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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교육학과

민족애와 인간미를 겸비한 최고실력의 교육전문가 양성

THE DEPARTMENT OF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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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특강공지

  강연제목 21세기 통일시대를 위한 젊은이의 준비
  74 회
  초청연사 홍사덕 (국회의원)
  강연일시 1998년 04월 02일
  강연장소 본부관 학술회의장
  조회수 22795 회
 
제가 어제 한일 축구경기를 아들과 함께 구경갔다 오느라고 목이 약간 쉬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그런데 축구장에서 재미있는 말을 들었습니다. 뒤에 계신 분이 "오늘은 틀림없이 한국이 이기겠다"고 하시자 옆의 친구분이 왜 그러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 왈 "대권후보에 나온 사람들이 안 나왔으니까 이길 거 아니냐"고 하셨습니다. 또 제가 부산대학에 갔을 때 어느 학생이 제게 질문을 했습니다. 해운대에서 매년 1백 명 가까운 사람들이 익사사고를 당하는데 아직까지 사고를 당하지 않은 직업의 사람들은 누구냐는 질문이었는데 답이 정치인이었습니다. 입만 뜬다는 것이 그럴듯한 이유였는데 그런 모든 농담이나 지적들이 저희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겸허한 반성을 해봅니다. 오늘은 제가 정치인의 입장보다는 여러분들보다 먼저 산 세대로서 제가 믿고 마음속에 갖고 있던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제목이 '21세기 통일시대를 위한 젊은이의 준비'인데 우선 21세기에 대한 규정부터 해야겠습니다. 광범위한 21세기보다는 지금 학생 신분인 여러분들이 지금 우리나라를 이끌고 있는 여러분들의 부모님 세대가 되는 2020년쯤을 염두에 두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2020년대에는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런 가정은 세계 곳곳의 지배적인 예측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통일과 함께 여러분들은 세계 1위, 3위의 경제대국, 세계 2위, 3위의 군사대국 틈에서 이 나라를 끌고 가야 됩니다. 바로 중국하고 일본을 두고 말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넉넉잡아 앞으로 10년 이내에 경제규모로 세계 제일이 될 것입니다. 이미 내후년이면 광동성 하나의 경제규모가 대한민국의 경제규모를 능가하게 될 것입니다. 1인당 GNP나 소득은 우리보다 훨씬 낮지만 12억, 13억이라는 커다란 인구가 있기 때문에 전체 규모는 그렇게 된다는 뜻입니다. 중국, 일본의 틈에서 하나된 한반도를 이끌어 갈 여러분들의 처지는 대단히 엄중합니다. 중국이 어떤 나라입 니까? 1955년부터 1958년까지 3년 대재해 동안 굶어 죽은 사람들이 3천만이다, 2천만이다, 하는 나라인데도 그 시절에 티 베트를 자기 영토로 만들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몽고 민족은 중국에 의해서 거의 항구적으로 분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 나라가 바로 왼쪽 옆구리에 있고 오른쪽에는 새삼 제가 설명드리지 아니해도 될 일본이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일을 해야 될 것인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된 한반도가 그런 엄중한 상황을 오히려 좋은 쪽으로 활용할 수가 있을 것인가? 그게 이 시간에 제가 여러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기본입니다. 상 황은 분명합니다. 그 상황에서 여러분들이 갖추어야 될 일은 무엇인가 하는 겁니다. 역사를 역동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톱 15%에 속하는 엘리트들, 리더 그룹들입니다. 여 기가 학문하는 곳이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인류역사 어느 대목에서 민중이 역사를 창조하고 역동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대목을 본 적이 있었습니까? 흔히 알고 있는 볼셰비키 혁명도 결코 민중이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잘 훈련된, 잘 교육받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볼셰비키들이었습니다. 또 구한말에 우리가 일본한테 잡아먹혔을 적에 그것이 초야에 묻혀 가지고 농사짓던 농민들, 그 민중들이 잘못 해서 잡아먹혔습니까? 아닙니다. 여기 서울 장안에서 가마 타고 썩어빠진 학문을 뒤적거리던 톱 15% 그때 당시 엘리트들, 리더 그룹들이 잘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미 20대에 톱 15%에 들어가 있습니다. 자기가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는 한 40대, 50대 여러분들 부모님 나이가 되었을 무렵에도 여전히 그 톱 15% 안에 속해 있게 됩니다. 가령 이 학교의 현 총장은 저하고 40년 친구입니다. 여러분들 나이 때에 나는 그 친구가 데모 주동을 하면 그 뒤꽁무니나 쫓아 다녔습니다만 그 그룹들 이 대학로 연극을 끌어가는 주역들이요, 뮤지컬 작곡하는 주역들이요, 국회 의사당의 주역들이요, 정부의 주역들이 되었습니 다. 