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 교육학과- - 특강 및 행사안내 > 목요특강 공지 : 마음을 모아야 세상이 보인다

내가 최초로 대학교수에 부임한 곳이 이 국민대학입니다. 1969년부터 76년까지 꼭 7년간 나는 이 대학에서 교양 과목인 철학개론을 맡고 있었습니다. 조금 감개가 무량한 기분도 있는데, 이 국민대학은 신익희 선생님이 설립했고, 성곡 김 성곤 선생이 이어받아 운영하는 역사가 대단히 오래된 대학으로 졸업한 동창들도 사회의 각계 각층에서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철학과 종교가 있는데, 철학은 분석적이면서도 회의를 전제로 출발 하지만 종교는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철학은 이성의 산물이고 종교는 감성의 산물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지요. 그런 데 도대체 철학이나 종교라는 사상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느냐? 여러분들이 철학도 없이 종교도 없이 살 수는 있습니다. 그 러나 우리는 어떤 어려운 일에 직면하게 되면 철학적인 해석을 통해서 또 종교적인 행위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 다. 인생의 가장 큰 문제를 우리는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죽음이 전제되지 않은 삶은 없습니다. 죽음이 있기 때문 에 삶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우리는 사는 것을 문제삼을 필요가 없지요. 옛날에 위대한 종교가나 철학자들이 제일 큰 문제로 여겼던 것도 죽음의 문제입니다. 내가 죽어서 뭐가 될지 나는 모르지만 그러나 뭐가 되든 안되 든 죽음의 피안이 있다는 사실이에요. 즉 죽음을 극복하려는 데서 철학이 생겼고 종교가 생긴 겁니다. 서양 철학은 고대로부터 시작하면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대표됩니다. 또 서양의 그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했던 종교적 세계가 기독교입니다. 그리고 동양에서는 유, 불, 도 삼교를 얘기합니다. 여러분들이 사상을 이해할 때는 큰 주류를 알아야 되는데, 우선 모든 철학과 종교는 지금 제가 말한 것과 같이 죽음의 극복이라고 하는 테마를 통해서 이해하면 쉽습니다. 그러니까 플라톤 작품을 읽을 때나, 논어, 석가모니를 읽더라도, 또 도가의 노장을 읽더라도 죽음을 어 떻게 극복하려고 했는가 하는 점을 살펴보면 거의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큰 울타리만 제가 오늘 말씀을 드리겠습니 다. 서양철학에서는 탈레스를 기조로 하고, 소크라테스가 인간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얘기하며, 플라톤이 소크라테스 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가치에 대한 문제에 집중하고 이 죽음의 문제는 제기를 하긴 했으되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전개를 하지 않았으므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극복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소크라테스가 죽음을 당할 때 그는 제자들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너희들은 너희 갈 데로 가고 나는 내가 갈 길로 간다. 다만 어느 길이 옳은 길인가는 데이모니 아(Daimonia, 精靈)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그 당시 데이모니아라는 것은 테오스적인 의미로 그것은 인격적이든, 도덕적이 든, 물리적이든 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그 무엇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무엇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사람이 바로 플라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플라톤 철 학을 이원론 철학이며 이데아 사상의 원류라고 배운 겁니다. 