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나의 삶과 기도의 시

오늘 이 강연을 교양 문학 시간으로 생각하시고 여러분 모두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사실 제 시를 제가 소개한다는 게 부끄럽지만, 계절과 꽃에 대한 시를 열두 달로 나눠서 준비해왔습니다.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이 직접 낭송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금 전 사회자께서 저를 소개하며 읽어주신 [가을 편지]는 이런 체험에서 쓴 시입니다. 제가 수도원 초심자 시절 어머니가 보내신 소포를 받고 무척 기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에 무척이나 들떠 있었는데, 옆에 있던 자매 하나가 우는 겁니다. 도대체 왜 우는지 영문을 모르다가, 그날 밤 그 자매의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쁠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감탄사를 아껴둡니다'. 그때 너무 기뻐도 감탄사를 절제해야겠구나 하는 깨우침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80년대 중반 저는 유명세 때문에 많은 나쁜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 슬픔에만 빠져 지냈는데, 제 눈물과 울음이 타인의 기쁨을 방해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슬플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눈물을 아껴둡니다'. 저는 이렇게 구체적인 삶 속에서 시를 읊지, 단순히 언어의 아름다움에 도취해서 시를 읊진 않습니다. '기쁠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감탄사를 아껴둡니다. 슬픈 때엔 너무 드러나지 않게 눈물을 아껴둡니다. 이 가을엔 나의 마음 길들이며 모든 걸 참아냅니다. 나에 도취하여 당신을 잃는 일이 없기 위하여'. 시는 구체적인 생활의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래에 노트에 적어두었던 시 몇 편을 먼저 여러분과 나누고 시작하겠습니다. [침묵일기] '오늘은 향나무를 전지했습니다 밑둥이 잘리면서 향기 더욱 진동하는 한 그루 나무처럼 잎만 무성한 말의 가지 잘라내어 늘 향기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향나무 연필 깎아 일기에 적습니다 말을 많이 해서 나도 모르게 금이 간 내 맘의 유리창을 이제사 침묵으로 갈아 끼우면서 왠지 눈물이 납니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쏟아버린 내 사랑의 말들이 거짓말은 아니었어도 부끄럽고 또 부끄럽습니다 오늘만이라도 잠시 벙어리가 되어 고요한 눈길 안으로만 모으고 말없이 기도하고 말없이 사랑하고 말없이 용서하면서 한결 맑아진 떳떳함으로 행복해 지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가장 온전한 집 한 채로 땅위에 누울 그 날까지 겸손한 한 채의 사랑방으로, 억울해도 변명을 모르는 자그마한 침묵의 집 한 채로 당신 곁에 머물고 싶습니다.' [어떤 슬픈 날] '참 이상도 하지 사랑하는 이를 저 세상으로 눈물 속에 떠나보내고 다시 돌아와 마주하는 이 세상의 시간들 이미 알았던 사람들 이리도 서먹하게 여겨지다니 태연하기 그지없는 일상적인 대화와 웃음소리 당연한 일인데도 자꾸 낯이 설고 야속하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토록 낯설어진 세상에서 누구를 믿고 의지할까 어차피 우리는 서로를 잊으면서 산다지만 다른 이의 슬픔에 깊이 귀기울일 줄 모르는 오늘의 무심함을 조금은 원망하면서 서운하게 쓸쓸하게 달을 바라보다가 달빛 속에 잠이 드네.' 지금부터 계절과 꽃에 대한 시를 읽고 제가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1월의 시 [동백꽃에게], [눈꽃단상]을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월의 시 [동백꽃에게] 네가 있어 겨울에도 춥지 않구나 빛나는 잎새마다 쏟아놓은 해를 닮은 웃음소리 하얀 눈 내리는 날 붉게 토해내는 너의 사랑 이야기 노란 꽃밥 가득히 눈물을 달고 떠날 때는 고운 모습 그래도 미련없이 무너져내리는 너에게서 우리모두 슬픔 중에도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을 배우는구나 [눈꽃단상] 차갑고도 따스하게 송이송이 시(詩)가 되어 내리는 눈 눈나라의 흰 평화는 눈이 부셔라 털어내면 그뿐 다신 달라붙지 않는 깨끗한 자유로움 가볍게 쌓여서 조용히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 하얀 고집을 꺽고 끝내는 녹아버릴 줄도 아는 온유함이여 나도 그런 사랑을 해야겠네 그대가 하얀 눈사람으로 나를 기다리는 눈나라에서 하얗게 피어날 줄 밖에 모르는 눈꽃처럼 그렇게 단순하고 순결한 사랑을 해야겠네 평생을 오들오들 떨기만 해서 가여웠던 해 묵은 그리움도 포근히 눈밭에 눕혀놓고 하늘을 보고 싶네 어느날 내가 지상의 모든 것과 작별하는 날도 눈이 내리면 좋으리 하얀 눈 속에 길게 누워 오래도록 사랑했던 신(神)과 이웃을 위해 이기심의 짠 맛은 다 빠진 맑고 투명한 물이 되어 흐를까 녹지 않는 꿈들일랑 얼음으로 남기고 누워서도 잠못드는 하얀 침묵으로 깨어 있을까 첫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사랑의 말들은 사랑의 말들은 내 가슴 속으로 녹아흐르고 나는 그대로 하얀 눈물이 되려는데 누구에게도 말 못할 한 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놓고 가라 부리 고운 저 분홍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사실 저는 동백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겨울을 이겨내는 꽃들을 보게 되면서 차츰 애정이 가더군요. 