연극쟁이든 작곡을 하든 그림을 그리든 그 무렵에 톱 15%에 들어 있던 사람들이 거의 평행이동을 한 것입니다. 이런 전 제에서 여러분들이 과연 무엇을 갖추어야 될 건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세 가지만 얘기하겠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이 전면적인 인식의 전환을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참으로 기이하게도 정치하는 놈들이 여러가지 행악을 하고 죄악을 저질렀습니다만, 민족의 장래에 관련해서도 통일과 관련해서도 엄청난 죄악을 저지른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노래 부르고 스크럼 짜 가지고 밤을 새면서 토론을 할 때에도 대체로 정치인들은 연방제가 어떻다느니, 공화국의 연합이 어떻다느니, 기능주의적 접근이 어떻다느니 하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통일의 준비진행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됩니다. 만약 우리의 기득세력과 북측의 기득세력이 자신들의 편의에 맞게 통일방안을 준비해서 바로 통일이 됐다고 합 시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바로 불행의 시작입니다. 우선 북한의 2,300만 주민들 중 농사를 짓는 900만 명의 농민들 은 과거 우리의 농민들이 그랬듯이 자기가 살던 농촌을 떠나 도시빈민이 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남한은 기계농업이 된 상황에서 그들의 경쟁력은 상실되기 때문입니다. 또 800만의 공장노동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당장 통일이 된다면 그들 을 고용할 만한 공장이 하나도 없습니다. 공장이 가동되는 이유는 물건이 팔리기 때문인데 북한의 저급한 공장설비가 바뀌지 않는 한 그들이 만든 각종 제품을 이용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결국 그들도 실직상태이거나 빈민상태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먹여살릴 수도 있고 그런 각오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빵만 가지고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그 들의 훼손된 자존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박탈감을 심어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통일과 관련된 어떤 준비도 하 고 있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경기도 소사, 부천, 경북의 구미, 대구, 또 서울의 면목동이나 방배동에 가보면 도산한 봉제공장들이 남겨 놓은 재봉틀이 전부 창고에 쌓여 있습니다. 최신 재봉틀입니다. 저는 우리가 진정 통일을 준비한다면 이렇게 썩히고 있는 재 봉틀들을 북한의 나진, 선봉으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북한을 돕는 차원이 아니라 예전에 우리가 재 봉틀로 미국의 와이셔츠 시장을 석권했듯이 그 시장을 다시 찾아 우리 민족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북한의 저렴 하고 풍부한 인력과 우리의 해외마케팅이 합쳐져 다시 미국시장을 찾아야 된다는 겁니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또 현재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통일의 개념은 남북이 하나 의 시장으로 통합돼 모든 생필품이나 공산품이 같은 값으로 통용되고 그러면서도 부작용이 없는 그런 개념이어야 합니다. 이 런 개념에서 준비할 때만이 진정한 통일의 준비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나라의 장래에 대해서 책임을 질 여러분 엘리트들에게 드리는 첫번째 메시지입니다. 둘째, 이야기를 빨리 하려다 보니까 좀 딱딱해졌습니다만 내친 김에 더 딱딱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경쟁상대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경쟁상대가 서울대나 연대, 고대 이런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경쟁상대는 같은 또래 일본의 톱 15%에 있는 같은 학문을 하는 아이들, 독일, 영국, 프랑스의 같은 학문을 하는 톱 15%대에 있는 또래들. 미국, 러시아, 중국의 2020년대를 이끌어 갈 바로 같은 또래의 그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절대 질 생각하지 마 십시오. 절대 져서는 안됩니다. 이길 경우의 그림하고 질 경우의 그림을 제가 간략히 여러분들 아주 선명히 잡히게 그려 보 이겠습니다. 이길 경우를 생각해 보면 남북이 하나로 어울러졌을 때 우리 인구는 근 7천만,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 세 나 라의 인구는 5,800만 내외입니다. 우리가 천만이나 많습니다. 역사는 엘리트 리더 그룹이 이끌어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러 분들이 각 분야에서 같은 또래 영국 아이들, 같은 또래 프랑스 아이들, 같은 또래 이탈리아 아이들을 누르기만 한다면, 이겨내 기만 한다면 2020년대 하나된 한반도 배달 민족국가의 위상은 경제적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순서대로입니다. 