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언론과 명예 훼손, 프라이버시 침해

오늘날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라는 용어가 일반사람들에게 대단히 친숙하게 되었다.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러한 소송이 본격 제기된 것은 1990년대부터라 할 수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했다. 그 이유는 시민들의 권리의식이 그만큼 성장했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현대인에게 명예와 프라이버시와 같은 인격권이 재산이나 생명에 못지 않게 살아가는데 대단히 중요한 작용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명예는 한번 훼손되면 그 사람은 주변사람들한테서 인격상을 왜곡 당하여 사람들이 멀리하게 되고, 직장을 잃을 수도 있으며, 앞으로 살아가는데 신용과 인격 등 많은 점에서 두고두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한번 빼앗긴 명예는 쉽게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생활은 시민들의 정당한 알권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한, 누구든지 자신의 사적인 생활이 공개 당하지 않을 권리가 보호된다. 사생활이 침해되었을 때 느끼는 불쾌감은 현대인이 옛날사람보다 훨씬 크게 느끼는 것 같고, 사생활 보호에 대한 관념이 확실히 강해진 것 같다. 사생활 침해는 때로는 그 사람의 명예훼손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권리가 탄생한 과정, 피해구제방법 등 다른 점도 많다. 도청이나 몰래카메라 장치 같은 첨단장비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현대인은 사생활을 침해당할 위험이 더욱 커졌다.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 소송은 일반인들간에도 이루어 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방송, 신문, 잡지와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심각하고 빈번하기 때문에 언론사나 언론인들을 상대로 한 소송이 훨씬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과 10년전까지만 해도 일반 시민이 언론사나 언론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 소송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미국과 달리 이런 소송이 드물었다. 그로 인해 한국의 언론과 언론사는 잘못된 보도를 했어도 법적 책임을 추궁 당하지 않아 종래의 잘못된 보도관행을 답습하면서 오만한 태도로 군림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언론사와 언론인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등 소송이 급증하고, 심지어 해당 기자와 편집간부를 형사고소하거나 월급을 가압류하는 조치를 할 정도로 피해자들이 강성으로 나오고 있으며, 때로는 방송금지 혹은 출판, 배포금지 가처분까지 법원에서 인정되는 경우가 있어 언론계는 이 문제에 대해 대단히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종전에는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해보았자 법원에서 인정되는 손해배상액이 일반인의 경우 1,2천만원대 수준이어서 피해자 만족도 되지 않고 언론사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법원에서도 명예훼손소송에서의 위자료액을 선진국처럼(일본은 예외) 상당히 높여 판결 선고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며, 작년에 선고된 서울지검 검사가 제기한 사건의 경우에는 1억 원을 선고하여 공인이나 공직자가 제기한 사건에서 억대 판결이 나오자 언론계에는 적잖게 놀라고 있다. 요즘 기자들을 만나면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의 법리에 대해 예전과 달리 대단히 공부도 많이 하고, 자신의 기사를 쓸 때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신경을 쓰는 것이 부쩍 눈에 띈다. 이것은 언론의 책임의식을 높여 언론수준향상과 함께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선진국형 시민사회로 진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언론사와 시민은 정보의 공급자와 수용자라는 일방적 관계에 있었고, 일반 시민이 언론에 접근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기회는 대단히 힘들었다. 더구나 청소년과 같은 미성년자가 여론형성의 적극적 주체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네티즌이라 불리는 군단은 청소년, 어린이, 주부 할 것 없이 국민 누구나 피시통신이나 인터넷 통신에 적극 참가하여 자신들의 의견을 거리낌없이 내놓을 수 있게 됨으로써 이제 이들 보통사람들도 언론공급자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들 네티즌들은 오프라인 언론에 활동하는 사람들과 달리 타인의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에 대한 의식이 결여된 경우가 많아 권리침해를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이버스페이스상의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데, 현행제도로 이를 커버하기에는 미비점이 많아 이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명예훼손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어떤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을 발설하는 것이다. 말로 하든 글로 표현하든 성립된다. 