빨강, 분홍, 하얀 동백꽃의 아름다움에 취하면서 '네가 있어 겨울에도 춥지 않구나 // 빛나는 잎새마다 쏟아놓은 해를 닮은 웃음소리 // 하얀 눈 내리는 날 붉게 토해내는 너의 사랑이야기'라는 구절을 쓰게 되었고, 꽃이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 무더기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너에게서 / 우리 모두 / 슬픔 중에도 / 아름답게 / 이별하는 법을 배웠구나.'라고 적게 되었습니다. 이 시는 동백꽃이 깨끗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욕심 없이 포기할 줄 아는 마음으로 비유해 시로 써 본 것입니다. 그리고 [눈꽃단상]에서 털어내면 다시 달라붙지 않는 눈의 깨끗한 자유, 가볍게 쌓여서 이루어내는 무게와 깊이를 표현했습니다. 저는 눈꽃처럼 순결한 사랑을 하기 위해 30여 년 동안 수녀원 생활을 하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그런 사랑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자기를 끝없이 버리고 절제하는 수도생활의 염원을 눈이라는 사물을 통해 이 시에서 읊어보았습니다. 다음으로 2월의 시 [희망에게], [매화앞에서]를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매화앞에서] 보이지 않기에 더욱 깊은 땅 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길을 걸어온 어여쁜 봄이 아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싶어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꽃잎 속에 접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방울 내 가슴에 떨어트리네 [희망에게]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청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제가 있는 수녀원 정원에는 2월 중순경이 되면 매화가 제일 먼저 핍니다. 여러분들이 읽기엔 너무 간단한 시지만, 이 시를 쓰기 위해 3, 4년 동안 2월이 될 때마다 정원을 오가며 시심(詩心)을 키웠습니다. 이 시를 읽으니 오늘은 동화작가 정채봉 선생님 생각이 납니다. 지금은 항암제 때문에 머리를 다 깎으셨답니다. 일찍이 삼사십 대에 세상을 떠난 지인들이 제게 들려준 말, '햇살을 즐겨라. 건강할 때 한 번이라도 더 햇볕을 쪼이고 산책을 해라.'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죽어가던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흰 봄 햇살도 매화꽃 속에 접혀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됐습니다.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 열심히 살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이 구절은 첫사랑의 애틋함을, 눈이 맑던 제 소꿉동무를 통해 구체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매화는 기어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 눈물 한방울 내 가슴에 떨어트리네'. 저는 꽃잎도 좋아하지만 꽃술, 꽃 안에 숨겨둔 꽃술을 좋아합니다. 언젠가 식물학 시간에 본 꽃술이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그때부터 꽃을 보면 꽃술을 먼저 보게 되었습니다. 그 가느다란 꽃술의 신비, 꽃술의 존재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희망에게]에서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라는 구절은 희망을 의인화해서 편지를 쓴 겁니다. 희망에게 고백을 하면서 타인으로부터 받은 고통도 있지만, 때론 내 스스로 만든 눈물과 한숨으로 우울했던 적도 많았다는 생각으로 이 시를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남을 불신하고 독선적인 사람의 가슴에는 희망이 스며들 자리가 없기 때문에 '새해에는 더 청청한 마음으로 //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라는 기도의 마음을 담아 찬물에 세수하고 한 조각 깎아먹는 무맛에 희망을 비유해보았습니다. 