중국, 미국, 일본, 독일, 그 다음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또 그렇게 되면 양 옆에 있는 세계 1위, 3위의 경제 대국이 우리한테는 무한의 기회가 됩니다. 세계 최대의 시장이 옆에 있고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놈이 옆에 있으니까 배우든 훔치든 기술을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이고, 강압이건, 속여먹건 간에 팔아먹을 무한의 시장이 여기에 있으니까 얼마나 근사한 기회가 되겠습니까? 그 길은 이제 제가 두번째로 말씀드린 이것을 충족했을 때입니다. 1960년까지만 해도 우리는 아프리카의 가나보다 못했습니다. 아프리카 가나의 일인당 소득이 100달러일 적에 우리는 82달러였습니다. 그러던 나라를 여러분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이 짧은 기간 안에 이렇게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가난한 조 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베트남에 돈을 벌기 위해 용병으로 가기도 하고 중동의 뙤약볕에서 머슴살이도 했습니다. '노란둥이' 남자 들은 열사의 사막에서 2년만 있으면 성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다고 하는데 우리 부모님들은 그런 고통도 감수하고 일하셨습니다. 15년이 지난 1975년에는 경제규모로 세계 37위를 기록하면서 한참 위로만 보이던 필리핀과 그리스를 따라잡았습니다. 세계 최빈국 으로부터 15년 사이에 그 자리에 오고 다시 5년 뒤 1980년에는 세계 27위, 10계단을 뛰어 올랐습니다. 1985년에는 19위, 1990년에 는 13위, 1995년에는 11위, 올해는 17위로 다소 떨어졌지만 여러분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은 정말로 대단한 일, 훌륭한 일 을 해낸 것입니다. 그 할아버지의 손자요, 그 아버지의 자녀들인데 여러분들이 그래 같은 또래의 영국 아이들, 프랑스 아이들, 이 탈리아 아이들을 꺾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그 아까운 재능을, 그 투지를 골방에 앉아서 육법전서 외우는 데 쓴다고 해서야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우수한 인재들을 낭비하면 여러분들이 하나 된 한반도를 이끌어 갈 무렵 중국한테 멱살을 잡힙니다. 그 중에 머리 좋으면 서 어리석은 놈들은 신중국파로 구한말에 그랬듯이 횡행을 하겠지요. 일본한테 덜미 잡힙니다. 머리 좋으면서 보잘것없는 몇몇 사람들은 또 친일파가 되겠지요. 경쟁상대를 올바르게 인식해주셔야 합니다. 1960년대 그 바닥으로부터 이끌어 올린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을 생각 해보십시오. 우리한테는 내 나이만 해도 필리핀이 얼마나 벅찬 나라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까맣게 젖히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들은 실감이 잘 안 나실 텐데 제가 한 가지 에피소드를 덧붙이겠습니다. 헐어버린 국립중앙박물관, 옛날 중앙청, 내가 중앙청이면 이 왼편에 쌍둥이 빌딩이 있습니다. 하나는 미 대사관. 여 러분들이 가끔 데모하는 미 대사관이고, 또 하나는 요즘 누가 쓰나요? 문화부에서 쓰나요? 그게 아마 8층 건물일 겁니다. 1963년 도에 착공을 했는데 35년 전이지요. 알다시피 이런 건물을 지을 적에는 제대로 하는지 안 하는지 엔지니어들이 슈퍼바이저로 감 리를 합니다. 그런데 그 잘난 8층 건물을 지을 적에 그런 엔지니어링 회사가 없어 가지고 자격있는 선진국에서 기술자들을 모셔 왔습니다. 그게 바로 필리핀이었습니다. 우리한테 얼마나 벅찼겠습니까? 그런데 까맣게 제꼈거든요. 해낼 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해내야 합니다. 여러분들한 테는 그만한 천품과 재능은 있습니다. 만약에 못 해낸다고 하면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투지가 없기 때문에 못 해내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꼭 해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덧붙이고 제가 토론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톱 15%에 편입될 숙명을 짊어지고 있는 여 러분들이니까 요컨대 모든 시대, 모든 사회에서 리더 그룹들이 가져야 될 덕목과 관련해 몇 마디 드리겠습니다. 리더 그룹들이 가져야 될 덕목은 사랑입니다. 주변의 무언가를 갖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무언가를 나누고자 하는 마 음이 바로 사랑입니다. 나는 아까 여러분들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을 거의 극찬에 가까울 정도로 찬양을 했습니다만 그 세대 리더 그룹들한테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있다고 한다면 바로 사랑의 마음이 없었다는 겁니다. 얼마 전 북한에 식량지원을 할 건가 안 할 건가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을 여러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쌀 20만 톤을 보내고 난 다음에 그걸 국내시장 쌀 가격으로 환산을 해서 달러 환산을 하면 몇억 몇천만 달러다 하고 떠드는 것을 여러분들은 보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사랑이 부족한 자들의 행태를 한번 봅시다. 