명예훼손은 반드시 허위사실을 말한 경우에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진실한 사실을 폭로해도 그것이 공익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전히 사적인 사실의 폭로에 해당한다면 명예훼손이 된다. 언론사는 소송에 걸렸을 때 공익관련보도라는 이유로 명예훼손의 면책을 주장한다. 그러나 공익관련보도라고 해서 항상 면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보도의 공익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내용이 진실했거나 진실하지 않더라도 그것이 진실했음을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면책이 되게 하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판례다. 따라서 언론사는 어떤 내용을 보도하기 전에 그것이 진실인지 여부를 최대한 조사해서 합리적 자료에 의해 보도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한 경우에는 언론사도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명예훼손의 면책요건은 언론종사자 뿐만 아니라 소규모 집단의 구성원에게도 적용된다. 예를 들면,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사무소의 공금횡령 등의 비리를 주민들에게 폭로하는 경우, 대학교의 학생들이 재단의 업무상 비리를 학생들에게 알리는 경우 등은 바로 주민, 학생이라고 하는 그 집단의 구성원의 공익에 관련된 내용으로서 그 내용이 진실하거나 설령 진실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진실하였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충분하다면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명예훼손은 모욕과는 다르다. 모욕은 구체적인 사실을 말하지 않고 단지 욕설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이로 인해 불쾌하게 될 지라도 이것으로 명예가 훼손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는 다같이 형법상 처벌을 받지만 모욕죄의 처벌이 더 가볍다. 명예훼손이나 모욕은 다같이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손해배상액수가 모욕의 경우에 더 적게 인정된다. 또 명예훼손의 경우에는 뒤에서 설명하는 바와 같이 금전적 손해배상청구이외에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반론보도 등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에 출판금지가처분 등 가처분신청이나 정정보도신청 등 구제방법이 다양하다. 그러나 모욕은 주로 손해배상청구만 가능하다. 명예훼손의 경우에 이와 같이 형사상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제기할 수도 있고, 민사적 구제(정정보도, 반론보도, 손해배상청구 등)만 청구할 수 도 있다. 형사적인 명예훼손죄와 민사적인 명예훼손은 성립요건을 달리하며 후자의 민사적 요건이 훨씬 완화되어 있기 때문에 형사적으로 명예훼손죄가 무혐의나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더라도 민사적으로 명예훼손의 불법행위는 성립되는 경우가 많다. 선진국에서는 명예훼손은 형사문제보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금전적 배상을 받는 민사적 구제로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난히 명예훼손의 경우 형사적 문제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실제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러한 형사적 해결에 의존을 하는 것은 민사상 손해배상액수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형사적 해결은 민사상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고, 때로는 합의를 위한 압박수단으로 선택되기도 한다. 명예훼손의 형사적 해결방안은 사실 바람직한 해결은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언론인의 입장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기관이나 힘있는 기관의 실력자가 자신에 관련된 비판적 보도를 문제삼아 함부로 명예훼손으로 언론인들을 고소한다면, 이것은 언론인들에게 대단한 협박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공무원의 공직행위를 예리하게 감시하고 비판할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어 국민들이 결국 피해를 본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공직자나 공인이 자신에 관련된 보도에 대하여 명예훼손소송을 하는 것을 일반인의 경우에 비해 대단히 어렵게 만들었다. 즉 공직자나 공인이 명예훼손소송을 할 경우에는 상대방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거나 허위일지 모른다는 강한 의심이 가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그대로 보도에 나아간 경우에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은 공직자나 공인 관련보도는 국민의 알권리의 대상이 많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들의 행위와 자질적합성은 예리한 감시 및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에는 아직 이러한 기준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우리의 경우에는 명예훼손소송이 일반시민보다도 힘있는 공직자들이 더 즐겨 이용하는 듯한 추세이다. 작년에 정부여당이, 검사들이, 기무사 장성들이, 줄줄이 자신들에 불리한 보도에 대해 즉각 명예훼손으로 반발하면서 언론사를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국민들로부터 예리한 비판과 감시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명예훼손을 그들에 대한 불리한 보도에 대한 탄압으로 악용한다면 이것은 결국 국민들만 손해를 보게된다. 