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형태와 색은 어디로부터 와야 하는가

제가 자동차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오늘 강의 내용이 자동차와 관련된 것이리라 기대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자동차 얘기는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자동차에 관한 모든 아이디어들이 반드시 자동차와 관련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창의력에 기본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창의력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 창의력은 다양성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문화의 다양성이나 자연의 다양성 그리고 여러분들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온다고 봐야합니다. 아름다운 장소에서 자랐거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자란 분들이 문인이나 예술인이 되듯이 다양한 문화, 아름다운 문화를 접했을 때 창의력이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다가오는 새 천년을 'all or nothing'이라고 표현합니다. 1등은 생존하고 2등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다가오는 세기에는 은메달이 없습니다. 오직 1등만이 모든 것을 영위하고 대중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쟁사회에서 우리가 이겨나갈 수 있는 방법은 굳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여러분 모두 아실 겁니다. 창의력 즉, 디자인으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디자인은 창의력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우스개 얘기입니다만, 어느 생물학자가 벼룩에 대해서 연구를 했습니다. 벼룩을 테이블 위에 놓고 뛰라고 하니, 벼룩이 이만큼 뛰었습니다. 이번에는 다리를 하나 자르고 뛰라고 하니, 아까보다는 높이 뛰지 못했어요. 다리를 잘라가며 실험을 하는 동안, 다리가 모두 없어진 벼룩은 결국 점프를 못했습니다. 그러자 과학자가 보고서에 뭐라고 썼냐 하면, 벼룩은 다리를 자르면 귀가 먹는다. 우스운 얘기이지만, 이처럼 우리들 또한 많은 가능성을 부모님이나 학교로부터 가위질 당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사람을 두 가지 부류로 나눈다고 하는데, 하나는 확장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수렴적 사고를 가진 사람입니다. 확장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늘 주위가 산만하고 하고자 하는 욕구가 많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확장적 사고를 가진 아이에게 이것 하지 마라, 저것 하지 마라 해서 가위질을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면 선생님이 자릅니다. 이런 환경에서 좋은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는 암기를 잘하는 수렴적 사고를 가진 얌전한 아이입니다. 그래서 이 사회는 암기를 잘하는 사람이 리드하는 사회가 되어 있는 겁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정치, 경제를 막론하고 모든 분야에서 암기를 잘하는 사람, 즉,수렴적 사고의 사람들이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반면에 확장적 사고를 가진 아이는 괴짜로 취급당합니다. 물고기 잘 잡고 나무에 잘 올라가고 진흙 가지고 잘 노는 아이들은 단순히 공부 못하는 아이로 빛을 못 보잖아요. 그러나 확장적 사고를 가진 아이들이 정말로 창의력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그 아이들이 바로 여러분인 거지요. 그런 사람들이 대우를 받는 환경이 되어야만, 21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을 어떻게 접근하고 분류해 나갈 것인가? 21세기의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아까 얘기했듯이 all이 되고 nothing이 안되겠는가? 하는 문제를 알아보기로 하죠.