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 / 스 / 씨 / 어 / 터 / 온
우리 무용계에 폭넓은 대중적 인지도와 함께 무용 관계자들은 물론 문화예술계 전체에 그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으며 세계적 무용단체로 비상하고 있는 홍승엽의 댄스씨어터 온의 우수레퍼토리인 <달보는 개>와 <데자뷔>를 선보인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현대무용단체 댄스씨어터 온은 클래식 발레와 현대무용기법을 두루 익히고 다양한 안무작업과 무용수 생활을 거친 안무자 홍승엽에 의해 지난 1993년에 창단되었다. 1994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창단공연 이후 매년 1작품 이상의 신작을 발표하고 있으며 2000년 9월 (제9회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초청공연을 통해 세계적인 단체로 주목 받으며 그 후 지속적으로 덴마크, 핀란드, 캐나다, 독일 등 세계무대에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2000년 프랑스 리옹 댄스 비엔날레 초청 공연 [달 보는 개(Moon-Looking Dog)] [데자뷔(Deja vu)]에서 받은 호평과 이를 계기로 제2회 한불문화상을 수상한 것을 통해 입증된다. 프랑스 리옹에서 현지 언론의 격찬을 받으며 5회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유럽무대의 성공적인 진출을 이루며 우리 무용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안무가 홍승엽. 리옹 댄스 비엔날레의 예술감독 기 다르메(Guy Darmet)는 홍승엽을 가리켜 동양에서 온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orsythe)라 평가하며 작품의 공동 제작을 의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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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1) 달 보는 개 Moon-looking Dog
내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가끔은 거울 속의 내 모습이 생소할 때가 있다. 길을 나서면 문득 나는 없고 거리 풍경만 지나간다. 뒤로… 앞으로… 아스팔트 길가에 서성이는 개처럼 풍경 속에 들어온 자신이 어색할 때가 있다. 2) 데자뷔 Deja Vu
가끔. 똑같은 상황을 이전에 미리 경험을 해 본 듯한 느낌, 이러한 느낌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과연, 두뇌의 착각인지 아니면 과거의 잠재의식 속에서 예측한 현재일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 순간 알게 모르게 머리를 갸우뚱 거리면서 스치는 것이 있다.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시간의 흐름 위에 얹혀 있는 존재 즉 시간과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다. 어쩔 수 없는 무지로 말미암아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는 느낌은 의문과 동시에 직감한다. 과연, 존재란 현상에 불과한 것일까? |
작/품/평
데자뷔(Deja Vu)
이 작품은 스페인이 소희극과 같이 첫 번째 작품보다 더 많이, 끊임없이 다양하게 분위기를 바꾸어 간다...중략...극히 아름다운 2인무와 나비를 연상하게 하는 춤은 마지막 장면에서 흔들리는 램프만이 켜진 상태로 재연된다. 무용수들은 최선을 다해 춤을 추면서도 동시에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음악과 함께 충분히 즐긴다. 그리고 빠른 부분만큼 느린 부분에서도 인상적이다.
[2000. 9. 리옹 피가로 - 아네스 부르와]
독창적인 작품,‘데자뷔’에서는 어둠 속에서 몸을 마찰하며 생겨나는 불티, 철사 줄에 매달린 물고기가 등장하는 재미난 4인무 그리고 독창적으로 만들어진 칸막이가 관객들 눈에 물고기로 장식된 투명의 극장 막으로 전환되는 등 여러 번의 경이로운 시퀀스를 보여 주었다. 비엔날레 초연을 목적으로 안무된 두 번째 작품,‘데자뷔’또한 뛰어나다. 시간의 영구적인 움직임은 좀 더부드러운 움직임 위에 연출된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안에, 르 피가로, 르네 시르뱅, 2000. 9. 12]
선명하게 주름이 잡힌, 한쪽 다리 전체를 드러내는, 아래쪽으로 갈수록 통이 넓은 백색 의상과 머리 장식(의상 홍인수)등은 이 작품의 중요 모티브인 물고기의 다양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중반 이후 투명한 아크릴 판에 무용수들이 물고기 형상을 직접 그리는 행위 설정은 일종의 놀이적인 요소로, 작품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공중에서 10개가 넘는 전등이 갑자기 무대 쪽으로 떨어지고 그 전등 불빛 아래서의 무용수들의 격렬한 움직임은, 물속이 아닌 아스팔트 위에서의 고기의 퍼득거림을 연상시키면서, 또한번 관객들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는 것 역시 안무자의 원 포인트 재치이다.
[장광렬 (월간 춤, 2000. 7)] 달 보는 개(Moon-Looking Dog)
극히 서양적이라고 할 수 있는 첫번째 작품 ‘달 보는 개’에서는 기묘하게도 차가운 타악기음과 어렵고 기계적인 안무언어가 무용수들의 우아함과 타고난 유연성과 대립된다. 우리는 어두운 분위기의 ‘달 보는 개’에서 반사경이 등장하는 아름다운 끝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안에, 르 피가로, 르네 시르뱅, 2000. 9. 12]
안무가 홍승엽의 세계는 윌리엄 포사이드와 확연하게 흡사한 면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리 동작의 탄탄한 실력, 팔 뒤꿈치에 유도되는 팔 동작, 빠른 움직임 등은 놀랍다. 최선을 다한 훈련은 아연 질색할 정도의 가벼움을 연출한다. 각 움직임의 연결부분은 아직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표현방법을 연출한다. 날카로운 제스츄어들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상체가 만들어 내는 기묘한 파동과 최면상태의 발걸음과 함께 어우러진다. 이 작품의 자아탐구는 타인을 향한 영원한 반사 행동임을 상기시킨다.
[기의 예술, 아네스 브누와 , 리옹 피가로,년 9월 11일]
프랑스에는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 한국의무용단 공연이 상당한 두각을 나타냈다. "본질적인 움직임" 찾기의 중심적인 개념인 "기" 주변에서 형성되고, 다양한 장면들로 구성된 "Moon Looking Dog"은 많은시선을 끌었다. 무용수들의 몸들은 기계적이면서 동시에 관능적이다. 정신을 빼앗는다. 때때로 우리는 수학적인 엄격함을 보여주는 안무기술과 무용수들의 건장한 연기력이 Forsythe를 상상하곤 한다. 김태근씨의 테크노음악은 자극적이면서도 무용수의 신체에 잘맞고, 홍승엽의 강도높은 점진적인 안무발전에 활력을 준다. 세심을 기울인 조명작업은 통일성을 만든다. "시간"은 하나의 작품주제로서 안무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하다.
[댄스 씨어터 온의 한국 그리기, Isabelle Etienne , Theatre de Croix, "Les Saisons de la danse"에 실린 글, 2000. 11월호 (334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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