자식을 가르치고 자식에게 의 지하고, 그 자식은 부모와 자기 자식을 부양하고 하는 이런 사이클은 끝났 습니다. 이제는 자기의 마지막까지 자기가 책임지는 사회로 갑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체면도 유지하고 여봐란듯이 살고도 싶어하고, 또 그런 것들에서 행복을 느낄 수도 있는데, 행복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남에게 줄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돈이어도 좋고, 재산이어도 좋고, 특 기나 지식이어도 좋습니다. 뭔가 남이 나에게 기댈 수 있을 때 행복합니다. 그런데 나이 들면 아무것도 줄 게 없고 오히려 얻어 가져야 할 판인데, 얻 을 곳도 없다면 굉장히 불행한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100살까지 산다고 예정해 놓고 그걸 준비해 가는 게 지금 부터 필요합니다. 남자들이 혼자 하려면 어렵습니다. 정년까지는 남자가 번 걸로 쓰고, 정년 후에는 여자가 번 것을 저축해 놓은 것으로 사는 것도 방 법이겠습니다. 둘이 벌어서 둘이 다 써버리는 그런 형태를 가지면 안 될 것 입니다. 하여튼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가 참 많 습니다.

여섯번째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세상이 굉장한 변화를 겪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큰 변화는 지구상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대서양시대에서는 런던, 뉴욕, 파리가 중심이었습니다. 문화의 중심은 파리, 돈의 중심은 런던, 무역의 중심은 뉴욕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결정되어 선행된 것들이 세계로 퍼져서 후진국들은 맨 마지막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세계중심이 변해서 대서양시대에서 태평양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요즘 태평양 주변국가 얘기도 많이 나오고 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주 요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중심은 L.A., 동경, 시드니로 가고 있습니다. L.A.가 뜻하는 바는 미국의 중심이 동부에서 서부 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는 하나의 주이지만 세계적 부로 1급 자리를 차지할 만큼 여유가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도 캘리포니아에 있고, 세 계적 뱅킹 시스템만 해도 134개가 모여 있습니다. 첨단과학, 첨단산업이 모 여 있는 장래성 있는 지역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요즘 엔고가 문제가 되고, 우리의 무역이 엔고에 의해서 발전되는 종목 도 있고 후퇴하는 종목이 있다는 것을 매일 들을 것입니다. 왜 일본의 통화 가 중요해지는가? 일본의 재력과 영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입니다. 예전 에 런던이 하던 역할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또 시드니가 부상하고 있습 니다. 왜 그런가? 과거에는 멀리 떨어져 있는, 버린 나라 취급을 받는 그런 나라였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인간이 편하게 쓸 수 있는 물건들의 원료들 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호주라는 겁니다. 그런데다가 교통통신이 발달 하면서 호주가 가까운 나라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앞으로의 시대에 세계의 중심은 L.A., 동경, 시드니입니다. 그럼 한국은 어디 있느냐? 한국은 동경과 같은 위상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 사람은 한국 속에서 사는 것만으로도 쩔쩔 맸는데, 이제 젊은 사람들은 한 국인 이전에 세계중심의 리더로 떠오르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세계 시민이지 한국사람이라는 것만 가지고는 살기 힘듭니다. 그럼 여러 가지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다른 나랏말을 많이 배 워야 합니다. 우리가 언어를 모르면 무역을 할 수도, 거래도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일곱번째는 국제화가 이루어지는 시대로의 변화입니다. 국가간의 울타리 는 허물어지고 무역의 장벽도 나라와 나라 사이에 찾아볼 수 없는, 온 세계 가 한나라처럼 열리는 사회를 내다보게 되는 것입니다. 국제경쟁이 치열해 지면 나라단위의 경쟁에서 블록화하는 현상도 생깁니다. 아세안이나 유럽 연합 또는 미주의 NAFTA 등이 이웃끼리 힘을 보강해서 지역경쟁적으로 맞서려는 경향이 새롭게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서 우리나라 이웃 을 둘러보면 중국, 소련, 북한, 일본 등이 아직은 협력해서 다른 지역과 경 쟁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단계여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 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국제이해, 교류협력 등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WTO체제는 우리나라 시장을 여는 것만 아니라 다른 나라 시장이 우리 를 향해 활짝 열린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세계적인 추 세가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향하고 건강식을 선호하는 한 면만 보더라도 대 규모보다는 소규모의 특성을 살린 제품이 팔릴 수 있고, 우리나라 전래의 건강식단 중에서 비빔밥, 삼계탕, 곰탕, 설렁탕 등 일품 즉석요리화가 가능 한 품목을 집중개발하여 유통창구를 다원화하면 우리의 시장전망이 무궁무 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제화, 세계화는 앞으로 우리의 경제여건 과 경쟁상황을 더 발전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기회로 포착될 수도 있는 것 입니다.