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는 슬라이드는 5가지로 구분이 됩니다. 처음 네 가지는 디자인의 분류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색에 관한 슬라이드입니다. 우선 어의적 표현의 디자인으로 말의 뜻과 같은 형태의 디자인입니다. 그 다음은 비용 절감을 위해서 자꾸 벗겨나가는 해체적인 디자인과 생태학적 근거로부터 유추하는 생태학적 디자인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생태학적 디자인은 최근에 가장 두드러지게 연구되는 테마예요. 그리고 여러분이 좋아하는 미래사회의 사이버틱한 사이버디자인입니다. 이런 디자인의 분류를 보시고, 마지막으로 색은 어디로부터 오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첫째로 어의적 디자인입니다. 이것은 프랑스의 유명한 향수병입니다. 향수병의 몸체는 여자의 몸매 와 같고 헤어스타일은 3, 40년대의 헤어스타일을 닮았지요. 지금도 생산되는 향수병입니다. 다음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카르티에 향수병으로 하트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1930년대 향수병 디자인인데, 나비로부터 얻어낸 겁니다. 즉 향수는 바로 나비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들어진 거예요. 이것은 바람에 날리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형상화한 향수병 디자인입니다. 천사가 들고 있는 샹들리에 디자인입니다. 이것은 프랑스 바카라 회사의 크리스털 제품입니다. 자동차의 가스등을 연상시키는 헤드램프죠. 그 다음은 한눈에 알 수 있듯 스프링 형태의 디자인입니다. 이번에는 광고를 하나 보실 텐데, 이것은 모든 교통사고의 40%가 척추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포스터입니다. 척추 뼈의 구성을 하나하나 자동차로서 끌고 나갔습니다. 다음은 영국 어느 회사의 명함으로, 그 회사의 마크는 3i입니다. International Investment Incorporator라고 해서 이니셜에 i가 세 개 포함됩니다. 그런데 i의 점 대신에 사람의 눈동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들 잘 아시는 IBM의 상징인데, 이것을 한번 본 사람은 IBM을 쉽게 잊지 않습니다. Eye=I, bee=B의 뜻이지요. 계속해서 학을 이용한 의자의 디자인과 펠리컨의 주둥이를 형상화해서 디자인한 일본 회사의 절단기입니다. 다음은 가스 경보기인데, 가스의 파란 불꽃을 형상화시킨 디자인입니다. 또 조개의 단면을 자른 것처럼 24시간을 나선형으로 만든 시계입니다. 지금은 보편화된 가방과 컴퓨터 노트북이지요. 그걸 가방으로 연상시켜서 디자인해서 풀어나간 부분입니다. 지금까지 보신 것이 어의적 디자인입니다. 말의 뜻과 같은 디자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의 호수가 유명하여 꽃병회사에서 핀란드의 호수의 평면을 이용해서 꽃병을 만든다든지, 우유팩회사에서 젖소의 얼룩무늬를 연상시키도록 우유팩을 만들 때, 이런 것을 어의적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둘째로 해체적 디자인이라는 것은 불필요한 장식 부분을 모두 없애고 중요한 부분만 남기는 겁니다. 형태를 벗겨나가는 것이죠. 만약 회전손전등을 디자인한다면 회전손전등의 외형적인 장식을 모두 벗겨버리고 밧데리 반사경, 램프, 전깃줄만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가장 저렴하고 간편한 디자인이 되는 거지요. 아마 여러분들은 1900년대 초 독일의 월터 그로피우스에 의한 바우하우스 운동을 배우셨을 겁니다. 또 그 당시에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문구도 보셨을 거예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문구는 그 당시에는 맞는 말이었습니다. 지금은 디자인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해체적 디자인의 많은 부분이 이에 해당됩니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해체적 디자인에 능숙해져 왔습니다. 이건 뒷동산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를 그대로 이용해서 만든 지게입니다. 지게는 나무 생김새 Y자를 그대로 사용하므로 못을 박지 않습니다. 또 받침을 볏짚으로 엮어서 등과 지게간의 쿠션 역할을 하는 부분을 만듭니다. 어쩌면 가장 단순화된 운송기구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음은 경상도 산골에서 제가 찍은 디딜방아입니다. 