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환경문제의 오늘과 내일

오늘 '환경문제의 오늘과 내일'이란 제목을 붙였지만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은 좀더 근본적 으로 환경문제가 무엇이고, 국가발전과 더불어 여러분 생활의 향상을 위해서 환경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 는가에 대해서입니다. 그리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해 봄으로써 환경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할 기회가 되었 으면 합니다. 우선 환경이라는 말을 영어로 해 보면 Environment(Environ : 포위하다, 둘러싸다)라고 해서 글자 그대로 무엇인가 가운데 하나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환경입니다. 현재는 오염과 연관된 환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환경, 문화환경, 교육환경, 또 대학의 주변환경 등 광의의 의미로 해석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것을 환경이라고 한다면 환경의 중앙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거기에는 항상 인간이 있습니다.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인간중심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이 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환경문제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따져보기 위해서입 니다. 인간이 인간중심적으로 사고를 하면서 주변, 즉 자연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마음대로 착취해도 되고, 마 음대로 더럽혀도 된다는 생각 때문에 이젠 환경문제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볼 때 '환경'이라는 단어가 그리 적절한 용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 서 환경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환경이라는 단어를 쓰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영어로 'Environment'를 쓰지 않고 'Ecology'라는 단어를 씁니다. Ecology는 학문적으로 먼저 쓰여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생태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 '생태'라고 씁니다. 그 이유는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 아니라 자연과 동등하게 있다. 그러 므로 사람도 자연의 한 식구일 뿐이다'라는 생각 속에 환경이라는 말보다는 생태라는 말이 더 본뜻에 가깝다는 것 입니다. 예를 들면 짐승이나 곤충들도 사람과 똑같이 생을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생태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진정한 환경을 생각하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여러분들이 듣기 익숙한 환경이라는 말을 사용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환경의 범위는 어떨까요? 대개 우리나라의 환경부가 생각하는 환경은 협의로 대기, 수질, 폐기물, 도시환경 등 환경오염과 관련된 것에 국한하여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960년대부터 경제개발을 하면 서 과거 30년 동안 눈부신 경제발전을 해왔지만 환경에 대해서는 등한시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을 중요시 했지 환경보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이미 세계는 1960년대부터 환경보전주의로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환경단체나 환경운동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고 또 UN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환경운동이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UN 안에 있는 UNEP(UN Nations Environment Program : 유엔 환경계획)라는 환경기구에서 규정한 환경 의 정의를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자연환경'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환경'입니다. 환경오염이라는 것이 대개 인간의 활동에 의해 서 생기기 때문에 인간환경이라는 것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이 인간환경의 범주에는 인구, 주거, 건강, 산업, 에너지, 교통, 교육문제에서부터 환경으로 인한 안보문제까지도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환경이라는 단어에는 인류와 관계된 세계의 살림살이가 거의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환경문제를 논의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보존해서 다음 세대도 우리 세대처럼 지구상에 잘 살 수 있게 하자는 '지속가능한 개발'은 우 리의 자연은 지금 써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개념을 핵심으로 하고 있 습니다. 결국 다음 세대를 위해서 어떤 자원은 사용하지 못하거나 무한정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지 속가능한 개발'은 모든 국제환경운동의 핵심테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문제에서 환경보전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에 세계인이 모두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개발'이 국제적인 명제가 되었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개발도상국에게 불이익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진국들은 이미 그간의 경제개발 등을 통해 문명의 모든 이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중 국, 인도,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선진국과 같이 풍부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는데 그러한 개발을 막는다는 것입니다. 발전과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고 또 자연자원을 이용해야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지구의 환경보전 이라는 명제로 자신들은 이미 이룩한 생활터전을 다른 사람들은 따라오지 못하도록 제약한다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 화의 이유를 들어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국제협약을 통해서 규제하는 등의 움직임을 예로 들 수 있겠죠. 요즘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이상기후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엘니뇨뿐만 아니라 폭설과 폭 우, 무더위 등 이상기후가 예전에 비해 부쩍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상기후현상은 무차별적인 개발을 위해 사용 한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증가에 기인한다는 각종 통계자료들이 나오면서 기후변화협약이라는 것이 체결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UN을 중심으로 '환경보전'이라는 국제정의를 앞세워 이루어지고 있고, 한국은 이러한 움직 임에 가장 큰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한국에 관철시킬 수 없다면 다른 개발도상 국에게 협약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테니까요. 일종의 길들이기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환경문제가 앞으로의 세대에서는 단지 환경문제만이 아니라 경제발전, 국제외교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방 선진국들은 1960년대 초부터 환경보전을 생각해 왔고 개발보다는 환경 보전을 우선시해 왔습니다. 서양의 환경보전운동의 계기가 된 것은 1962년에 출간된 레이첼 카슨 여사의《침묵의 봄》 이라는 책입니다. 1960년대초 미국에서는 히피운동이 시작되었으며 베트남전쟁 반전운동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DDT 의 환경파괴적인 성격을 고발하고 있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회에서 DDT 사용을 금지하고 제조를 금지하는 법을 만드는 등 범국민적인 환경운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1962년을 눈여겨보는 것은 그 10년 후인 1972년에 스톡홀름에서 UN이 주최한 인간환경회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환경을 세계적으로 보전해야 되겠다고 해서 UN 에서 결의를 했는데, 1970년대초만 해도 세계 각국에서 요즘처럼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시 10년 후인 1982년에 UN이 케냐의 나이로비에 모여서 자연을 보호하겠다는 자연보호헌장을 채택하고 세계적인 환 경운동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UN은 10년 후인 1992년에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UN환경개발회 의를 개최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1992년의 10년 후인 2002년에는 다시 UN의 환경회의가 계획이 되어 있고 사실 그것의 준비 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 탄산가스 줄이는 문제를 논의하고 결의하는 세계적 회의를 했던 것입니다. 