따라서 우리의 경우에도 공직자나 공인들의 명예훼손 소송은 일반인들에 비해 어렵게 만들 제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명예훼손이 실제 일어나는 구체적 상황을 보기로 한다. 언론이 통상 많이 저지르는 명예훼손 분야가 인터뷰 기사와 범죄사실 보도의 경우이다. 인터뷰 기사는 인터뷰한 사실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 인터뷰를 거부했으나 직접 취재한 것처럼 보도한 경우, 인터뷰 내용과 다른 취지로 보도한 경우가 그 예이다. 인터뷰 기사에 관련해서는 저도 여러 번 피해를 입은 경험이 있다. 본인이 말한 사실과 아주 다르게 왜곡되게 보도된 경우를 몇 번 경험했다. 인터뷰 기사의 왜곡은 특히 여성지의 경우에 심하다. 여성지의 경우에는 인터뷰한 사실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제가 1996년 미국 유학을 갔을 때 어느 여성지 기자가 전화가 와서 몇 마디 인터뷰를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잡지제목에 "배변호사가 남편 두고 미국 떠난 사연"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제목만 보면 마치 본인과 남편사이에 문제가 있는 것인 양 느낌이 들게 만들어놓았다. 내용은 한 술 더 떠, 본인은 한번도 스키장이나 골프장에 가 본 일이 없는데 그 여성잡지는 제가 "스키장과 골프장에 다니며 주말을 즐긴다"고 표현이 되어 있었다. 그밖에도 인터뷰 관련해서 제가 입은 피해는 그 동안 한두 번이 아니다. 여하튼 인터뷰는 함부로 할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로 여성잡지 인터뷰는 한사코 사양한다. 공무원인 저의 남편도 이런 기사로 피해를 입었다. 여러 번 피해를 입고도 제가 소송을 하지 않은 이유는 정말 '귀찮아서' 이다. 변호사인 나 자신도 자신의 일과 관련하여 직접 소송을 하는 것이 귀찮고, 돈이 들고, 시간이 걸리며 고통을 또 입게 되며, 다시 재론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에 오르는 것이 싫어서 그만두었다. 물론 더 심각한 것이었다면 참지 않았을 것이다. 범죄보도와 관련하여 언론이 명예훼손을 저지르는 경우를 보겠다. 범죄보도는 원칙으로 익명보도의 원칙이다. 즉 형사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피의자나 피고인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른다. 따라서 수사단계에서 어떤 사람이 어떤 범죄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든지, 기소가 되어 재판 중에 있어도 그 사람의 이름을 밝혀도 안되고,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주위사정으로 보아 누구인지를 알아챌 수 있도록 보도해서는 안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그것은 공공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형사사건의 경우에는 수사단계나 형사재판과정에서 실명으로 보도할 수 있다. 공인이나 공직자들이 저지른 범법행위나 흉악범이나 탈주범과 같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사회구성원의 관심이 높은 사건에서는 공익성이 인정되어 실명보도가 허용된다. 하지만 실명보도를 하더라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그것은 형확정전 무죄추정의 원칙이 여전히 적용되므로, 수사단계나 재판단계에서는 '혐의를 받고 있는 단계일 뿐이므로' '유죄를 단정하는 듯한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언론이 수사기관의 공식적 보도자료를 통해 보도하는 경우에는 면책 받기 쉽지만, 언론인들이 종종 저지르는 실수는 공식적 수사기관의 브리핑에서가 아닌 개인적 친분에 의해 경찰이나 검사한테서 수사정보를 미리 알아내어 더 이상 확인취재를 하지 않고 일방적 수사기관의 입장에서 범죄사실을 보도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실명으로 보도할 경우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강하다. 수사기관도 원칙으로 피의 사실을 함부로 공표해서는 안된다. 수사단계의 정보를 함부로 기자들에게 흘리거나 정보를 제공하여 편파적 보도를 하게 만들었다간 피의자로부터 수사기관도 '피의사실공표죄'로 고소를 당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수사기관도 충분한 객관적 물증을 확보하고, 세인의 이목이 집중된, 공익 관련된 중요사건에서 수사기관이 공식적 브리핑 절차를 통해 언론보도를 한 경우에는 '피의사실공표죄'가 면책된다. 기업체의 사업과 관련하여 허위사실이 보도된 경우에는 "신용훼손죄"로 처벌되고, 신용훼손으로 인한 민사상 불법행위가 별도로 성립한다.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중소기업체의 사업이 망한 예도 많다. 어느 회사의 제품에 대하여 경쟁사 기업 측의 조작된 자료만에 의거하여 일방적 보도를 함부로 할 경우 매스컴의 전파성과 공신력으로 인하여 그 기업이 쉽게 도산하게 된다. 저는 현재 이런 유형의 사건을 하나 맡고 있다. 명예훼손은 영미법상 커먼로의 전통으로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제도이다. 반면 프라이버시권은 20세기 초에 황색언론에 의하여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경우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생긴 신종권리이다. 미국은 헌법에 명문규정이 없는데도 헌법상 권리로 판례가 인정하고 있고, 우리는 헌법에 사생활권리라는 명문규정이 있다. 프라이버시의 종류에는 보통 4가지가 있다. 첫째: 사생활 영역에 대한 부당한 침해, 둘째: 난처한 사실의 표현, 셋째: 오해를 낳게 하는 표현, 넷째: 성명 또는 초상의 영리적 사용이 그것이다.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의 차이는 사생활침해는 타인에 대한 평가저하를 초래하지 않더라도 사생활이 침해된 자체로 불법행위가 된다는데 있다. 