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한국경제의 新 패러다임

젊고 패기있는 학생 여러분과 더불어 우리 경제의 오늘과 미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 시간에는 제가 19년간 기업을 경영해 오고 있으며, 또 경제단체 중의 하나 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처한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경제난을 계기로 대기업의 경제력집중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벌의 경 제력집중을 문제시하면서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기업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능한 인력의 대기업집중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여러분처럼 우수한 인재들이 중소기업으로 와야만이 국가경 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IMF 시대가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왔는데 재미있는 것은 IMF 이전의 성공담, 이른바 '정주영론' 등 우리 5대재벌의 성공담들이 IMF 이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고전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최근 의 외환위기로 국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하여야 되고, 기업은 어떤 일을 하여 야 하며, 또 공부하는 학생들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만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는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이른바 재벌기업들이 그동안 우리 국가 경제 에 많은 순기능을 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물론 역기능도 있었지만 우리가 이렇게 세계11위 무역국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된 데에는 대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봅니다. 하지만 외환위기에 처해 IMF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이런 상황하에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 대하여 신중하게 재검토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제는 중소기업 위주로 정책을 펴지 않으면 우리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에 외환위기를 불러온 주요 원인을 언론에서는 여러 각도에서 얘기를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기업 의 경쟁력 부족과 함께 정부의 경쟁력 결여를 꼽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최근 5∼6년 동안 계속하여 경상수 지 적자를 기록해 왔고 기업도 적자를 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공정한 시장경 제 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너무 정부 보호 속에 안주해 오면서 시장경제를 왜곡시켜 왔다고 하겠습니다. 즉 모든 경제를 시장에 맡긴다고 하면서도 기본적인 틀의 제시가 안된 채 자기편의 위주로 하다 보니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효율적 으로 배분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정부나 기업의 지출이 정치적 논리에, 또는 최고 경영자 한 사람의 독단적 결정 에 의존해 옴으로써 파생되는 비효율이 오늘의 위기를 자초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경쟁력 상실의 원인 중 가장 핵심적이라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 정부의 생산성 문제입니다. 생산성 저하의 문제가 이제까지는 기업의 생산성 저하, 기업경영의 비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얘기를 많이 해왔지 만 정부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경제현황을 보면 최근에 벤처기술로 많이 회자되고 있는 두뇌기술, 과학기술로 경쟁 력을 길러온 것이 아니라, 선진국이 개발해낸 자본재 산업을 가지고 이른바 단순복제식 제품생산을 하고, 손끝기술 에 의존하는 생산을 주로 해왔습니다. 이것이 경쟁력을 잃게 된 이유입니다. 쉽게 말해 1달러를 투자하여 1달러를 벌 면 본전인데, 우리의 생산성 측면에서 보면 기업은 1달러를 투자하여 70센트를 벌었고, 농촌은 20센트, 정부는 10센 트만을 벌어온 셈이라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이처럼 생산성이 낮은 정부와 농촌 부분에 과감한 개혁이 있어야 합 니다. 이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부분의 틀을 다시 짜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이를 위해서 노 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과감한 정부개혁과 농촌개혁이 있어야만 경쟁력을 가 질 수 있습니다. 농촌개혁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은데, 이른바 정부 재정부문 중 일반회계를 들 여다보면 정부지출 중에 중소기업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추경예산을 포함 5% 수준에 불과한 반면 농촌은 약 10%에 육 박합니다. 투자우선순위를 오히려 기업, 특히 중소기업 쪽에 두었어야 했는데 이것이 조금 잘못 되지 않았느냐는 것 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정부측에 그나마 효율적인 중소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도 그동안 거품경영을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회사를 여러 개씩 거느리고 또 어떤 대기업 그 룹은 50∼60개씩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요. 더욱이 중요한 것은 한 개의 대기업 그룹이 최첨단 우주항공 산업부문 에서부터 간장, 고추장 등 민속산업에까지 손을 대는 선단식 경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와같은 경제력집중으 로 인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에 공정경쟁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근본적으로는 경쟁력 상실에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경제의 틀을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경쟁입니다. 물론 합리적인 의사결정, 정책결정을 하 는 분위기 조성, 기업경영의 투명성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공정경쟁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공정경쟁 이 되지 않으면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중소기업이 잘 되어야 IMF 시대를 빨리 벗어날 수 있고, 그런 나라 만이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국가를 예로 들면, 대만의 중소기업이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작년(1997년) 11월에 대만의 리덩후이 총통하고 1시간 20분 정도 얘기한 적이 있어요. 