3월의 시 [오늘의 얼굴]을 읽어주세요. [오늘의 얼굴] 내가 돌보지 못해 묘비(墓碑)처럼 잊혀진 너의 얼굴 미안하다 악수 나눌 때 나는 떳떳하고 햇살은 눈부시다 슬픔에 수척해진 숱한 기억들을 지워보내며 내일 향해 그네 뛰는 오늘의 행복 문을 열어라 나는 너를 위해 한 점 바람에도 흔들리는 풀잎 새 옷을 차려 입고 떠날 채비를 하는 나의 오늘이여 착한 누이의 사랑으로 너를 보듬으면 올올이 쏟아지는 빛의 향기 어김없는 약속의 내일로 가라 79년이니까 이십 년쯤 전에 쓴 시입니다. 살아가면서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행복과 기쁨이 온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 이 시간은 어제 죽어간 어떤 사람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했던 내일'이라는 누군가의 글을 떠올리며,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내가 돌보지 않은 시간이 묘비처럼 잊혀지는 구나 미안한 마음에 시간에게 악수를 청해보았습니다. '내일 향해 그네 뛰는 / 오늘의 행복'이란 구절은 오늘 열심히 살 때 오늘이 내일을 향해 그네를 뛴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내가 착한 누이의 사랑으로 보듬을 때 오늘이 빛나고 내 행복도 빚어진다고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4월의 시 [진달래], [새봄이 오면]을 읽어주세요. [진달래]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다란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고운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새봄이 오면] 닫혔던 땅이 새로 열리는 새 봄이 오면 주님 꽁꽁 얼어붙었던 마음의 밭을 일구어 당신이 선물로 주신 말씀의 씨앗들을 정성껏 뿌리겠습니다 당신이 주인이신 이 생명의 밭에 믿음의 씨 희망의 씨 사랑의 씨를 깊이 묻어 기도의 물을 주는 가운데 어느 날 활짝 꽃이 피는 기쁨을 보게 하소서 이 시대의 어둠으로 나날이 깊어가는 한숨과 나의 죄를 뉘우치는 눈물과 이웃의 고통을 저의 것으로 받아 안는 아픔이 모두 밑거름 되어 더욱 알찬 열매를 키워 내게 하소서 닫혔던 마음도 새로 열리는 새봄이 오면 주님 어둠의 땅에 빛으로 묻을 당신의 말씀이 있어 봄에도 계속되는 추위가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새봄이 오면]은 부활절이 있는 사월에 부활을 염두에 두고 쓴 시라고 기억됩니다. 제가 이 시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이 시대의 어둠으로 / 나날이 깊어 가는 한숨과 / 나의 죄를 뉘우치는 눈물과 / 이웃의 고통을 / 저의 것으로 받아 안는 아픔이 모두 밑거름되어 / 더욱 알찬 열매를 키워내게 하소서 // 닫혔던 마음도 새로 열리는 / 새봄이 오면 주님 / 어둠의 땅에 / 빛으로 묻을 당신의 말씀이 있어 / 봄에도 계속되는 추위가 /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라는 구절입니다. 혼자만 편안하기를 바라고 이기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의 아픔을 내 것으로 받아 안는 너그러움을 새봄이 오면 더욱 가져야겠다고 묵상해 본 것입니다. [진달래]에선 그 대상이 하느님이든 연인이든,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라고 써 보았습니다. 그리고 생명으로 피어나기 위해 죽어 가는 어떤 것을 창가에 항상 흐르는 흰 구름으로 보고 붉은 진달래와 대비해서 쓴 시입니다. 5월의 시 [사랑한다는 말은], [장미의 기도]를 읽기로 하겠습니다. [장미의 기도] 피게 하소서 주님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당신 한 분 믿고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진정 살아 있는 동안은 피흘리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것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한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훤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 마디의 말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두 편 모두 70년대에 쓴 시입니다. [사랑한다는 말은]에서는 가시가 있어 아픔이 있는 사랑을 하얀 찔래꽃으로 비유해 보았습니다. 또한 사랑의 섬세함과 불가능 없는 사랑의 힘을 담고 싶었습니다. 이 시는 원래 산문시였는데, 노래로 만들어지면서 사랑의 연가로 많이 불려지기도 했습니다. [장미의 기도]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셋째 연 '내 뾰족한 가시들이 / 남에게 큰 아픔이 되지 않게 하시며 /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입니다. 우리는 자신에겐 너그러우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나 가혹합니다. 장미의 입을 빌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수도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에서 '진정 살아있는 동안은 / 피흘리게 하소서 / 죽어서 다시 피는 / 목숨이게 하소서' 라고 기도했습니다. 