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우선 오늘 이 자리에 초청해주신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강연 내용은 유럽연합의 아버지인 장 모네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이 5월 9일인데, 52년 전 바로 오늘 프랑스의 외무장관이었던 슈만이 ‘슈만 선언’이란 것을 발표합니다. 유럽연합을 알리는 이 선언을 작성한 분이 바로 장 모네입니다. 이 선언이 담고 있는 가장 중점적인 사항이 프랑스와 독일의 철강, 석탄 산업을 공동 관리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선언이 바로 유럽 철강, 석탄 공동체의 출범을 알리는 한편, 유럽연합의 초석을 다지게 되는 것이었죠. 그래서 오늘을 ‘유럽의 날’로 지정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저는 세 가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장 모네의 사상적 원천이 무엇인가, 둘째로 장 모네가 유럽통합에 사용한 방식은 무엇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럽통합의 미래 비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 모네라는 분은 정치가, 행정가도 아닌 꼬냑 중개업을 가업으로 이어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꼬냑 아시죠. 당시 프랑스 남서부 지방의 중요한 산업이 바로 꼬냑 산업이었습니다. 이 산업은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쪽과 대서양 쪽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모네는 13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영어를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드물었는데 장 모네는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춘 유능한 비즈니스맨으로 영국에 인맥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정부에서는 장 모네를 영국으로 파견해서 민간 물자를 보급하는 일을 맡깁니다. 그리고 1차 대전 직후에서 2차 대전 직전까지 장 모네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습니다. 우선 장 모네는 프랑스계 미국회사인 ‘블레어 & Co.(Blair & Co.)’라는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부회장직을 맡습니다. 또한 폴란드, 루마니아 정부의 고문 역할을 합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서 샌프란시스코에 은행을 설립하고 그곳에서 3년 동안 일을 합니다. 때는 대공황이 있었던 1929년에서 1932년까지의 일입니다. 그는 이렇게 직접 현장에서 경제 문제를 다루는 일을 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쌓아갔고, 이후 1930년대에 접어들면서는 상해에서 중국 정부의 고문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국제적으로 많은 노력을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그의 협상 능력을 믿고 그를 미국으로 파견합니다. 당시 장 모네는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 군용기 구입을 위한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루즈벨트나 그의 고문들과도 많은 접촉을 갖게 되며 이를 통해 2차 세계대전을 빨리 종결하도록 애를 씁니다. 그의 이러한 노력과 관련하여 유명한 경제학자인 케인즈는 "장 모네의 활동으로 인해 2차 세계대전이 1년이나 단축되었다"고 극찬을 합니다.