소나무를 잘라서 방아를 만들고 아낙네들이 Y자 부분을 밟아서 힘의 작용점을 삼아 곡물을 찧는 거지요. 이것도 아주 단순화된 방아의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이것은 온양의 민속관에서 본 농기구들의 형태입니다. 지극히 기능적인 부분만을 강조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비행기를 멋있다거나 혹은 예쁘다고 얘기합니다. 그 이유는 쓸데없는 장식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새가 예쁘다고 하는 것도 새가 기능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만을 가지고 있어서입니다. 삼지창과 같은 포크의 형태도 아주 단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절구 또한 그 모양을 보면 한번도 사용해 보지 못한 사람도 그 기능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한테 오늘 강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이건 디자인 활동을 하면서 항상 머리에 염두해야 할 사항입니다. 여러분들이 듣고 있는 라디오는 1912년엔가 마르코니에 의해서 발명되었습니다. 그 라디오의 발명은 엄청난 획을 긋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이 부분을 꼭 알아두어야 합니다. 우리가 문화의 어느 부분에 와 있고, 또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문화가 무엇인지 알아야 되는 거지요. 마르코니가 라디오를 발명한 때를 기점으로 해서 그 이전을 유리상자시대라고 합니다. 유리상자라는 것은 형태를 보면 기능을 알 수 있습니다. 절구통을 보면 곡물을 넣고 찧는 물건이라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어서, 아주머니들이 특별한 학습을 받지 않아도 금방 사용할 수 있지요. 절구의 사용설명서를 본 적 있나요? Instruction manual이 없는 도구입니다. 투명한 유리상자 속을 보듯이 형태를 보고 기능을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마르코니의 라디오가 발명된 이후 기계들이 점점 복잡해집니다. 단순하던 절구가 믹서기로 바뀌었잖아요. 믹서기를 시골 아낙네가 그냥 쓸 수 있습니까? 믹서기는 사용설명서를 읽어야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컴퓨터도 학습을 해야지만 조작이 가능하고 3D 모델을 만들어 전개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된 부분을 검은 상자의 시대라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검은 상자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겁니다. 형태를 보아도 기능을 이해 못하는 거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평균연령이 7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920년대에는 평균수명이 40세가 안되었는데, 이제는 사회복지도 발달하고 많은 위험요소들이 제거되면서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회가 노령화사회, 고령화사회로 들어가므로, 모든 것이 단순화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여러분들도 집안에 있는 텔레비전 리모콘이 복잡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ON/OFF만 있거나 채널만 있으면 되지, 예약녹화나 취침기능 등 복잡한 것은 필요없습니다. 옛날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겁니다. 그 시점이 바로 지금입니다. 앞으로의 디자인은 단순해야 합니다. 유리상자를 놓고 생각해야 합니다. 형태를 보고 기능을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 제품이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디자인을 복잡하게 만들면 경쟁에 져서 이윤을 낼 수 없습니다. 문화의 사이클 속에서 현재는 블랙박스 속에 와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유리상자로 회귀하고자 하는 갈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디자인에 많이 나타나는 것이 리트로(Retro) 현상입니다. 리트로라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합니다. 