저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서진 룸싸롱 사건으로 사형 당한 사형수들과 이용이라는 분이 생각납니다. 이용이란 분은 실직자 시절 부인의 바가지를 못 견뎌 부인과 장모를 살해했습니다. 그후 아이는 해외로 입양되고 그 분은 사형 당했는데, 그 분이 가장 좋아하는 시가 [장미의 기도]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은 사형수들이 만들어 보낸 십자가나, 빵끈으로 만든 짚신 같은 겁니다. 사형수들의 마지막 기도가 이 시에 얽힌 추억으로 남아 있기에 새로이 태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6월의 시 [아카시아 꽃], [초록빛 연가]를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카시아 꽃] 향기로운 숲을 덮으며 흰 노래를 날리는 아카시아꽃 가시돋친 가슴으로 몰살을 하면서도 꽃잎과 잎새는 그토록 부드럽게 피워냈구나 내가 철이 없어 너무 많이 엎질러 놓은 젊은날의 그리움이 일제히 숲으로 들어가 꽃이 된 것만 같은 아카시아꽃 [초록빛 연가] 기다리다 못해 내가 포기하고 싶었던 희망 힘들고 두려워서 다시 시작하지 않으리라 디짐했던 사랑 신록의 숲에서 나는 다시 찾고 있네 순결한 웃음으로 멈추지 않은 사랑으로 神과 하나 되고싶던 여기 초록빛 잎새 하나 어느날 열매로 익어 떨어질 초록빛 그리움 하나 [아카시아꽃]에선 내가 철이 없어 너무 많이 엎질러 놓은 젊은 날의 그리움들, 감당 못할 일들을 아카시아꽃이 무게에 못 이겨 떨어지는 것으로 그려보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철이 없어 / 너무 많이 엎질러 놓은 / 젊은날의 그리움이 // 일제히 숲으로 들어가 / 꽃이 된 것만 같은 / 아카시아꽃'이라고 쓰게 됐습니다. [초록빛 연가]에서는 '기다리다 못해 / 내가 포기하고 싶었던 희망'들로 삶이 힘들고 버거울 때 신록의 숲에서 생명감이 솟아나는 것을 느끼면서, 예전에 내가 가졌던 희망들을 '신록의 숲에서 / 나는 다시 찾고 있네'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신과 자신을 초록빛으로 비유해 우리 존재가 하나의 초록빛 그리움이다라고 했습니다. 7월의 시 [여름일기]와 [해바라기 연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바라기 연가] 내 생애가 한 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여 폭포처럼 쏟아져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옷을 짜겠습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될 날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여 드릴 것은 상처뿐이어도 어둠에 숨지지 않고 섬겨살기 원이옵니다. [여름일기]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 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디어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해바라기 연가]는 [민들레의 영토]라는 시와 함께 저를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한 시라고 생각합니다. 수녀생활 초기에 한 마음으로 끝까지 이 길을 가게 해주십사 하는 기도를 시로 써 본 겁니다. 이런 강연을 다니다보면 이 시에 대해 질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연애도 해보지 않은 수녀님이 이렇게 사랑에 대해서 잘 알까, 의문스럽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하늘뿐 아니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입니다. 저는 그런 해바라기 입장에서 이 시를 썼습니다. 여러분 꼭 한번 여름 바다에 가서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바다는 항상 많은 것을 우리에게 전해줍니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섬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어 [여름일기]를 지었습니다. 다음으로 8월의 시 [비오는 날 아침]을 읽어주세요. [비오는 날 아침]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 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가끔씩 비가 사선으로 내리는 걸 아십니까? 어느 날 그 빗속을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거룩한 욕심도 줄이라고 제게 눈을 흘겼습니다. 물론 새가 어떻게 눈을 흘기겠습니까. 제 자신에 대한 자책을 새의 이미지를 빌어 표현해 본 것입니다. 이 시에서는 겸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비의 입을 통해 학교에서 회사에서 가정에서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애증이 엇갈리고 힘들 때도 있지만, 서로의 다름을 견디며 끝까지 젖어 사는 것이 삶의 기쁨이라고 노래해 보았습니다. 