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뇌본시대의 대학교육

여러분! 인생은 좌절의 역사라고도 합니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언저리에는 희망보다 좌절할 일이 많다는 뜻입니다. 여러분같이 젊고 진취적인 학생들도 수많은 좌절을 경험했을 겁니다. 그 가운데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만 잘하면 천재라고 부러워하며 그러한 두뇌가 되기만을 요구하는 부모님의 태도에 좌절해보지 않은 학생이 몇이나 될까요? 설혹 학교에서 우등생이었다 해도 사회의 우등생이 되지 못하는 현실 앞에 또다시 좌절하는 학생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많은 사람에게 좌절을 강요했던 자본주의 또는 인문주의(人文主義)시대는 서서히 막을 고하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 대신 뇌본주의나 영본주의가 들어서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물려받은 재산이 많던가 공부를 잘하는 두뇌들이 대접받고 부가가치를 많이 올리는 시대였습니다만 뇌본사회는 그런 것 없이도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을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이 최고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기회균등의 시대이며 희망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의 지식정보사회는 자기가 서 있을 자리에서 자기 몫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대접을 받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새 시대의 요구이기도 합니다. 오늘 강의 주제가 되는 '뇌본시대'라는 말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빌게이츠'에 의해 태어난 말이기도 합니다. 빌게이츠라는 사람, 학교 다닐 때 학과 공부가 꼴찌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누나는 전교에서 일등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학부모들 같았으면 매일같이 전교 일등 하는 누나와 비교하며 주눅을 들게 하고 좌절을 하게 하여 문제아로 만들었을 것입니다만 빌게이츠의 어머니는 달랐습니다. 공부가 꼴찌인데도 늘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틈만 나면 라디오나 시계 따위를 분해하다 고장을 내는데도 쓸데없는 짓이나 한다고 꾸지람을 한번 하지 않고 '너는 기계에 대한 관심이 많으니 공부에 관심을 갖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오히려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빌게이츠로 하여금 컴퓨터 소프트계의 제왕이 되게 한 원동력입니다. 빌게이츠로 하여금 컴퓨터 소프트계의 제왕이 되게 한 원동력입니다. 빌게이츠 어머니의 이러한 교육철학이 학교의 열등생인 빌게이츠로 하여금 21세기 정보통신시대의 위대한 황제로 군림하게 만든 밑바탕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로 하여금 60억 세계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뇌본시대를 활짝 열어가게 한 것입니다. 저는 우리도 이제 강요하는 관습에서 벗어나 집단이든 개인이든 보다 많은 자율성을 제고시켜 주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갔는데 특이한 담임선생님이 오셨습니다. 그 전 선생님들은 제가 워낙 공부를 못하니까 눈길 한번 안주셨는데 그 선생님은 오신 첫날 생활기록부를 보시면서 제 머리에 콩밤을 한 대 딱 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공부 좀 하게 생긴 놈이 왜 이리 공부를 못했어? 하고 말씀하시더군요. 선생님의 다정하고 신뢰가 담긴 눈빛을 보면서 저는 제 자신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이튿날부터 학교 오는 길이 그렇게 신이 나요. 공부 잘하게 생긴 나, 이런 정도로 자신을 가지고 학교에 가니까 학교에 가는 것도 교실에 들어가는 것도 참 즐겁더군요. 60등 안은 얼씬거리지도 못했던 내가 나중에는 8등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선생님의 그 말씀 한 마디가 결국 제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는 이 현상을 피그말리온, 즉 자성예언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서로 상대방에게 말 한 마디를 하더라도 긍정적인 이야기, 발전적인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 겁니다. 야! 너는 지금 비록 여기 있지만 노력하면 저 멀리까지 갈 수 있어. 이렇게 나아갈 수 있도록 꿈을 향해 밀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떡은 한 입, 두 입 건너가며 작아지고 말은 한 입, 두 입 건너가면 커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비관적이고 주눅 드는 말 때문에 상처 속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잇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분들은 바로 선생님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선생님의 말 한 마디가 젊은 날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건 지금까지의 교육이 그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HOT의 '열 맞춰'의 노래가사를 들으면서 우리 어른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너무 잘못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일률적인 가치관으로 젊은 세대들을 조이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을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발상의 대전환을 하지 않고는 살아갈 길이 없겠구나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젊은이들도 기성 세대에 대한 비판을 하는 동시에 내가 지금 안주하고 있는 이 자리가 진정한 내 자리인가? 