또 사생활 침해는 명예훼손과 달리 내용이 진실하다고 하여 바로 면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생활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은 명예훼손과 달리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로 해결되기 어렵고, 침해즉시 피해는 성립되어 금전배상으로 보통 해결된다. 그런데 사생활 침해와 명예훼손은 때로는 엄격한 구분이 어렵고 겹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난처한 사실의 표현이나 오해를 낳게 하는 표현은 그로 인해 개인의 인격상을 왜곡시키거나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켰다면 명예훼손도 동시에 성립되는 것이다. 초상권침해도 종종 문제된다. 이것은 별도의 권리로 주장하기도 하지만, 사실 초상권 침해는 사생활침해의 한 유형이다. 초상권 침해의 유형에도 개인의 동의 없이 사진을 촬영하여 사용한 경우, 동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왜곡시켜 사용한 경우, 다른 매체의 사진을 허락 없이 무단으로 전재한 경우, 아무관계 없는 부정적 기사에 타인의 사진을 실은 경우 등 여러 형태가 있다. 사생활 영역에 대한 침해는 가정집과 같은 개인의 사적인 공간 안에 물리력으로 침입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몰래카메라나 망원경과 같은 도구나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형태의 침입도 사생활 영역에 대한 침해로 인정된다. 사생활 영역에 대한 침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심히 불쾌한 경우여야 인정된다. Investigative Journalism과 같이 요즘 기업체의 비리 폭로를 위해 언론이 수사기관을 흉내낸 사생활 침입형 몰래카메라 취재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에서도 이런 것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종종 사생활 침해로 인한 소송을 제기 당하는데, 그러한 프로그램의 성격이 공익을 위한 것이지만 목적이 공익이라고 하여 주거침입이나 사생활 침해적 수법과 같은 수단적 행위가 모두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MBC등 방송국이 몰래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한 장면을 본인이 동의 없이 방송했다가 사생활 침해로 소송을 당하여 손해배상금을 물어준 예가 있다. 난처한 사실의 표현은, 예를 들면 에이즈 감염사실이나 성전환 사실, 성형수술을 받았거나 사생아라는 사실 등 개인이 숨기고 싶어하는 사적인 사실을 본인의 동의 없이 폭로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물론 이러한 당황할 내용의 사생활의 폭로가 사생활 침해가 되려면 공공의 정당한 관심사항이 아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오현경양의 섹스비디오는 본인의 동의 없이 누군가에 유출되어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올려져 대중에게 급속히 전파되었다. 그 섹스비디오 내용은 오현경양이 애인과 침실에서 성행위를 한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사적영역에 해당하는 일이다. 그것이 상업목적으로 배포용으로 촬영한 것이 아닌 한, 이것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사생활 영역이다. 아무리 팬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볼 권리가 없으며, 애인과의 사적인 성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은 대중의 정당한 관심사항이 전혀 아니다. 그런데도 대중들이 너도나도 인터넷 동영상을 다운받아 본 행위는 사생활 침해에 가담한 범죄행위와 같다. 그리고 언론도 그녀의 실명을 밝힐 아무런 권리가 없다. 이것은 개인의 지극히 당황할 만한 사적인 사실의 폭로다. 누군가 자신들의 성생활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하여 대중에게 공표했다고 생각해 보라. 언론은 그 비디오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도록 보도해서는 안되었다. 이를 보도한 언론사 모두 그녀에 대해 사생활 침해에 대한 책임을 진다. 대중의 정당한 관심사항이 뭔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대중들이나 이를 부추긴 언론의 무책임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사건을 수임하기를 원했으나 이루어지지 는 않았다. 사생활 침해의 또 하나의 유형으로 오해를 낳는 표현이 있다. 이것 또한 언론이 종종 저지르는 잘못이다. 예를 들면 이화여대 앞에 걸어나오는 여학생들을 동의 없이 촬영한 후 이를 "돈의 노예들"이라는 제목으로, 이화여대생을 비난하는 내용의 기사에 사용한 경우, 압구정동을 걸어가는 젊은이들의 사진을 촬영하여 "유흥에 물든 젊은이들"이라는 기사와 함께 사치, 향락에 빠진 젊은이들의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에 사용한 경우 등이다. 비록 그 사진하단에 "이 사진은 본 기사와 하등 관계가 없습니다"는 문구를 삽입했다고 하더라도, 부정적 내용의 기사와 함께 동의 없이 그 사진을 사용하였다면 이는 사생활침해에 해당한다(초상권 침해도 물론 이루어진다). 이로 인해 인격상을 왜곡 당하게 되면 동시에 명예훼손도 성립한다. 타인의 성명과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종종 유명인의 성명이나 초상을 광고에 이용하는 경우이다. 유명인을 닮은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대중이 그 유명인으로 오해를 하게 된다면 이는 그 유명인의 초상권 내지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 명예훼손에 대한 피해를 당한 자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먼저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나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것이다. 