그러면 플라톤이 이데아 사상이나 이원론을 주장하게끔 된 이유 가 어디에 있느냐? 플라톤은 17세에 자기 친구의 죽음을 보면서부터 죽음이 뭐냐 하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내가 죽는다고 할 때 "나라고 하는 것은 무(無)가 되어 버리고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라고 플라톤은 생각한 것입니다. "나는 누구냐? 죽는 이 존재가. 이 죽음이라는 걸 어떻게든 극복해야겠다." 이때부터 사색이 이루어진 겁 니다. 그래서 플라톤은 "죽는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가? 죽는다는 것은 육체가 없어지는 거로구나. 그러면 영혼도 같이 없어 지느냐?" 영혼이 없어진다는 데 대해서는 확신이 없습니다. 내가 죽는 건 육체가 죽는 것이지 영혼은 어딘가에 실재할 것이 다. 그러면 영혼이라는 게 뭐냐? 영혼이라는 것은 생각하는 힘이고 정신이다. 그래서 플라톤이 나라는 건 육체와 영혼으로 되어 있는데 내 육체는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영혼은 존재하지 않겠느냐 그렇게 생각 하다가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면 영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무엇이겠느냐? 이 현상계라는 것은 감각적인 현상은 다 무너지는 세계로, 이 책상, 말, 소리, 색깔 모든 것이 다 언젠가는 없어지고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나 내 육신은 죽는다 하더라도 내 모습은 인간 의 종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여러 종의 여러 민족들을 통합하면 인류가 되니까 나는 죽어 없어 졌다 하더라도 나의 모습 하나하나는 실재한다.' 그걸 이데아라고 그랬어요. 우리 개별적인 존재들의 죽음은 육체로 없어지 지만 인간이라고 하는 그 유(類)는 관념 속에 존재한다, 그래서 플라톤은 모든 사물이 하나의 원안으로서의 이데아가 있는데, 이 이데아를 인식하면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육체는 영혼의 무덤이라고 그랬어요. 영혼을 인 식하는 세계가 무한 세계로 죽음이 극복이 된다, 그렇게 생각한 겁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겠느냐? 플라톤은 그 삶의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절제를 해야 된다는 것입 니다. 플라톤은 아카데미아를 지었는데, 그 아카데미아에 들어오는 자는 기하학을 배우라고 써 놨어요. 기하학과 수학을 풀 때의 정신이라는 건 집중된 정신을 얘기하지요. 플라톤은 수학을 푸는 정신, 이 절제를 통해서 영혼을 인식하도록 한 거예요. 그래서 플라톤은 영혼의 인식으로부터 죽음을 극복하고 평화스러운 영혼의 세계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플라톤은 어디까지 나 인간의 자율성에 의해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인간을 신뢰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죽음의 극복방법이 하나님입니다. 서양 철학과 똑같이 이원론적인 세계로 육체와 정신이 있는데, 육체는 이 세계이고 정신인 영혼이 하나님의 나라로 간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불을 발견하고, 유일신을 주장하고, 핵을 발견한 것이 3대 사건입니다. 그런데 다신교적 세계에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일신인 하나님을 믿고 있었어요. 그 당시 하나님을 믿고 있던 이스라엘의 권력자들이 하나님을 빙자하여 권력을 유지시키고 율법의 이름을 빌려서 저항하는 사람들을 전부 죽였습니다. 그래서 예수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고 고통받는 사람 편에 서는 것이 하나 님이지 어떻게 권력자들에게 아부하는 것이 하나님이냐? 