내가 하는 일이 진정 내가 해야 할 일인가를 생각해서 미리 미리 여러분의 자리를 정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누구도 우리를 뽑아 내버릴 수 없는 그런 자리에 있어야 됩니다. 남의 자리에 가 있으면 잡초밖엔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장미꽃이라도 그 장미가 화단에 있지 않고 채소밭에 있을 때엔 뽑혀져 버립니다. 제 아무리 소담스럽게 자란 채소라도 화단에 가 있으면 뽑혀져 버리기 마련입니다. 그것은 능력이 있고 없고 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제 자리를 찾아서 제 몫을 해야지, 남의 자리에 가 있을 대는 그건 잡초의 의미밖에는 안되는 겁니다. 따라서 나는 과연 지금 내 자리에서 잡초는 아닌가? 하는 그런 의문을 한 번쯤 던져보고, 그 자리가 진정 내 자리라고 생각될 때에는 거기서 목숨 걸고 한 번 승부를 해보세요. 그리고 저는 여러분들에게 생명존중사상과 함께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는 모두가 너무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가지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존재입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요. 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죽으면 거적에 쌓여서 묻히는 신세밖에 더 됩니까? 그래서 우리는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겁니다. 인권을 존중하고 인격을 존중하자는 것도 결국 생명존중사상과 귀결되는 것 아닙니까? 모두 서로 남의 인격도 존중해줘야 하지만 나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자존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를 아주 소중하게 가꿀 수 있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최소한 내가 나의 주인노릇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자존심이 필요합니다. 뇌본사회는 무엇보다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입니다. 그리고 개성의 발휘는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옵니다. 즉 자존심을 길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주인의식이 철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거창하게 국가에 대한 주인의식이라든지 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높이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주인의식만 강하면 다른 문제는 자연히 해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주인의식만 강하면 성취에 대한 열의도 왕성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호는 언제부터인가 남이 권해야 움직이는 수동적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발전이 느립니다. 빨리 발전하려면 능동적 사고를 가져야 하고 능동적 사고를 갖기 위해서는 남이 권해야 움직이는 인간에서 나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생활, 즉 내가 나의 주인이 되어 나를 지키는 생활,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옛날에 조롱박 장사가 살았는데 이 사람은 밤에 잘 때도 자기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팔다 남은 조롱박을 자기 발목에다 묶고 잤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발을 들어 봐서 조롱박이 있으면 '아 내가 나구나' 나를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좋아하면서 히죽히죽 웃더랍니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보기에는 참 바보스럽게 보였겠지요. 뭐 조롱박을 발에다 묶어 놓고 잠자고 나서는 너무 좋아하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하루는 그 사람이 잘 때 조롱박을 끌러서 다른 사람 발목에 묶어 놨답니다. 그랬더니 아침에 일어나 조롱박이 없어진 것을 안 그 장사치는 나를 잃어버렸다고 그렇게 서럽게 울 수가 없더랍니다. 그러자 옆에 앉았던 친구들이 저 바보, 제가 거기 있는데도 저를 잃어 버렸다며 운다고 얼마나 놀려댔겠습니까. 우화에 불과합니다만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선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는 그 조롱박 장사가 무척 대단하게 보입니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대한민국 젊은이들도 과연 나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조롱박 장사처럼 자신의 정체성을 열심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 우직하게 보일지 몰라도 나는 초소한 자신의 자존심만은 지켜내는 사람만이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의 전통 교육과 사상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교육은 제도교육뿐 아니라 생활의 근간이 되는 가정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제가 기성세대의 가치관을 여러분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요즘 점점 우리의 전통문화와 예절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큰 아픔을 느낍니다. 고리타분한 관습이라 생각하지 마시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속 깊은 의미를 생각해보십시오. 예를 들어 결혼할 때 초례청에서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절하는 것을 천홉이라 해서 하늘 절이라 그랬어요. 아내도 남편도 서로가 서로를 하늘처럼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 인홉이라 해서 어르신에게 세배할 때는 손바닥을 가슴까지 올려 모아 절을 합니다. 사람이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는 겁니다. 