현재 세계의 관심은 지구 환경보전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은 직·간접적으로 한국의 경제발전에 영향 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의 환경규제치가 선진국보다 완화되어 있으면 환경 코스트가 덜 들었기 때문에 국제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이 생깁니다. 미국이 한국의 제품에 대해 '너희들은 지구 환경오염에 일조를 했으니 그만큼의 관세를 부과하겠 다'고 제재를 가하면 우리 제품들은 일본의 제품과 가격차가 없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환경을 이유로 관세를 높일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환경을 보전하면서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몇몇 대기업들은 환경관련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어떤 분야에서는 환경부가 제시하는 기준보다 더 강화된 자체 기준을 적용하 고 있습니다만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모든 업체에서 환경친화적인 인식을 해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사람과 환경과의 관계, 환경관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영국의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서구에서는 급속하게 기계문명이 발달하여 왔습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기계문명의 특성이고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당시만 해도 그리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오염은 더욱 확산되어 갔습니다. 상대적으로 산업화가 늦게 되었던 동양권도 예외일 수는 없었습니다. 서양문명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기독교의 자연관은 중간자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며 인간은 신의 대리인으로서 자연의 주인이라는 것이었습니 다. 그러나 중국의 도교사상을 보면 언제나 커다란 자연 속에 인간이 있지, 자연 위에 인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 았습니다. 동양에서는 天(하늘), 地(땅), 人(사람)의 관계를 수평으로 보았습니다. 환경윤리적인 측면에서 보면 동양 의 사상이 기독교 사상보다 앞서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래서 기독교 사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최근 성경을 다 른 시각에서 해석하여 인류가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세계관을 강조하여 해석을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산업화의 물결 속에 동서양을 막론한 전 지구의 환경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자 '과학기술 발달이 환경오염을 야기했다'고 생각해서 우리는 원시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런 환경운동론자들도 많습니다. 이것을 생 태지상주의(deep ecology)라고 부르는데, 저는 인간이 원시자연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는 이미 상실해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지금 사용하는 모든 것이 과학기술의 산물입니다. 환경오염은 과학기술 때문에 생겼다는 비 난은 옳지 않습니다. 생활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과학기술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면서 폐기물을 많이 만들었 기 때문에 과학기술에 대한 비난을 하지만 잘못은 과학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을 잘못 사용한 사람에게 있 는 것입니다. 과학기술 자체는 잘못이 있을 수 없습니다. 설혹 과학기술의 잘못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생태지상주의자 의 주장처럼 원시자연 상태로 돌아가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오염된 환경을 복원한다든지 더이상 오염되지 않도록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 을까요? 기술을 잘못 쓰면 오염도 되지만 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역시 기술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점 에서 기술을 쓰는 사람의 환경윤리관이 확립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윤리관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 형성된 것이 평생을 지배하기 때문에 유치원 때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강 조하고 자연을 존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교육을 많이 해야 합니다. 여러가지 운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유치원에서의 환경교육이 좀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수학문제나 물리문제를 환경과 관련된 것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특별히 환경과목을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사람이 건 강을 염려하고 미리 예방을 하는 것처럼 자연의 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의 건강도 자연이 훼손된 다음에 고치려고 하지 말고 자연이 훼손되기 전에 예방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것을 오염예방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또 인간이 만들어낸 환경오염 물질은 더이상 자연적으로 복원될 수는 없습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자 연이지만 이미 자정능력의 한계를 넘은 지 오래입니다. 결국 해결책은 환경오염 물질들을 덜 생산하는 것입니다. 오염 물 자체를 생산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무방류시스템, 폐기물 최소화 기술이나 청정생산의 개념들 이 오염의 사전예방 원칙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민간환경운동의 선구자인 최열 씨는 웃옷 안주머니에 작은 통을 항상 갖고 다닙니다. 그리고 식사를 할 때 면 꼭 통 안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꺼내 사용하곤 합니다. 이런 행동들은 일회용품, 환경오염 물질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일회용 나무 젓가락을 만들기 위한 나무를 하나 기르는 데도 몇십년이 걸립니다. 물론 요즘은 중국에서 값싼 소독저를 수입해 온다고 하지만 중국의 나무도 지구상의 나무입니다. 그리고 중국이 오염되 면 그 영향의 직격탄은 바로 우리가 받게 된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결과에 의하면 한국에 떨어지는 산성물질의 30%는 중국에서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 본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의 7∼8%는 중국에서 날아간 것입니다. 중국에게 우리나라까지 오는 오염물질에 대한 손해배상 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나무도 우리가 보존해줄 수 있는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할 겁니다. 극단적인 예입니다만 이제는 전 지구적인 시각으로 환경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스티븐 호킹은, 우주에는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는 행성이 1조 개 정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갈 수가 없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입니다. 우리가 살 수 있는 행성은 지구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뿐인 지구라 고 하는 것이고 이런 하나뿐인 지구를 보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집, 우리 마을, 우리나라의 환경을 생각하는 것 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관점에서 환경을 생각하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