불쌍하고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도 하느님의 아들이 아니냐, 어떻 게 너희들만 하나님의 아들이냐? 그렇게 선언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예수는 영혼의 힘에 의한 신통력이 있어서 앉은뱅이 도 안수해서 일으키고 봉사도 한 번 만지면 눈을 뜨게 하니까 사람들이 모여든 거예요. 그래서 권력자들이 정권을 유지하 기 위해 십자가라는 사형틀에 죽이는 겁니다. 인간이 죽으면 육체는 땅속에 들어가더라도 영혼은 하나님의 나라로 가고 더 훌륭하게 하나님의 말을 믿으며 살고, 믿음과 사랑과 소망을 실천한 사람은 육체까지도 하늘나라로 함께 갈 수 있다고 예 수는 주장했습니다. 앞으로 로마를 여행할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꼭 카타콤베를 가보시기 바랍니다. 땅속으로 약 600 킬로 미터의 길이 놓여 있는 서른 여섯 곳의 지하무덤인데, AD 1세기에서 3세기까지는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사람들이 지하에서 숨어서 살다가 죽었습니다. 영혼이 하나님의 나라로 가면 살 수 있다고 믿음으로써 죽음에 대한 극복을 하는 겁니다. 철학은 철학에 관한 천재가 만들어 낸 거고 종교는 종교에 대한 천재가 만들어 낸 것이라는데, 영혼이 하나님 의 나라로 간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는 의문에 대해서 기독교는 하나님의 은총과 계시를 가지고 하나님의 나라로 가는 것 은 죽을 때 당사자만이 안다고 했습니다. 기독교는 나의 영혼이 하나님의 나라로 간다는 걸 확실하게 이해하고 예배를 통 해서, 의식을 통해서, 실천을 통해서, 그리고 명상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정리해야 하는 겁니다. 그것도 역시 마음을 모으는 거예요. 마음을 집중적으로 모으면 영혼이 보이고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세 번째로 불교는 어떤 것이냐? 불교는 한마디로 말하면 윤회를 얘기합니다. 불교는 육체와 영혼이 둘 로 나누어졌다고 보지 않고 마음이 육체를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육체의 세계, 우리 눈으로 보이는 세계는 전부 다 가상 의 세계고 마음 하나만 영원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육체들이 결국 죽는 데 대해서는 불안하고 고통스러우니까 해탈과 윤회라는 것을 만들어 놓은 겁니다. 해탈이라는 것은 집착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인데, 육체하고 내가 하나가 되어 있지만 어떤 차별, 개념, 긍정, 부정 정신의 것들이 없어질 때 해탈이에요. 해탈로 가는 단계가 뭐냐 하면 바로 윤회라는 거예요. 우리 인간은 전생(前生)과 금생(今生)과 내생(來生)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금생도 내일을 알지 못하고 한 시간 후를 알지 못해요. 그러니까 지금 10분 사이에도 전생과 금 생과 내생이 나뉘고, 1초 차이에도 또 백만 분의 일로 나눠서 전생과 금생과 내생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내가 태어난 이후 에도 전생, 금생, 내생이 가능하지만 그리고 내가 태어난 이전에도 전생, 금생, 내생이 수없이 윤회하는 겁니다. 그래서 원 형 윤회라는 겁니다. 그러면 전생을 어떻게 보느냐? 그리고 지금 자꾸 인구가 많아지는데 전생이 있다면 옛날에 있던 인간들이 자꾸 나와 다시 생산되는 겁니까? 그러나 불교에서는 설명을 잘 해요. 수백만 년 전에 인간이 그렇게 많이 살았었다는 것을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느냐! 우리가 보는 시간이 지금 24시간이고 1시간이 60분이고 1분이 60초라고 정해 놓은 거지, 그러니까 순 수한 마음의 그것은 속력도 없고 볼 수도 없고 냄새도 없지만 그것이 이 세계를 만들었고 그것이 여러 가지로 분화되어 수 천만 명의 인구를 만들었을 거다, 그리고 죽고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는 이런 생성이 끊임없이 됐을 거다, 이렇게 설명하면 그럴 듯해요. 