그리고 아랫사람들한테 악수를 할 때 손을 가슴 아래로 내리는 것을 지홉이라 하는데 땅처럼 믿는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인사방식도 각각의 의미가 이렇게 다른 예절교육 속에서 인간의 도리를 자연스럽게 깨우쳐 나가게 했던 것이 소위 가정에서 하는 밥상머리 교육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 밥상머리 교육이 없어졌어요. 우리 아이들과 부모가 어르신네들과 식사하는 시간대가 전부 달라요. 같이 앉아서 식사할 시간도 없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3세대형 가족도 별로 없어요. 전부 핵가족이 되어 가지고 어머니, 아버지, 우리 젊은 세대들뿐이지요. 우리는 이러한 전통교육의 의미를 되살려서 예절바르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씨를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전통생활의 계승도 중요합니다. 저는 어느 연구소에서 방부제 만드는 걸 보고 대한민국은 참으로 희망 있는 나라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추석에는 송편을 빚어먹는데 솔잎을 깔고 찌어냅니다. 그리고 며칠동안 남겨둘 것은 따로 솔가지를 깔고 그 위에다 송편을 저장했어요. 그러면 한 1주일 정도는 상하지 않고 늘 똑같은 맛을 유지합니다. 나는 추석 때마다 그런 광경을 보아왔으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넘겼었는데 그런데 어느 연구소에서는 그 솔가지 보관 방법에서 힌트를 얻어 가지고 식용방부제 특허를 내어 로열티를 받고 팔았습니다. 조그마한 일 같지만 거기에는 엄청난 아이디어와 조상의 전통을 연구하고 계승하고자하는 슬기가 빚어낸 개가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 것을 소홀히 여긴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저 내 것보다는 남의 것에 관심이 더 많았지요. 그렇지만 우리의 전통문화는 번쩍이는 지혜의 창고입니다. 이 연구소에서처럼 우리의 전통을 연구하고 활용하다보면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원래 인간의 모든 지혜는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오랜 전통적 생활을 통해 쌓여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지금 저 북녘 땅의 핵무기와 관련하여 또는 남북통일에 대하여 우리보다 더 신경을 쓰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만약 빠른 시일 내에 우리의 통일이 이루어진다면 막대한 통일비용으로 우리의 삶의 질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이 한반도가 핵을 보유한 7천만 단일민족의 나라가 되기 때문에 일본에게는 굉장히 두려운 존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대단한 존재입니다. 독일은 예전 역사를 들추어보아도 백년도 안되는 통일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만년을 하나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허리가 잘려 반쪽이 된 이 마당에 전라도다 경상도다 지역 감정을 들추는 일은 정말 우스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역감정이 아무리 기승을 부리고 남북이 총칼을 겨눴다하더라도 우리는 한민족입니다. 외세에 의해서 둘로 나뉘고 이념으로 갈라져 있습니다마는 이제 앞으로의 사회는 이념이 문제가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변해 가는 그런 세상이 될 것입니다. 뇌본시대에 이념 논쟁은 무용지물입니다. 따라서 북한과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다면 빨리 하나가 돼야 합니다. 이 뛰어난 인적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우리 민족은 세계 최강이 될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통일을 위한 힘을 길러야 합니다. 힘이 있고 없음이 얼마나 서럽고 무서운 일인지 우리는 이미 가슴 아픈 6·25를 통해서 뼈저리게 느껴온 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힘은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길러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것이 뭡니까? 여러분들에게 힘을 길러주는 수단이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에 무슨 자원이 있습니까? 아무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자원이 있다면 인적 자원, 바로 여러분들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목표도 여러분과 같은 젊은이들을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하게 자리잡고 설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건 학교의 힘만으로는 길러지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분 스스로가, 여러분을 개척해 나가고 또 여러분 마음의 밭을 여러분이 갈고 가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신념을 발휘하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의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신념이나 소신과는 무관하게 운영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체로 권장교육에 불과했고 그 결과 권해야 움직이는 수동적 인간상을 많이 길러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신념이 얼마나 결여되었는가 하는 씁쓰레한 에피소드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어느 한국사업가가 유태인 경영인 한 사람을 불러서 자신의 회사 경영을 좀 맡아 달라고 그랬대요. 그랬더니 그 유태인이 와서 금고를 좀 보여달라 하더랍니다. 그래서 이 사업가가 아주 폼을 잡고 방안에 있는 금고를 보여주면서, 여기 돈이 이렇게 쌓여 있지만 이것말고도 엄청나게 있다고 자랑을 늘어놓더랍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그 유태인의 반응이 무엇이었겠습니까? 자신은 그냥 돌아가겠다라고 하더랍니다. 