우리는 달걀 먹고, 삼계탕 먹고, 치킨 먹고, 삼겹살 먹 고, 불고기 먹고, 우유 먹기 위해서 또 소, 닭, 돼지를 먹이기 위해서 1년에 약 600만 톤의 옥수수를 수입합니다. 가격은 얼마 전 까지 톤당 200달러 조금 넘었습니다. 100만 톤일 때 대충 수송비를 다 포함하면 넉넉잡아서 2억 5천만 달러는 될 것입니다. 그렇 게 해서 여러분들이 친구들이나 선배들하고 소주를 마실 적에 삼겹살 별 부담 없이 먹었고, 어머니들은 성장, 미용에 좋다고 아침 에 안 마시려는 우유 억지로 먹였을 거고, 여기에 있는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몇 차례인가 다이어트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 입니다. 그때 북한주민들이 한편에서 굶어 죽어가면서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옥수수 100만 톤, 아주 많았으면 200만 톤 정도입니다. 소, 닭, 돼지를 먹이는 데 600만 톤을 수입하는 나라의 지도층 인사들도 학창시절에는 소주 먹고 눈에 핏발 세우 면서 동포의 겨레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옥수수 100만 톤을 나누지 못했습니다. 아니 나누기를 거부 했습니다. 통일의 힘과 전략은 시장을 단일로 하는 데서 오지만 힘은 마땅히 사랑으로부터 와야 합니다. 저는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 책에도 쓴 이야기입니다만 제가 어렸을 때는 가난이 보편적인 시절이었 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집은 우수하게 가난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나 우리 가족은 미국의 가축들하고 생존경쟁중이고 우리는 그 생존경쟁에서 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소, 돼지, 닭들이 IMF 체제 이전에 배불리 먹었듯이 당시에 미국 가축들은 우리 가족들이 먹고 싶어하던 바로 그 식량, 밀, 보리, 콩 버무 려서 배 터지게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굶고 있었습니다. 농장주 가축의 주인이 부자였고 대한민국이 가난했으니까. 나는 정말로 두려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려움이 빨리 끝나기를 빌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아까 얘기했듯이 2020년대 그 무렵에는 어찌 되었건 하나된 한반도에서 평양과 함흥, 신의주에서 이 시절을 보낸 북 한동포들과 한 아파트 단지에 바로 아래 위층에서 살 수도 있고 같은 직장 옆에서 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때 직장동료가 여러분들한테 물어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우리 가족들은 굶어 죽을 뻔했었다. 아니 내 동생 중의 하나가 굶 어 죽은 적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때 너희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다그칠 수 있습니다. 만약에 정직하다면 대답은 이렇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정말로 몰랐다. 그런 줄은 몰랐다. 그때 우리는 가축 먹이용으로 600만 톤의 옥수수를 수입했다는데 불과 2억 달러 남짓이면 가를 수 있는 것을 못 갈라주어서 너희 여동생이, 너희 주변의 누군가가 굶어 죽었구나, 하고 통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됩니다. 바로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함께 나누었던 많은 말 중에 사랑이라는 말은 꼭 잊지 마세요. 사랑 하나만큼은 가슴 깊이 오래오래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실천하세요. 그런 사랑이 충만한 국가는 비록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안된다 하더라도 따 스함이 살아 숨쉬는 정말 살맛 나는 국가, 단군 선조께서 말씀하신 홍익인간의 정신이 흘러 넘치는 그런 나라가 될 것입니다. 전 물론 그때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오천년 동안 분쟁과 길항의 상징이었고 오죽 못났으면 같은 핏줄끼리 인구의 1할을 죽이는 전쟁까지 치르고 외국 군대까지 끌어들여서 그런 천덕꾸러기 못난 짓을 했던 이 오천년 역사 전부를 보상하고도 남을 멋진 한 시대를 나는 여러분들이 열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진심으로 그런 시대가 열림을 꼭 확인해 보고 싶은 것입니다. 얼마나 근사한 세상입니까? 부디 여러분들이 멋진 조국을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강연일시 초청연사   강연제목
79 1998-5-14 박원훈   환경문제의 오늘과 내일
78 1998-5-7 김영길   우연인가, 설계인가?
77 1998-4-30 박상희   한국경제의 新 패러다임
76 1998-4-16 이인수   대한민국의 건국과 이승만 박사
75 1998-4-9 전성철   세계가 보는 대한민국의 경제
74 1998-4-2 홍사덕   21세기 통일시대를 위한 젊은이의 준비
73 1998-3-26 강지원   '양심 냉장고'와 사회 개혁
72 1998-3-19 최병렬   IMF 시대의 정치인의 역할
71 1998-3-12 이한구   새 시대의 경제정책 방향
70 1997-11-27 강영훈   21세기 인류사회변화와 한민족의 진로
69 1997-11-20 김문환   미래를 위한 청소년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