9월의 시 [작은 노래], [엉겅퀴의 기도]를 읽어주세요. [엉겅퀴의 기도] 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누구에게든지 가서 벗이 되겠습니다 참을성 있는 기다림과 절제 있는 다스림으로 가시 속에서도 꽃을 피워 낸 큰 기쁨을 님께 드리겠습니다 불길을 지난 사랑 속에서만 물같은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 준 당신 모든 걸 당신께 맡기면서도 때로는 불안하고 저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많았습니다 일상의 잔잔한 평화와 고운 질서를 거부하고 달아나고 싶던 저의 보랏빛 반란이 너무도 길었음을 용서하십시오 이젠 더 이상 진실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 허영심을 버리고 그대로의 제가 되렵니다 당신이 원하시는 곳으로 저를 불러주십시오 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의 가장 겸허한 모습으로 모든이를 사랑하게 하십시오. [작은 노래] 하나의 태양이 이 넓은 세상을 골고루 비춘다는 사실을 처음인 듯 발견한 어느 날 아침의 기쁨 꽃의 죽음으로 키워낸 한 알의 사과를 고마운 마음도 없이 무심히 먹어버린 조그만 슬픔 사랑하는 이가 앓고 있어도 그 대신 아파 줄 수 없고 그저 눈물로 바라보기만 하는 막막함 이러한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매일 삶을 배웁니다 그리고 조금씩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앓고 있어도 같이 아플 수 없고 같이 죽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대해 어려서부터 많이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도 따로 죽는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쓸쓸함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 된다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기도 했지만, 수녀가 된 후 태양과 달이 골고루 인간이 사는 곳마다 비춘다는 사실은 믿으면서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는 꽃의 죽음과 농부의 수고로 키워낸 한 알의 사과에 감사할 줄 모르고 먹기에만 급급한 인간들의 성급함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엉컹퀴의 기도]는 제 수도생활 25년을 정리하면서 고백한 시입니다. 지금의 제 마음이 담긴 시이죠. 엉컹퀴는 자주빛, 보라빛으로 쓰레기 통 옆에 많이 피고 향기도 없는 꽃입니다. 사람들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이 꽃이, 어쩐지 몇 십 년 수도생활을 한 제 모습과 같이 여겨졌습니다. 제가 이 시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불길을 지난 사랑 속에서만 / 물같은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음을 / 내게 처음으로 가르쳐준 당신 / (……) / 더 이상 진실을 거부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고백이었습니다. 이는 간단한 고백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 남들이 우러러보는 구도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지나치게 거룩한 것에만 매달리다 보니 허영심을 갖게 되더군요. 지나치게 희생과 극기를 강조하다보니 경직된 주의에 빠져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겁니다. 선물용으로 모아둔 사소한 물건들 중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자신을 위해서도 하나쯤 가져야지 하는 생각도 새롭게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심을 많이 하기보다는 하나의 결심이라도 제대로 실천하자는 생각을 하면서 [엉겅퀴의 기도]를 지었습니다. 만일 이 자리에 시련으로 고통받는 분이 있다면 괴로움의 불길을 지나야 물같이 평화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하셨으면 합니다. 10월의 시 [바람에게], [코스모스]를 보겠습니다. [코스모스] 몸달아 기다리다 피어오른 숨결 오시리라 믿었더니 오시리라 믿었더니 눈물로 무늬진 연분홍 옷고름 남겨주신 노래는 아직도 맑은 이슬 뜨거운 그 말씀 재가 되겐 할 수 없어 곱게 머리 빗고 고개 숙이면 바람부는 가을길 노을이 탄다 [바람에게] 몸이 아프고 마음이 우울한 날도 너는 나의 어여쁜 위안이다, 바람이여 창문을 열면 언제라도 들어와 무더기로 쏟아내는 네 초록빛 웃음에 취해 나도 한 점 바람이 될까 근심 속에 저무는 무거운 하루일지라도 자꾸 갈아 앉지 않도록 나를 일으켜 다오 나무들이 많이 사는 숲의 나라로 나를 데려가 다오 거기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하겠다 삶의 절반은 뉘우침 뿐이라고 눈물 흘리는 나의 등을 토닥이며 묵묵히 하늘을 보여준 그 한사람을 꼭 만나야겠다 얼마 전 몸살이 나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창 틈으로 바람이 들어왔습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우울해지고 기분도 가라앉으니까 바람에게 일으켜달라고 한 것이죠. 