이 총통은 대만경제의 비전 을 국민과 전 세계에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은 '중소기업 위주로 하겠다' 이렇게 내놨지만 대만정부는 '하이테 크, 수송, 금융 쪽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다' 이겁니다. 대만의 리 총통에 의하면 한국의 10대 주력 수출품목 중에 대여 섯 품목, 즉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이런 제품은 수입해서 쓰는 것이 오히려 싸다는 겁니다. 즉 지구촌에 공 급과잉이 일어나서 사다 쓰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겁니다. 대만은 하이테크 분야에 집중투자를 하는 등 정부 재정지출에서 중소기업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컴퓨터 주변기기 15개 품목만으로 작년에 수출실적이 2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컴퓨터 산업이 굉장히 부가가치가 높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한 대 팔아서 이익이 얼마나 남 는가는 신문지상에도 얘기가 많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최근 벤처기업의 이익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최근에 한국의 유망한 한 벤처회사에 사외이사로 참여해서 재무제표를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기업수익률이 45∼50% 수준에 육박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벤처기업은 매출이익이 상당히 큽니다. 얼마 전 신문에 미국의 한국 사장이 자기 회사의 기술을 10억 달러에 팔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세금 공제하고 남은 돈이 7천 몇백억 원이 남았다고 하는데 이와같은 기술력만이 앞으로의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선진국이 생산한 기계를 가지고 와서 생산하는 단순한 복제식 제품으로는 생존하기조차 어려워질 것입니다. 최근에는 벤처기업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벤처기업에 대한 논의가 거의 없었습니다. 벤처에 대한 정의가 잘못되어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스탠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자본과 기술과 산학협동의 지원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고 역사도 오래 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동 안에 걸친 노력과 문화 및 하부구조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최근에 벤처기업관 련 협회도 만들고 이른바 수많은 엘리트들이 벤처산업에 뛰어들고 있음은 다행한 일입니다. 이제는 유능한 사람들이 벤 처산업을 일으키도록 하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 중소기업이 하루에도 1백 개, 한 달에 3천에서 많게는 4천 개의 기업이 도산되고 있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에도 1만 명, 요즈음은 3천에서 5천 명 정도의 실업자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실 업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대기업의 고용흡수율은 오히려 감소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대기업은 살아남기 힘들 것 입니다. 특히 선단식 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더욱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유도하면서 5∼6개의 업종으로 전문화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정 부가 내놓고 있는 대기업관련 정책 중에 비서실, 회장실을 없애는 것이라든지, 지주회사 설립요건의 완화를 유보한다든지 하는 정책은 재벌해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집단이 업종전문화로 가야 합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관계도 과거와 같은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전환하여, 전문화된 대기업이 다국적 기업으로 커서 중소기업과 기술을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대기업은 범용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사고 부족한 기 술은 외국에서 들여오면 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기술개발을 게을리 해온 것이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은 대기업이 더 어렵습니다. 최근 전경련을 중심으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정책이 심하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규제라기보다는 지금까지 대기업의 역기능을 이 기회에 정리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중소기업은 몸이 작고 유연하며 기술력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도산되는 중소기업 중에 80∼90%는 처음부터 업종 선택이 잘못된 경우가 많습니다. 도산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이 많았단 말입니다. 도전의식과 창의력을 가지고 있는 유능한 엘리트들이 창업에 앞장서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고시공부를 하기 위해 몇년씩 세월을 허비한다거나 외국에 나가서 제대로 공부도 하지 않고 돈만 쓰는 일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과거 금융개혁위원으로 금융개혁 작업에 직접 참여해 봤는데 너무 이론에 치우친 금융정책을 많이 내놓 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 은행의 돈을 쓰는 수요자 입장에서 제시되는 정책은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대부분이 공급자 중심의 금융문제에만 너무 치중해 왔던 것입니다. 최근 몇달 동안 부도나는 기업들을 보면 우리의 금융시스템이 잘못되어 있기 때문에 부도가 난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저는 종금사로 대표되는 제2금융권이 왜 생겨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부처 이기주의의 소산이라 보는 데, 환란을 초래한 원인 중의 하나도 바로 이 제2금융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쟁력 부족, 금융시스템의 부재, 자원 배분이 잘못되어 왔다는 점들이 근본적 원인이지만 미시적으로 볼 때는 우리 금융시스템의 잘못도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은행은 과거에 재무부가 통제해 왔습니다. 경제기획원이 볼 때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없어서 종 금사를 만들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은행들이 대출을 어디다 해주었습니까? 바로 제2금융권에 해주었습니다. 기업들에게는 잘 해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종금사에 외환업무를 허용하다 보니 돈이 철철 흘러넘치게 됐습니다. 