이대로 간다면 다음 세기는 글래스박스를 향한 세기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해체적 디자인의 예로 하나의 장갑차를 보여주고 있는데, 장갑차는 장식이 없이 모든 부분이 꼭 필요한 것으로만 되어 있지요.. 해체적 디자인은 건축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잉카문명을 보면, 잉카사람들은 협곡을 건널 때 협곡 주변에 자생하는 풀로 밧줄을 만들어 가지고 건너갑니다. 그 다리를 현가다리, 영어로는 Suspension Bridge라고 하는데, 이 다리야말로 해체적 디자인의 하나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에 있는 풍차(windmill)입니다. 캘리포니아는 지형적으로 태평양 기류 때문에 LA의 공해가 빠져나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LA 남쪽에 넓게 트인 데가 있어, 그곳으로 엄청난 양의 바람이 흘러갑니다. 그 계곡에다가 만든 것이 풍차입니다. 수만 대가 사막지역에 마치 나무처럼 이어져 있어, 그 바람으로부터 동력을 얻어냅니다. 그 동력에는 장식적인 요소가 필요 없지요. 지금 보시는 것은 초창기에 만들어졌던 날개 세 개 짜리 풍차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가장 최근의 모델입니다. 세 날개가 다시 날개 두 개로 되어 버렸습니다. 날개 두 개 다음에는 뭐가 되겠습니까? 아마 하나가 되겠지요. 그런데 반대로 가는 게 있습니다. 면도날입니다. 옛날에는 면도날이 하나였는데, 질레트가 두 개로 만들었지요. 다음에는 날을 세 개로 만드니 오히려 더 잘 깎여 얼굴을 자유자재로 해줍니다. 이는 반대로 가고 있는 거지요. 만약 누군가 저에게 회사를 그만두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생태학 쪽을 연구하겠다고 말하겠습니다. 디자이너나 과학자들, 책에서는 크리에이터라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연구를 하다가 문제에 봉착하게 되면 그 문제는 이미 생태계에서 오래 전에 겪었던 한 부분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연구하다가 문제에 부딪치면 이미 식물계나 동물계가 진화하면서 오래 전에 겪은 문제를 이제야 인간이 겪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수가 없는 거지요. 자세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여러분 이건 파리입니다. 가죽점퍼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그 옷을 똥파리 패션이라고 합니다. 파리의 머리부분을 보면 얼마나 잘생기고 얼마나 멋있습니까? 나중에 항공기가 나오지만, 제트엔진의 intake hole이 파리의 부분, 게딱지의 부분과 아주 닮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색도 마찬가지지요. 보석디자인을 아무리 잘해도 자연의 빛깔보다 아름다운 디자인을 할 수가 없지요. 근접 촬영을 하면 더 아름다운 색깔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종교단체에서 생물학자한테 딱정벌레에 대한 연구를 하라고 맡겼습니다. 연구가 끝난 후 그 종교단체에서 당신은 딱정벌레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뭐를 느꼈는가하고 물었습니다. 종교가는 당연히 하나님 말씀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생물학자는 신은 유독히 딱정벌레만은 사랑하셨습니다 라고 대답했답니다. 딱정벌레는 종류가 3만 3천 종입니다. 지구상에 이렇게 많은 딱정벌레가 있다는 것은 아까 말한 다양성과 같습니다. 다양성이 창의성을 낳는다는 것은 딱정벌레로부터 유래할 수 있는 이론입니다. 조물주에 의해서 딱정벌레가 만들어졌을 때는 하나의 종이었을 텐데, 시간이 흐르면서 주위의 환경에 적응하다 보니 다른 종으로 계속 변종이 이루어진 겁니다. 그렇게 계속 진화되다보니, 현재는 딱정벌레가 3만 3천 종으로 늘어난 거죠. 그래서 생태학자는 신이 딱정벌레만을 너무 편애를 했다고 한 겁니다. 이러한 지구상에 모든 자연의 다양성이 창의력을 낳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닥친 현실하고 똑같은 문제지요. 이것은 땅콩을 형상화한 생태적 디자인입니다. 안의 구조물은 알미늄으로, 표면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두 개의 구체가 만난 땅콩의 형체입니다. 다음은 도마뱀입니다. 도마뱀은 천정을 이동하는데 천정면에 붙어서 갑니다. 그 도마뱀의 발바닥을 이용해서 신발 바닥을 디자인합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도 도마뱀처럼 거꾸로 걸을 수는 없는 거지요. 