한국인 사업가가 깜짝 놀라 무슨 소리냐, 왜 그러느냐 물어보니까 그 유태인 경영인이 하는 말이 내가 보고자 한 것은 돈이 아니라 당신의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금고, 즉 사업에 관한 신념이었는데 당신은 돈만 있고 사업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지 않으니 내가 돕는다해도 실패할 것이 뻔하다며 막무가내로 발을 돌렸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 뇌본주의 사회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철제금고가 아니라 신념이 가득 담긴 마음의 금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여러분의 신념과 더불어 슬기와 지혜를 담아놓는 마음의 금고가 크면 클수록, 많이 담아놓으면 담아놓을수록 성취할 것이고 행복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는 그림이야, 나는 글을 잘 써, 나는 손끝에 힘이 모여 있고 손재간이 좋으니 공작이다 이런 식으로 신념 있는 교육을 받을 때 그 작은 힘들이 모아져 대한민국 역사의 큰 물결을 이루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교육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교육은 사랑을 깨닫고 실천하게 하는 교육입니다. 생명이란 서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때문에 인간의 의미가 더욱 큰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은 청춘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절실해지는 것이 사랑입니다. 얘기가 나왔으니 연세 높은 어른들은 무슨 사랑을 하는지 아세요? 등어리 사랑을 합니다. 서로 등만 맞대고 있어도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누가 곁에 있어주기만 해도 더없이 기뻐하는 것이 노인들의 사랑법입니다. 이렇듯 인간의 사랑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등만 맞대고 옆에만 있어줘도 흡족한 것임을 이 다음 여러분도 공감할 것입니다. 그래서 친구지간에도 늘 손을 잡다줄 수 있고 따스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람이 소중한 것이고, 어느 자리에서건 그러한 친구가 있음으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사귐이 있다면 행복한 인생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감사하고 아끼는 생활교육입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선생님들이 혹여 여러분들에게는 부족하게 보일지 몰라도 그 분들의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자신들의 모든 것 이상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자기는 아꼈던 것을 다 내어 주고도 모자라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운 일입니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부모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수록 우리도 아끼고 절약하여 또 후대에게 물려주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내 후대를 행복하게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내 아이들에게 고마운 부모상으로 남는 것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저는 목욕탕에 갈 때마다 비누를 아끼느라 남의 웃음거리가 되곤 합니다. 비누 원료 하나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한 조각이라도 아껴야 되겠다는 생각에 남이 쓰다 버린 조각 비누를 주어 사용하는 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버려진 비누조각을 주어들면 처음 사용한 사람의 머리카락이 덕지덕지 묻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라도 떼어놓으면 주워 쓰는 사람이 기분 좋게 쓸 수 있을 터인데 그러한 배려도 하지 않습니다. 이러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건을 아껴 쓰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내 뒤끝을 남한테 남겨서 남이 치우도록 하지말고 비록 버릴 것이지만 깨끗이 정리해서 버리는 습관이 내 문제는 내가 치운다는 원칙을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뇌본사회는 부지런함이 가장 큰 자산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땅 있고 돈 있으면 행세할 수 있었지만, 그래서 땅을 굴리고 돈을 굴려 높은 소득을 올리는 소위 복부인들이 치맛자락을 거들먹거리기도 했지만 이제는 뇌본주의 사회입니다. 아시다시피 땅 투기하던 사람들 모두 거덜나고 있지 않습니까. 돈 놓고 돈 먹기 하던 사람들 거덜나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는 땅이나 돈을 굴리는 것보다 머리를 부지런히 굴려야 대접받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전답경작(田畓耕作)의 시대가 아니라 바로 심전경작(心田耕作)의 시대인 것입니다. 머리는 누구에게나 다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머리, 즉 마음속에는 거대한 우주가 몽땅 들어 있습니다. 우주의 이치가 몽땅 들어 있습니다. 겨우 몇 만평, 몇 십만 평의 땅이 문제가 아니에요. 머리를 열심히 개발하고 마음을 열심히 경작하는 사람은 우주 전체를 경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그 거대한 가능성의 머리와 마음을 얼마나 개간하고 있는지, 몇 만 분의 일은 그만두고 몇 백만 분의 일이라도 개간한다면 너나없이 빌게이츠나 스필버그가 될 수 있을 것이고 박찬호나 이창호같이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인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머리로 사는 뇌본시대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의 밭을 열심히 개간하여 각자 뇌본사회의 기름진 옥토가 되고 주역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