반론보도는 피해자의 주장을 실어달라는 말 그대로 반박기회를 부여받는 것이지, 그 기사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정정해달라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은 정정보도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 합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피해자는 법원에 반론보도와 정정보도,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 방송이나 잡지 등 명예훼손적 보도가 심각한 경우 사전에 이를 제지하는 가처분 신청이라는 것도 있다. 법원은 간혹 방송금지 또는 잡지발행, 배포등 가처분을 받아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침해가 크기 때문에 잘 받아주지 않는다. 사생활 침해의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구제방법은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주된 방법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는 금전배상청구는 안되기 때문이다. 결국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는 그 해결점이 종국적으로는 금전에 의한 배상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피해자 입장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점이 바로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배상액이 너무 적다는데 있다.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은 경제적 손실에 대한 재산적 배상은 거의 인정되지 않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해결되는데, 정신적 배상에 대해 우리나라 법원은 너무 인색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은 검사 등 공직자나 유명배우와 같은 경우에 1억대 판결이 나오지만, 개인의 경우에는 평균 1-2천만 원이 고작이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배상액이 징벌적 배상이란 것이 있어서 평균 150만-200만 달러(15억-20억)가 선고되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경우에는 정말로 위자료가 여간 적은 게 아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사이버상에서 저질러지는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전 백지연씨 사건이나 오현경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사이버상의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오프라인 언론에서 법적 구제방법으로는 효과적인 대처가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오현경씨의 섹스비디오 동영상은 디지털화 된 것이어서 수백만의 사람들이 각자 원본을 소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를 회수하여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배포금지가처분의 방법으로 이를 막는 것도 불가능하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음란한 영상이나 타인의 명예, 사생활 침해 등의 내용이 전송되는 경우 정보통신제공사업자가 이용자의 ID를 정지시킬 수 있지만, 인터넷상의 전파력은 동시다발적이어서 도저히 이러한 개별적 이용자의 ID 정지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또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에 가담한 이용자를 색출해내는 일도 쉽지가 않다. 남의 ID를 도용하거나 외국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갑자기 급성장한 디지털기술과 사이버스페이스 상의 언론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에 대해 법은 효과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가 최대의 난제가 될 것이다. 인터넷상의 문제는 사실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 문제보다 음란물의 유통이 더욱 심각하다. 법적으로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도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이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현대인은 갈수록 명예와 사생활의 보호가 중요한 법익으로 여기게 되었다. 일상생활에서 내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도 될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보통 시민, 학생, 어린이까지 누구 나가 언론의 공급자 역할을 하게 되면서 이제 나의 말과 글,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의 명예나 사생활 침해를 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오늘은 이 분야에 대하여 전문지식이 없는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명예훼손과 사생활 침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이며, 법적으로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하는데 대하여 기본적인 컨셉 정도를 전달한 것으로 이 강의의 의미가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오늘의 강의가 바탕이 되어 이러한 권리개념에 대해 여러분들이 약간이나마 상식을 넓히고, 앞으로 '나의 글과 말, 행동이 타인의 명예와 사생활 침해를 하지 않는지' 되돌아보면서 역지사지의 자세로 신중하게 행동하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 모두 보다 성숙한 시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