이건 BMW의 모터사이클입니다. 좌우대칭의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첩하고 경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험으로부터도 도망갈 수 있습니다. 반면에 좌우대칭이 아닌 달팽이나 우렁이는 하느님이 갑옷을 주었지요. 좌우비대칭인 달팽이는 1m을 가는 데 여러 시간을 소비해야 합니다. 오토바이가 빠른 것은 좌우대칭이기 때문입니다. 좌우대칭인 자동차가 오토바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운전자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입니다. 달리는 속도가 있는데 인간이 그것을 운전하는 데 한계점이 있는 겁니다. 만약 자동차도 운전자가 한가운데 앉아서 운전을 한다면 메뚜기나 새처럼 나를 수도 있을 겁니다. 이처럼 생태계에서도 좌우대칭인 것은 빠르고 좌우비대칭인 것은 느리다는 겁니다. 이것은 게로, 가운데 보이는 큰 부분이 생식기 부분입니다. 게장을 담기 위해 그 뚜껑을 열려고 하면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숟가락으로 뚜껑을 열면 게는 바로 죽습니다. 게를 뭐라고 합니까? 절지동물이지요. 모든 탐사기의 다리들은 절지동물의 다리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합니다. 지구가 멸망하면 최후까지 살아남는 것은 인간이 아닌 절지동물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구상에 가장 많은 생물이 절지동물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깊은 바다 속에 사는 것이 게입니다. 심해에 살기 때문에 조물주가 그 압력을 견디라고 단단한 게딱지를 준겁니다. 반면에 게는 있어야 할 곳에 있습니다. 모든 부품들이 착착 접으면 그 자리에 들어갑니다. 게눈 감추듯이 뚝딱 해치운다는 말이 있는데, 게 눈도 그 자리에 쑥 들어갑니다. 들어가는 장소가 마련이 되어 있어요. 시계의 내부도 게가 가진 속성과 같습니다. 많은 부품이 집합으로 같이 공존하면서도 각자 있어야 할 곳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자동차 엔진의 공기 들어가는 부분을 자른 겁니다. 공기가 들어가는 부분에 초속 100m의 공기가 유입되는데, 초속 100m면 굉장히 엄청난 거지요. 또 이것은 미그 15기의 에어 입력 부분인데, 엄청나게 잘 생겼습니다. 여러분들은 게의 입 부분을 보시면 저 비행기를 연상하시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풍나무열매입니다. 열매를 몇 가지로 구분하는지는 생물학자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열매를 구분하는 것 중에는 크게 건과와 액과가 있습니다. 밤은 율과로 나누어집니다. 또 이 단풍나무의 열매는 깃우(羽)자를 써서 우과라고 합니다. 이 우과의 열매는 겨울이 되어도 다른 장소로 이동하지 않고 붙어 있는 부분입니다. 아주 가냘프게 붙어 있지요. 저것이 프로펠러의 원조가 되는 겁니다. 저것을 우물에 한번 떨어뜨려 보세요. 그러면 한참만에 떨어지면서 계속 돌아갑니다. 저 날개의 단면을 그리면 프로펠러의 단면과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는 사람 손의 원리를 이용한 영국의 워털루 스테이션의 설계입니다. 사실 사람의 손처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없잖아요.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거나 승객들이 갈아타거나 하는 모든 것이 손의 기능을 따른 겁니다. 건축가 하면 스페인의 가우디를 연상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 가우디만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건축가 중에 Jujol이라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유명한 건축가들이 스페인에서 나왔지요. 칼라 트라바라고 여러분 아실 거예요. 칼라 트라바의 아이디어 스케치입니다. 다리를 이렇게 했을 때 물론 돈은 많이 들지만, 얼마나 아름다워요. 인체가 양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이지요. 보여지는 것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 Laguole에서 전통적으로 만들어지는 유명한 'Laguole'상품의 칼로써 여러분들이 하나쯤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든든한 칼이지요. 물론 과도 등 좋은 용도로 쓰라는 말입니다. 