제가 이렇게 장 모네의 세계적 활동에 대해 말씀드리는 이유는 바로 니체가 말했듯 진정한 유럽인이 되기 위해서는 유럽 밖에서 유럽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이 진정한 한국인, 아시아인이기 위해서는 한국, 아시아 밖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럼 두번째로 장 모네의 유럽통합 방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장 모네는 국제연합 체제가 가진 만장일치제, 거부권이 유럽통합 방식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의견 일치를 이루기 어렵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장 모네는 만장일치제나 거부권보다는 공동의 이익을 체계화하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장 모네는 일정한 형식적 구조부터 만들지 않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무엇인가 고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가령, 당시 유럽 평화를 해칠 가장 큰 복병은 프랑스와 독일 간의 관계였습니다. 석탄과 철강이라는 원자재는 전쟁에 필요한 주요 자원인데 그것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어서 공동의 이익을 체계화했습니다. 당시 석탄?철강 분야의 통합은 오늘날로 치자면 정보?통신 분야의 통합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1952년 5월 9일 프랑스와 독일의 석탄?철강 산업을 공동 관리하는 체제를 선언하게 되었고 이후 파리에서 있었던 회의를 통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가 참가한 유럽 석탄철강공동체(ECSC)가 창설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로마에서 열린 회의에서 6개국이 더 참가한 유럽경제공동체(EEC)가 창설되었습니다. 또한 일부 3차 산업까지도 통합할 수 있는 공동 관리체제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협상을 거쳐오면서 최종적으로 1992년에 마스트리히트 조약 (Maastricht Treaty)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현재 유럽 연합에 가입하고 있는 15개국이 모여서 서명을 하게 되죠. 그리고 올해부터 유로화라는 단일 화폐가 통용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15개국 중 12개국에서 이 단일 화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럽연합의 미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유럽연합은 앞으로 그 규모와 체제 면에서 더욱 커지고 견고해질 것입니다. 현재는 15개국이 참가하고 있지만 앞으로 25개국 내지 30개국이 유럽연합 가입국이 될 것입니다. 참가국 수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이 가지는 힘도 점점 더 커질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보다도 더 중요한 선언과 조약들이 발표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발전 분야는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경제 분야입니다. 현재의 단일 시장을 더욱 완벽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현재 가입국 중 3개국이 단일 통화체제에서 빠져 있는데, 이들 국가들을 설득해서 하루 빨리 단일 통화체제를 받아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두번째로 외교?국방 분야입니다. 물론 이 분야의 통합은 경제 분야에 비해 느리게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츰 나아지리라고 봅니다. 그래서 외교?국방 분야에 대해 15개국이 공동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 분야는 요즘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법 분야입니다. 유럽 전체의 법률이 한 국가의 법률처럼 일률적으로 제정되어야 합니다. 이 나라에서는 범죄 행위인 것이, 저 나라에서는 범죄 행위가 아니라면 많은 혼란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 법 분야도 통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면 과연 이런 유럽연합의 성립 과정이 아시아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유럽연합 과정이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연합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유용한 아이디어는 제공할 수 있으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지역간 통합과정에서 다자 간의 합일점을 어떻게 찾아가느냐 하는 예를 제시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제 강의는 마치고 질문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학생 : 두 가지를 질문하겠습니다. 첫 번째, 유로화라는 단일 화폐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각 국의 환율을 조절했는지, 그리고 거기에서 생기는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절했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 진정한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는데, 프랑스 밖에 계신 입장에서 얼마 전 있었던 프랑스 총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첫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환율 차이에 대해 전문적인 설명보다는 간단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환율 차이는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경제력과 경제 상황, 환율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판단에 의해서도 결정됩니다. 유럽 국가 간에 환율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단일 화폐 도입을 위한 오랜 준비 기간 동안 이 환율 차이의 변동률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미 단일 시장이란 것이 형성되어 있었고, 이를 통해 각국의 경제상황이 조화를 이루도록 최대한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특정 시점에 환율 차이를 고정 환율화 했습니다. 이후에는 중앙 유럽은행이 계속 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어느 국가는 이익을 취하고, 어느 국가는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로화가 가져다 준 장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유럽 내의 물가 안정을 가져왔습니다. 유럽 어느 곳에서나 단일 화폐를 쓸 수 있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또한 유럽 외 국가와의 관계, 가령 한국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유로화로 외환보유를 할 수 있어 외환 관리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1차 투표 결과에 많은 프랑스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선 사상 처음으로 약 30%에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16명 후보에게 표가 많이 분산되었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결선은 좌?우파 간의 대결이었는데, 이번에는 우파에서만 후보가 나왔습니다. 제 생각에는 1차 투표에서 프랑스인들은 이와 같은 상황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선 투표에서는 프랑스인들이 원래 자신들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대로, 자유와 평등이라는 프랑스 국가 이념을 지지하는 후보 자크 시라크 현 대통령에게 82%라는 지지율을 보이면서 1차 투표에서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 조금 전에 유럽의 경제 통합 과정이 아시아의 경제 통합에도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국가 간 통합이 전 세계에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제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역간 경제 통합이란 것이 결국 지역 블록주의로 빠져 대륙 간 마찰로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프랑스와 데스쿠엣 : 저는 마찰이란 것은 언제, 어느 분야에서나 항상 존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마찰을 줄이기 위한 최선책이 장 모네의 통합 방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모든 국가의 이익을 위한 기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구들보다 좀 더 실질적인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 모네가 모색한 것입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교통법규를 한번 봅시다. 사람마다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원하는 속도로 달리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사고가 발생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국가, 대륙, 세계의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공동의 규칙을 찾아내야 합니다. 물론 완전한 규칙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아무런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방치하기보다는 일정한 규칙을 통해 많은 마찰을 줄이는 게 더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학생 : 강의 중에 각국의 상호이익 때문에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국가 간의 배타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경제나 정치, 역사, 문화를 통합한다면 시간이 경과된 후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솔직히 제가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단일 화폐를 도입했다는 것은 공동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밖에 다른 점은 그대로 둡니다. 질문자께서 역사나 문화를 말씀하셨는데 우리는 유럽인들의 역사, 사상이나 문화를 단일화하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조약에는 문화 분야가 빠져 있습니다. 오히려 각국의 문화는 인정합니다. 다만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제 통합을 하고자 합니다. 가령, 유럽 여행을 다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과거에는 국가를 옮겨다닐 때마다 매번 화폐를 바꿔야 했습니다. 이런 불편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저는 바로 이런 불편을 줄이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 단일 화폐의 사용은 그런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학생 : 과거 프랑스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규장각 도서, 그리고 우리나라의 개고기 문화에 대한 브리짓 바르도의 망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리고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차세대 전투기 선정과정에서 프랑스 다소사도 라팔 전투기를 팔려고 했습니다. 그 로비과정에서 두드려도 꿈적 하지 않던 우리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프랑스와 데스쿠엣 : 첫 번째 질문인 규장각 도서에 관한 문제는 많은 분들이 염려를 하셨던 부분입니다. 저는 그 해결책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전문가들이 나서면 곧 한국으로 반환될 것이라고 봅니다.