지금의 우리를 만든 것이 전생이고 지금 우리가 어떤 생각과 어떤 양심을 가지고 있느냐를 알았으니까, 앞으 로 내가 주체적으로 내 행동과 내 마음을 잘 써야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인격을 도야하고 직업에 필요 한 공부를 한다든지 하여튼 지금 내가 내일의 나를 만들어 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그 마음이란 것은 아주 깨끗하고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겉으로 나타난 모습이 여러 가지라 하더라도 인간의 본성은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것이다, 이 게 불교를 믿고 불교를 주장하는 사람들 얘기입니다. 불교에서 마음을 모으는 방법 중에 참선을 하는 방법을 '디야나'라고 하는데, 불교의 명상법은 인도에서부터 내려왔지만 그와 다른 점은 불교에서는 화두라는 걸 얘기합니다. 예를 들자면 옛날에 조주라는 유명한 스님이 앉아 있는데 어느 제자가 지나가던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고 물어 보니까 없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 말씀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불성이 있다고 그랬는데, 어떻게 해서 조주 스님이 불성이 없다고 그랬을까 의심이 갔어요. 의심하 지 않는 사람은 깨달을 수 없습니다. 의심이 있어야 근심을 해결하고 자기의 지식이 확충되어 나가는 겁니다. 그래서 조주 스님이 없다고 하는 데서부터 저 위대한 스님이 왜 그랬을까만 생각해야 합니다. 이래서 그랬겠지, 저래서 그랬겠지 이렇 게 생각하지를 않고 왜 없다고 그랬을까, 이것만 깊이 생각하는 게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겁니다. 이렇게 하나로 의심만 하면 머리가 아픈 게 아니라 왜 그럴까 하는 진정한 의심이 나오고, 번뇌라든지 망상이 없어지는 겁니다. 인간이 늙고 병드는 이유 중에 큰 것은 세포가 노화되는 것이지만, 더 큰 것은 우리의 번뇌, 망상이에요. 그래서 마음을 항상 밝고 깨끗이 하고 긍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늙지를 않습니다. 그러면 마음이 본래 깨끗하고 맑고 아름 답다는 것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인데, 저 사람이 나를 건드렸다고 해서 화를 막 내면 결국은 내 마음이 더러워집니다. 마음이 더러워지려고 하는 그 순간에 아까와 같은 참선법을 하는 사람은 화났던 것이 싹 사라집니다. 여러분들이 화가 나도 "관세음보살" 이렇게 나온다든지, 또 여러분들, 기독교 믿는 분들은 "오! 하나님이시여!" 이렇게 해도 되고, 또 인도의 전 통종교를 믿는 사람들은 "옴" 하면 돼요. 그런 것은 뭐냐 하면 우리 마음의 세계를 하나로 뭉치는 거예요. 흩어진 번뇌, 망 상을 하나로 해서 마음을 모으는 거예요. 옛날에 남악 회양스님이 산둥반도 반야사의 주지를 하고 있을 때, 20세에 벌써 득도를 해서 출가를 한 마조 도 일이라는 스님이 공부하는 곳을 찾아가 보니까 참선하고 앉아서 마음을 하나로 집중을 하고 있기에 이 스님이 그 옆에 가서 말을 나눴습니다. "스님! 스님! 뭐 하십니까?", "예, 참선합니다", "뭐 하려고 참선합니까?", "성불(成佛)하려고 그럽니다". 남악 회양스님이 그 얘기를 듣고 내려가서 큰 돌 위를 기왓장으로 득득 긁었어요. 저 위에서 참선을 하고서 부처가 되겠다고 하는데 이거 얼마나 시끄럽겠어요. 그래서 쫓아 내려와서 "스님, 거기서 뭣하십니까?" 그러니까 이 스님이 기왓장을 긁으면 서 "거울을 만들려고요", "아! 스님, 기왓장으로 어떻게 거울을 만들 수 있습니까?". 그때 남악 회양스님이 정색을 하면서 "스님! 앉아 있는다고 해서 부처가 됩니까?" 그러니까 이 양반이 무릎을 딱 꿇고 "스님, 어떻게 하면 부처가 되겠습니까?", "소가 수레를 몰고 가는데 수레가 안 갈 때는 소를 때려야 됩니까? 수레를 때려야 됩니까? 마음을 때려야 부처가 되지 몸만 서서 꽃밭에 가 있는다고 부처가 됩니까?" 마음을 때리지 않으면 세상이 열리지 않습니다. 육체가 주인이 아니라 마음이 주 인이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꼭 생각을 하셔야 됩니다. 