저 칼을 보십시오. 칼의 형상도 절지동물의 부분을 이용해서 만든 겁니다. 칼 속에도 우주가 있습니다. 자동차만큼 복잡합니다. 안에 스프링이 있고 여러 가지 기능으로 되어 있지요. 절지동물의 기능을 이용한 칼입니다. 칼 속에 매미가 있고, 나폴레옹의 모자가 있습니다. 이것은 수년 전에 저희가 밀라노에 있는 어느 대학원과 합작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동차의 인테리어를 단순하게 해 고령화된 사회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겠는가? 인간은 좌우대칭이지만 자동차는 좌우대칭이 아니므로 보다 민첩하게 운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는가? 새처럼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없겠는가? 그런 것을 테마로 한 부분입니다. 보시면 운전대가 둥글지 않고 이상하지요. 저건 손을 쭉 뻗는 형태로 위급상황을 감안해서 만든 겁니다. 요즘 나오는 마운틴 바이크의 많은 부분들의 크랭크 축이 원이 아닙니다. 페달을 밟기 때문에 그 궤적을 그려보면 원이 찌그러져 있습니다. 또한 자동차의 계기 부분은 사람의 혀로부터 아이디어를 끄집어냈습니다. 이것도 생태적 디자인입니다. 사람의 혀는 단맛, 쓴맛, 신맛을 구분하게끔 되어 있지만, 혀의 중앙 부분은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것은 단맛과 쓴맛이 섞이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지요. 그러면 운전석으로부터 가장 위급할 때 쓸 부분이 어디냐? 그 부분을 단맛으로 하고 그 다음 부분을 쓴맛 이런 식으로 운전석을 중심으로 위험 요소들을 해결할 방법을 나누어 놓은 겁니다. 그리고 구멍들이 보이실 텐데 공기를 조절하는 겁니다. 그 구멍은 사람의 땀구멍에 비교하시면 됩니다. 땀구멍을 모니터링을 해보면 땀이 먼저 나는 부분이 있고 늦게 나는 부분이 있지요. 인체에 땀구멍을 크게 해놓고 아닌 것은 적게 해놓고 이렇게 생태학적인 근거를 두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병마개를 따는 오프너가 어디서 왔냐면 박쥐로부터 온 겁니다. 박쥐는 발톱 하나를 동굴청정 돌틈에 걸고 겨울잠을 자는데, 그 발톱의 원리가 오프너가 된거죠. 또 요즘 산에 가보면 도깨비 가시 같은 것이 잔뜩 붙지요. 그건 그것들이 나름대로 접착할 수 있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걸 확대해 보면 낚시바늘의 끝처럼 되어 있어서 동물에 붙어 타 장소로 이동하는 겁니다. 이런 원리에서 의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벨크로를 만든 거지요. 이 벨크로의 고안은 20세기의 10가지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볼펜의 용수철 또한 나무로부터 온 것입니다. 나무는 성장하면서 가지들이 나오는데, 가지들이 서로간에 비켜줍니다. 너도 햇빛을 받아라 그래가지고 공간을 비워주면서 그 가지의 궤적이 용수철이 된 것입니다. 버섯으로부터 온 아이디어들은 많지요. 우산도 그 중의 하나이고 특히 건축에서 많은데, 천으로 만든 엄청나게 큰 컨벤션홀입니다. 맨 위에 있는 것이 공기 조절장치이지요. 건축에서도 보면은 새의 뼈를 이용한 골조로 만든 건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파리에 있는 월드컵 스타디엄과 런던에 있는 밀레니엄 스타디엄, 상암동에 짓고 있는 월드컵돔 등 이 세 건물을 보면 생선 가시가 생각나지요. 이것은 Palm tree입니다. 팜트리는 바람에 꺾이지 않아요. 왜냐면 부채처럼 접혀 있기 때문에 꺾이질 않습니다. 이 잎사귀가 항공기 동체에 응용된 경우를 설명토록 하겠습니다. 1930년 생산된 독일 Junkers비행기는 일정한 고도만 올라가면 기압을 견디지 못하고 동체가 찌그러지는 사고가 생기곤 하였습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엔지니어는 Palm tree 잎을 생각하게 되었고 동체 판넬을 비행 수평 방향으로 부채살 같은 골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결과, 높은 고도에서도 에너지를 문제없이 견뎌내고 열료 소모도 줄이는 지혜를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판재들은 이것으로 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것은 프랑스 바카라의 크리스털 받침대로 나뭇가지를 이용한 것입니다. 다음은 프랑스 디자이너 Philip Stark의 작품인 스툴 의자입니다. 1992년에 생산된 알루미늄 제품으로써 카페에서 씀직하지만, 손님이 오래 앉아 있으면 불편을 느낍니다. 한 5분만 앉으면 엉덩이가 아파서 빨리 나가야 되는 그런 의자지요. 