그래서 기업을 찾아다니면 서 대출 세일즈를 했습니다. 어음 하나 끊어주면 돈을 다 주니까 기업들이 종금사의 돈을 많이 썼습니다. 그래서 외환위기가 왔을 때 종금사의 돈을 많이 썼던 기업들이 외환위기 서너 달 이후에 다 부도가 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근의 정부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선 종금사 정리부터 착수해서 금융개혁을 과감하게 하 다가 기업구조조정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또 기업구조조정에 손을 대다 보니 대량실업이 발생하여 실업대책을 강구하는 방 향으로 다시 옮겨갔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에 정책의 비중을 두어야 하느냐를 놓고 혼선을 많이 빚고 있습니다. 금융개혁을 확실히 해야만이 기업의 구조조정과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 부실 종금사들은 정리가 됐지만 아직도 은행의 정리는 제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어느 은행이든 예금을 하면 이자와 원금은 다 준다고 되어 있 지요. 이렇게 한다고 부실금융이 없어집니까? '이자가 높은 부실 금융기관에 돈을 넣어 놓아야 이자를 많이 받게 될 것 아닌 가'하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 원금은 보장하더라도 이자까지 보장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 고 있습니다. 그래야 예금자가 금융기관을 잘못 선택해서 생겨나는 손해는 자신이 책임을 질 것이 아닙니까. 지금의 금융시 스템 하에서는 부실 금융기관은 예금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고금리를 부르게 됩니다. 그것이 이른바 금융 흐름의 블랙홀입 니다. 예금주에게 돈을 모아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빌려주고 그 차익으로 금융기관이 운영되는 것인데 지금은 아주 파행 적인 금융기관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은행은 기업에게 대출을 꺼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정부가 4월말까지 빠른 시일 내로 은행의 자구계획을 내고 BIS 기준 8% 미달 은행은 폐쇄조치 하겠다고 하니 위험자산이 늘어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에게 대출을 해주겠습니까. 금융개혁이 빨리 종결되지 않으면 우선 돈을 공급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연쇄 도산될 뿐 아니라 은행들도 살아남 지 못할 겁니다.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빌려온 10억 달러를 중소기업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여 기존 담보대출을 신 용보증부 대출로 전환한다는 정책이 제기됐습니다. 그나마 일시적으로 위험에 빠져 있는 중소기업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제 일 걱정스러운 것은 최근 부도업체 수가 잠시 정체된 이유가 기업들이 자금수요를 크게 줄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환란이 오기 전인 1997년 10월부터 기업들은 거의 어음발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음결제는 없지만 기업이 공장 을 가동하여 확대 재생산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지금은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앞으로도 적자가 많이 발생해 채산성이 맞지 않는 기업들은 문을 닫을 것입니다. 이것을 제2의 환란이라고 볼 수가 있는데, 만약 우리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이 부도가 나게 되면 우리 경제에는 치명타가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들의 창업이 활성화되면 좋은데 최근에 창업하는 기업수도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리 경제가 정상적일 때 는 하루 50개 기업이 부도가 나면, 창업이 70에서 100개 정도 됐는데, 지금은 반대가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정부는 벤처기업의 지원을 위해 7천억 원 정도의 기금을 마련해서, 한 업체당 3억 원씩 지원해준다고 합니다. 앞으로 벤처기업 창업에 관심이 있 는 분들은 사업계획서를 내면 정부가 3천 개 사업을 선정해서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비졸업생 여러분들은 가장 부 가가치가 큰, 또 우리나라 GNP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 쪽에 관심을 많이 가져줄 것을 부탁드리면서, 특히 중소기업 창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안에도 창업을 알선한다든지, 창업을 하는 데 지원한다든지, 필요한 사원이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인력정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여러분의 관심이 더 필요합니다. 창업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업종선택입니다. 저도 19년 전인 1979년에 직원 2명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그때 우리 나라의 주력업종은 철강, 조선, 자동차 등이었습니다. 여러분들 중에도 창업에 뜻이 있는 사람은 지금 어떤 업종을 택해야 하는 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부지런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특히 벤처기업 부문에서는 이런 공식이 딱 들어맞는 것만은 아닙니다. 작년에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방문하였는데 직원 2만 명 중에 박사학위 소지자가 무려 7∼8천 명 정도나 되는 기술집약적인 회사더군요. 사무실을 둘러보니까 장발도 있고 옷차림도 아주 자유스러운 분위기였어요. 포드의 경우 작년 1,300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사는 70억 달러를 판매했습니다. 1,300억 달러와 70억 달러는 매출액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지만 매출액만으로 기업을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주식시장에서의 주가가 포드는 400달러인데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500달 러에 달합니다. 이렇듯 덩치가 작더라도 부가가치가 있는 사업을 해야 합니다. 10년에서 15년 전에 창업한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매 출이 큰 산업을 위주로 해왔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는 외형을 지양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을 위주로 선택해야 합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과감한 규제개혁과 정부 각 부처의 행정쇄신 등도 필요하겠지만 사회 각계각층에서 뚜렷한 계획 과 목적을 가지고 틀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오늘의 경제위기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경제질서를 창 출해낼 때 지금의 경제위기는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