유학은 불교하고는 전혀 다른데, 불교에서는 내생을 얘기하고 해탈을 얘기하지만 유학에서는 우리가 죽으면 아 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이 육신도 없어지고 4, 5대만 지나면 우리 영혼도 없어진다는 거예요. 내가 죽으면 내대신 살아 줄 자손이 나의 죽음을 극복해 주는 거예요.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옛날의 유교적인 생각으로 내가 죽으면 제사 지내 줄 사람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아들을 선호하고 심지어는 양자도 데려옵니다. 내가 죽을 때 눈을 딱 감겨 줄 아들이 있어 야 된다는 거지요. 내가 죽어도 내대신 자손이 연속된다는 사실로 죽은 후에라도 편안하다고 느끼거든요. 이게 유교적인 죽 음의 극복이에요. 그런데 제사를 왜 4대만 하느냐? 예전에는 고조까지 한 집안에서 살 수가 있었어요. 경험적이고 아주 순 수 정감에 입각한 겁니다. 그 다음에 효라고 하는 것도 살아 있을 때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손의 연속성이라는 의미에서 임 종의 효가 제일 중요합니다. 옛날에 내가 시골에서 봤는데, 그 할아버지는 물리적으로는 밤 12시에 죽었는데 아들이 새벽 4시에 온다고 그러니까 안 죽고 다시 눈을 뜨더라구요. 아들 오니까 손 딱 잡고 죽었어요. 그런데 인격적으로 전인적인 생활을 해야 부모에게 효하는 겁니다. 전인적인 생활이라는 게 거경, 궁리, 또는 정제, 엄숙인데 그것도 마음을 모아야 되요. 사무사(思無邪), 생각 위에 거짓이 없다는 것으로 공경스러운 마음을 가져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정성스럽고 공경스러운 마음이 바로 유학에서는 마음을 모으는 방법이에요. 그래서 그걸 통해서 부모 에게 효를 하고 또 그걸 통해서 세상 사람들하고 접촉하면서 살아가는 거예요. 그래서 유교는 이 주변부터 흘러가는 겁니다. 내 집안을 평화스럽게 하고 내 사회를, 내 국가를, 그래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한다는 거지요. 그 수신의 일조는 뭐냐? 거경, 궁리이고 정제, 엄숙인데, 거경이라는 건 공경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고 궁리라는 것은 사물의 궁극적인 이치를 추구해 나가는 겁니다. 유교가 지향하는 것이 그런 방향입니다. 도교가 남아 있는데 해볼 만한 것은 도교예요. 이건 육신과 영혼이 영원히 사는 신선이 되자는 겁니다. 도가는 내단법과 외단법이 있는데, 내단법은 호흡을 통해서 자연과 일치를 시키는 것이고, 외단법은 자연에서 제일 변하지 않는 금 (金) 등 여러 가지를 넣어서 약을 만들어 먹는 겁니다. 그런데 아직 신선이 하나도 안 나타났어요. 내 제자는 지금 지리산 에 가서 신선되려고 한 지가 5년인데, 그 사람만 신선이 되면 나도 저절로 신선이 되지 않겠어요? 내가 가르친 대로 공부했 으니까 말입니다. 그들은 주로 호흡을 통해서 일심을 가지려고 하는데, 호흡을 한 번 들이켜서 일년 후에 내뱉는 것으로 그 사람은 호흡 한 번에 일년을 사는 거예요. 그것은 호흡을 집중해서 마음을 하나로 뭉치는 겁니다. 결국 오늘 내가 여러분들에게 얘기한 것은 모든 철학과 종교는 위대한 천재들이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서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논리를 전개하고 믿음을 전개해 온 것인데, 마음을 모아서 이 세계를 하나로 보려고 하는 데 목표가 있 는 것으로 얘기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를 믿는 분들은 하느님의 나라로 영혼이 가려면 마음에서 사랑과 믿음과 소망을 가 져야 되고, 불교를 믿는 사람은 일체중생을 부처로 생각해야 되고, 유교는 공경스러운 마음을 부모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되고, 도가는 이기주의적으로 자기 혼자 영원히 살려고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군요. 여러분들 대단히 긴 시간 열심히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