이 디자인의 핵심은 의자에 있는 가시입니다. 하이힐을 신은 여자 손님이 다리를 꼬고 앉아 여기다가 발을 올려놓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퍼질러앉아 있는 것보다 카페의 분위기는 얼마나 멋있겠습니까? 저 디자인에서 가시가 없다면 허전한 디자인이 되지요. 다음에 보실 것은 사이버디자인입니다. Cyber 디자인은 알다가도 모를, 좀 난해한 디자인이지요. 그러나 곧 우리한테 닥칠 평범한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할 그런 디자인입니다. 하나하나가 장난스러워 보이면서도 굉장히 멋있게 되어 있습니다. 문신은 하나의 불건전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하나의 학문으로서, 예술로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쁘게 보면 안되지요. 바디 페인팅의 하나의 표현기법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입니다. 이제는 헤비메탈 만화에서도 평범한 소재 가지고는 시선을 끌지 못합니다. 사이버로 도망을 가야하기 때문에 거기 나오는 표현기법들은 굉장히 훌륭하고 모든 것이 자극적이지요. 이것은 몇 년 전에 완성된 스페인에 있는 Frank Gary의 작품이지요. 티타늄 판넬로 지어진 건물로써 CATIA의 도움없이 불가능했다고 건축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구겐하임 미술관입니다. 이상으로 보신 것이 디자인의 분류방법입니다. 디자인의 분류로써 여러분들은 디자인할 때 어떤 방법으로 근접해 가야할지 스스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저는 대학에 다닐 때 은사님들로부터 그저 책상에 앉아서 그리는 기법만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가끔 그때 생태학적이나 사이버적인 디자인에 접근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더라면 좀더 디자인의 폭이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부터 보실 것은 색에 관한 슬라이드입니다. 새로이 개발되는 안료 명칭을 보면 자연으로부터 옵니다. 코발트, 오팔 등 보석이 아니면 바다, 하늘 이런 자연으로부터 색의 이름을 가져오는 거죠. 많은 분들이 나의 색은 어느 색이야 그러시는데, 그런 분들은 색에 대한 포용성이 없는 거예요. 마치 편식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색은 혼자 독립해 있을 때는 아름답지 않습니다. 주위에서 몰아주는 색이 있어야 합니다. 자연의 색은 모든 색이 조화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인간이 흉내를 낼 수가 없습니다. 신갈나무가 새싹이 나올 때는 파랗지가 않고 빨갛게 나옵니다. 그러다 파랗게 되었다가 단풍이 들 때는 빨갛게 변했다가 다시 어두운 고동색으로 해서 검정색으로 소멸하는 겁니다. 이 번 자료는 나무 이파리와 갈대 잎만을 가지고 엮어 봤습니다. 한번 훑어 보고 자연에서 저렇게 아름다운 색이 나오는구나 하시면 됩니다. 다음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감나무 잎입니다. 가을 단풍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단풍나무가 아니라, 옷나무, 화살나무 그중에서도 변화무쌍한 감나무입니다. 그 화려한 감나무 잎으로 참새를 잡는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초가을 어른 손바닥만한 감나무 잎을 따서, 잡고 싶은 참새 숫자만큼 초가지붕 위에 가지런히 놓은 다음 잎사귀의 한 옆으로 도토리를 구르지 않도록 조심해서 놓고, 막걸리 찌꺼기(술밥이라고도 함)를 뿌려 놓으면 준비는 끝이 납니다. 일련의 작업들은 정오 이전에 끝이 나야만 합니다. 잠시 후 참새떼가 프르르 날아와 술밥을 쪼아 먹습니다. 코스모스도 졸리운 초가을 햇빛 아래 나른함과 함께 졸음이 쏟아지게 됩니다. 마침 도토리를 발견하고는 이내 도토리룰 베게 삼아 깊은 잠에 빠지고 맙니다. 따가운 가을 햇볕에 감나무 잎은 수분을 잃으며 동그랗게 말리게 됩니다. 여러분이 할 일은 해지기 전 바구니에 주어 담는 일뿐입니다. 이런 얘기 거리는 바로 여러분이 추구하는 디자인 속에 숨쉬고 있어야 합니다. 얘기거리 없는 디자인은 결코 정서적이지 못합니다. 이상으로 슬라이드를 보셨는데, 마지막에 보신 슬라이드들은 자연계에서 주변에 있는 잡초들의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드린 겁니다. 색에 대한 개발이나 전개 역시 자연계가 근본이 되지 않고서는 지혜를 얻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