여덟번째로, 복지의 민영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정부의 정부재정 적자가 연금 지급 때문에 더 부담스러워진다고 합니다. 현재와 같이 60∼ 65세에 정년이 되어 연금을 받다 보면 수명이 빠르게 늘어나는 현실에서 연금수령자와 수령기간이 늘어나는데, 젊은 인구는 줄고 불입금액은 늘어 나도 길게 보면 적자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도 됩니다. 정부가 모 든 복지예산을 부담하기 위해서 국민의 세금부담은 끝없이 규모가 커져야 하는 여건에서 새로 도입되는 개념은 복지의 민영화, 다시 바꿔 말하면 상 업화가 될 것입니다.

국가는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계층을 돕는 수준에 머물고, 대부분의 국 민은 보험, 저축, 투자 등의 수단을 통해서 다양한 보장책을 개인의 선택으 로 장만하는 사회로 바뀌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보험 권유하는 직업을 최근에는 평생설계사, 인생설계자, 생활설계전문가 등으로 부르는 것을 보 아도 이제는 각자가 자기의 인생을 놓고 중, 장, 단기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임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아홉번째는 이념, 주의 같은 이상적인 가치가 구체적인 기술로 대치되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시장경제를 도입해서 그 본래의 주의가 바 뀌고, 목숨을 걸고 이념을 추구하던 젊은이들이 구체적인 생활수단을 중시 하고 눈에 보이는 기술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의 전환이 또한 현실 화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열번째로 내세울 것은 생물학 시대로의 변화입니다. 21세기로 향하면서 컴퓨터 못지 않게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개념은 '바이오테크놀로지'라 고 말합니다. 이미 유전자를 이용한 식물세포의 조작이 가능해져서 소고기 만큼 단백질이 포함된 감자를 재배한다든지, 고구마 줄기에 가지가 열리게 한다든지, 마늘을 참외만큼 크게 키운다든지 해서 어쩌면 식량의 부족문제 를 해결할 수도 있을 만한 새로운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에 대한 유전자기술의 조작은 전적으로 피하고 동물에 대한 활 용은 시도해 보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기술을 어느 수준까지 활용할 것인가도 앞으로는 숙제가 될 것입니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기본 을 확고히 한 후에 인류를 위한 기술개발이 되지 않으면, 인공으로 제조하 는 생명을 가진 인간과 진짜 인간의 구별조차도 힘겨워질 날도 예견할 수 있는 시점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환경의 파괴를 막기 위해서도 앞 으로의 생물학시대는 자연을 자연으로 조화시키고, 사람과 생물, 식물과 무 생물까지도 조화롭게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두의 노력 이 필요합니다.

결론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얘기는 제가 예를 든 지금까지의 열 가지 분 야 말고도 우리 사회는 폭넓게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변화를 이해하 고 잘 적응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기 위해서 계속 우리는 공부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연일시 초청연사   강연제목
26 1995-10-5 황동규   자유로움이란?
25 1995-9-28 김시중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한 우리의 자세
24 1995-9-21 정대철   한국인의 의식구조와 민주주의
23 1995-9-14 김수환   어떻게 살 것인가
22 1995-6-1 김홍신   갈등과 행복
21 1995-5-25 이연숙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
20 1995-5-18 윤석화   연극과 인생
19 1995-5-11 홍일식   21세기와 한국전통문화
18 1995-5-4 종 범   한국의 고유문화와 불교문화
17 1995-4-27 임백천   대중문화 -- MC / 리포터론
16 1995-4-6 이 철   내가 보는 세계화와 우리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