이때 바람은 성령일 수 있고, 하느님일 수 있고, 친구나 애인일 수도 있습니다. 제 시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면 하느님, 주님이란 말을 많이 쓰지 않고 숨겨서 쓰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이 시에 나오는 한 사람이 누구냐 또는 기침하는 사람이 누구냐?' 물으신다면 상징적인 의미에서 예수님이기도 하고,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존재나 가치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바람에게 아플 때도 아프지 않게 희망을 달라고 노래한 겁니다. 다음으로 11월의 시 [침묵에게], [선인장]을 읽어주세요. [선인장] 사막에서도 나를 살게 하셨습니다 쓰디쓴 목마름도 필요한 양식으로 주셨습니다 내 푸른 살을 고통의 가시들로 축복하신 당신 피 묻은 忍苦의 세월 견딜 힘도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살아있는 그 어느 날 가장 긴 가시 끝에 가장 화려한 꽃 한 송이 피워 물게 하셨습니다. [침묵에게] 내가 행복할 때에도 내가 서러울 때에도 그윽한 눈길로 나를 기다리던 너 바위처럼 한결같은 네가 답답하고 지루해서 일부러 외면하고 비켜서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네 어깨너머로 보이는 저 하늘이 처음 본 듯 푸르구나 너의 든든한 팔에 안겨 소금처럼 썩지 않는 한 마디의 말을 찾고 싶다 언젠가는 네 품에서 영원한 잠을 자고 싶다 침묵이여 선인장은 꽃을 더디 피우기 때문에 인내를 상징합니다. 그 가시 속에서 피는 꽃은 아주 예쁩니다. 시 [선인장]에서는 선인장의 입을 빌려 우리의 존재론적인 고백을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주어진 삶의 굴곡을 극복해 나가자는 얘기를 담았습니다. [침묵에게]에서는 침묵하기 어렵고 답답해서 비켜서고 싶지만 침묵의 든든한 팔에 안겨 소금처럼 썩지 않는 한마디의 말을 찾고 싶다고 노래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인간은 죽어 하나의 침묵으로 땅에 묻히니까 '언젠가는 네 품에서 / 영원한 잠을 자고 싶다 / 침묵이여'라고 썼습니다. 마지막으로 12월시 [겨울아가]와 [빈 꽃병의 말]을 읽어주세요. [겨울아가] 하얀 배추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 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해 헛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빈 꽃병의 말] 꽃들을 다 보낸 뒤 그늘진 한 모퉁이에서 말을 잃었다 꽃과 더불어 화려했던 어제의 기억을 가라앉히며 기도의 진주 한 알 입에 물고 섰다 아무도 오지 않는 텅 빈 가슴에 고독으로 불을 켜는 나의 의지 누구에게도 문닫는 일 없이 기다림에 눈 뜨고 산다 희망의 잎새 하나 끝내 피워 물고 싶다 많은 시인들이 꽃과 열매에 대해 노래하지만 빈 꽃병은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꽃을 꽂을 때만 쓰고 아무 곳에나 처박아 두는 걸 보면 빈 꽃병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빈 꽃병을 기다림과 희망을 향해 열려있는 존재로 노래해 본 것입니다. 다음으로 [겨울아가]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부산에선 다른 지역보다 좀 늦게 김장을 합니다. 제가 있는 광안리 수도원에서는 김장 때 배추 900∼1200포기를 담습니다. 허리가 아프도록 배추를 씻어야 하죠. 배추를 씻을 때 수녀님끼리 주고받는 얘기를 들으면 배추가 죽었다 혹은 살아있다라고 말합니다. 저에게는 그런 말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배추가 김치가 되기 위해 절여지는 과정,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자신을 한없이 주고 싶기 때문에 즐겁게 종속되고, 자신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사랑의 속성입니다. 정현종 시인의 시집 중에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책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정말 싫어질 때마다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이라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좀 더 사랑하시고 좀 더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곧 12월인데 우리도 참고 기다리는 사랑을 통해 마음의 월동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이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여러분 모두 시를 생활 속에서 느끼고 한편의 시처럼 기도하며 사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