두 번째로 개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브리짓 바르도가 아니고 브리짓 바르도는 프랑스 대사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국가 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죠. 유명한 한 여배우 개인이 제기한 문제이기 때문에 프랑스 대사인 제가 그녀를 대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차세대 전투기 문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소사는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라팔 전투기를 선정할 경우 한국 정부에게 저렴한 가격과 전폭적인 기술이전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한국 정부는 더 구식이고, 비싸고, 기술이전도 적게 해주는 기종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대통령 선거가 6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최종 체결을 꼭 지금 하기보다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한?불 관계는 초보적인 단계입니다. 프랑스와 일본의 외교역사는 약 100년 정도 되었습니다. 물론 프랑스 선교사들이 100년 전부터 한국에 들어오기는 했지만 저는 진정한 관계는 한국전쟁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때는 한국이 전쟁 상황이었기에 두 국가 간의 외교관계는 진척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정한 한?불 관계는 이제 약 50년 정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초기단계이지만 어린 아이가 빨리 성장하듯 우리의 관계가 빨리 진척되리라고 봅니다.

학생 : 말씀 중에 EU에서 군사?외교 분야 통합을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군사?외교 협력이라는 것이 기존 NATO에 기반을 둔 것인지 아니면 유럽 국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네덜란드 연대 사건에서 보듯 과연 NATO가 아닌 EU만으로 군사?외교 협력이라는 것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우리는 모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갈 때마다 무엇을 포함시킬 것인가를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배제시킬 것인가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유럽 차원에서 국방협력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긴밀성을 강화한다는 것이지, NATO 등과 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국방협력은 좀 더 넓게는 NATO, UN 등과의 국방정책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런 모든 것이 배척이 아니라 협력의 과정입니다.

좀 더 전문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분리 가능한 군사력을 만든다는 것이 분리된 군사력을 만든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미국과 가장 오래된 우방국은 프랑스입니다. 그러니 프랑스는 미국과 함께 일하는 것에 아주 익숙해져 있습니다.

저기 처음으로 여학생이 질문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군요. 빨리 마이크를 주세요. 여성은 인류의 미래라는 어느 유명한 시인의 말에 저는 공감을 합니다. 저는 여성이 남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수명이 더 길지 않습니까?

학생 : 경제적 이익을 위해 유로화로 통합을 했는데, 그 통합 과정에서 많은 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어떻게 충당했는지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많은 학생들이 유로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많은 손실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유로화를 도입하기 위해서 많은 국가들이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로화 사용을 위해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추가적인 손실 없이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유로화를 도입한 것입니다. 유로화 사용에 대해 처음엔 노년층에서 약간의 우려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프랑스인 모두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학생 : 조금 전 대사님께서는 프랑스와 미국이 오랜 우방국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패권주의로 치닫는 미국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입장과 더불어 대사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또한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먼저 저는 우방 관계가 의존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는 걸프전, 아프간 사태 때 미국을 지지했습니다. 이렇게 도와주는 것이 우방 관계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잘못된 일을 할 때는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우방국입니다. 우방국으로서의 한국과 미국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으로 제 생각에는 한국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인식은 아직 부족합니다. 한국과 프랑스 간에는 규장각 도서 반납, 프랑스 선교사의 죽음 등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프랑스인들은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학생 : 유럽연합처럼 아시아연합이 이루어지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이념과 체제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 간에 화폐통합은 아직은 어렵다고 봅니다. 대사님께서는 아시아연합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다고 보십니까?

또 지금 미국은 침체에 빠져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만일 유럽연합 이후 유럽에서도 경기침체가 일어난다면 주변 국가들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크리라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어떤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프랑스와 데스쿠엣 :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한?중?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제가 감히 무엇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짧게 말씀드리자면 이 지역의 경제 번영과 평화를 함께 이룰 수 있는 부문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계통에서부터 통합을 이루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두 번째 질문은 유럽 경제난이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우선 학생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자면 미국이 이제 침체를 벗어났다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이나 일본 경제도 호전되리라 봅니다. 사실 유럽의 금융 통합이 갖는 강점은 한 국가에서 경제난이 발생했을 때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생 : 앞서 대사님이 아시아연합에 대해 말씀하신 부분에서 말씀하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 간에 경제협력체 구성 노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은 이념과 체제가 달랐습니다. 이들 국가 중 러시아는 유교문화권이 아니고, 일본의 경우 제국주의에서 비롯된 과거를 청산을 하지 못했고, 한국과 북한은 분단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여러 상황으로 인해 공동의 이익이 있었지만 경제협력체는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질문 한가지 하겠습니다.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나 되십니까?

프랑스와 데스쿠엣 : 학생이 말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두 번의 세계대전을 치렀지만 연합체를 구성했습니다. 아시아연합도 노력 여하에 따라 가능하다고 봅니다. 제 한국어 실력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군요. (어설프게 한국말로) “눈 코 뜰 새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