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할 얘기를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가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바뀌면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고, 또 그런 변화가 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며, 그걸 받아들이는 데 있어 컴퓨터가 얼마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말하고, 그 대안으로 컴퓨터를 잘 쓰고, 자주 활용하자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컴퓨터를 배우는 데 노력은 적게 드는 반면 효과는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현상과, 인터넷에 의한 효용성의 극대화에 대한 얘기도 덧붙이려고 합니다.

앨빈 토플러는 공급자와 수요자가 합쳐지는 형태가 나오게 된 것이 인터넷 때문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접해 온 정보매체인 신문, 잡지, 라디오, TV 등은 모두 정보를 독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은 자신의 컴퓨터를 세팅하거나 또는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로부터 임시로 빌린 공간에다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기만 하면 인터넷을 쓰는 전세계 사람들이 와서 볼 수 있는 채널이 열립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미국의 대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내주시는 숙제를 주제별로 분류해 놓고 그 뒤에 친절한 모범답안을 써 놓은 사이트(site)가 만들어졌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얼마나 좋을까요? 그 사이트를 만든 사람의 말은 학생들보고 공부하지 말라고 만든 것이 아니고 항상 똑같은 숙제를 내는 선생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주고, 학생들에게는 학업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생각해 낸 것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시대 이전에는 누구도 상상 못하던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위와 같은 생각을 했더라면 책을 만들어서 공급해야 하는데 인터넷에 비한다면 시간을 비롯한 재원의 투자가 엄청날 것입니다. "인터넷의 사용이 대중화됨으로써 비로소 정보화 시대가 됐다" 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일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려 보겠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있거나 혹은 자신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있으신 분, 손을 들어보시겠습니까? 거의 80∼90% 정도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시군요. 그러면 이 중에서 PC 통신을 하고 계신 분, 손들어 보시겠습니까? 예, 손 내려 주십시오. 첫 번째는 손을 들고, 두 번째는 손을 안 드신 분은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비싼 컴퓨터를 가지고 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말입니다. 그러면 이번엔 인터넷으로 월드와이드웹을 사용하는 분은 얼마나 될까요? 손들어 보십시오. 예, 됐습니다. 처음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은 80∼90% 정도이고, PC통신은 70∼80% 정도 사용하고, 인터넷의 사용은 20% 조금 못 되는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이것도 엄청나게 높은 사용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PC통신을 사용하는 인구가 150만 명에서 200만 명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인터넷 사용자는 PC통신 인구의 1/10이거나 최대한으로 했을 때 1/5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미국의 상황을 보면 PC 통신 인구가 대충 4,000만 명이라고 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2천만 명이라고 합니다. 그럼 미국의 인구가 2억이면 열 사람 중에 한 사람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PC통신은 열 명에 한두 명 정도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5천만 중에 PC통신 인구를 2백만 명 잡으면 얼마죠? 25명에 한 명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사용은 훨씬 밑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저는 정보화 시대라는 것을 정의할 때 '이전 시대에는 안 되던 것이 현 시대에 이르러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사용으로 불가능했던 일들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시대' 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나라가 1년에 주민등록증 발급이 1억 통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1년 후, 2년 후일지 모르겠지만 행정 전산망의 연결이 좀더 잘되면 비밀번호에 해당하는 주민등록번호를 적어서 신입사원 원서 접수를 하면 그 회사가 주민등록등본을 지원자에게 떼어오라고 하는 게 아니라 센터에 연결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받아오게 될 것입니다. 산업시대엔 전혀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것이 정보화라는 힘에 의해 가능하게 되는 단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정보화 시대의 필요성에 대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북한은 식량이 부족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어느 날 대오각성을 해서 식량을 증산하기로 마음먹고 실천에 옮긴다고 전제를 해보죠. 땅을 더 갈고, 잠 덜 재우고 개인에게 할당된 목표량에 못 미치는 사람을 사형시키는 방법을 강구했다면 식량이 기껏해야 20∼30% 늘어나면 잘 된 것일 겁니다. 그러나 보다 효율적인 방법은 유전공학을 이용해서 생산량을 2배로 올리고, 땅도 사람이 아닌 기계가 갈아주고, 농약도 비행기로 뿌리고, 비도 강제로 만들 수 있다면 생산량은 2배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이 얘기는 뭐냐 하면 농경시대의 비약적 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산업시대의 기술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의 상황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기업들이 "10% 비용을 줄이고 10% 경쟁력을 높인다" 라고 하는데, 10% 비용 줄이는 건 절약으로 가능합니다. 생산성도 저축을 더 하고 일을 더 하면 10% 정도 늘어나는 것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정도의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는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중국은 쫓아오고 일본은 더 빨리 달려나가는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땅 열심히 갈아 봐야 20∼30% 증산밖에 안되는 것처럼, 우리가 단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는 것으로는 겨우 20∼30%의 성장밖에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럼 농사 짓다가 말고 트랙터를 만들고 비행기를 띄웠던 것처럼 산업시대 경쟁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우리의 방법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정보화' 라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몇몇 회사들이 미국에서 수주를 받기 위해 경쟁을 하고 있는데, 수주를 할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고 합시다. 프리젠테이션을 듣다가 "다 좋은 얘긴데 요렇게 좀 바꿔 보면 어떨까요? 그것에 대해 좀 제안해 주십시오!" 했다면 어떤 회사는 정보화 시대의 방법을 이용하여 바로 30분 후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회사는 본사에 전화를 걸어서, "지금 갑자기 스펙을 바꿨어, 어떻게 해야 되냐?", "담당자는 지금 프로젝트 끝내 놓고 집에 가서 자고 있는데, 다시 자료 조사하러 도서관도 가야 하고 … " 하며 발만 동동 구르다가 곧 경쟁력을 잃어 상대가 안 될 것입니다.

지금 경쟁력이란 측면에 초점을 맞춰서 별로 실감하지 못할지 모르겠는데, 4년 전에 "미국은 망하고 일본이 세계 1등이 된다" 라는 얘기를 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은 미국이 전세계에서 제일 잘하고 있고 일본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 몇 년 사이에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하면 바로 컴퓨터, 네트워크, 정보화, 인터넷 이런 것들이 안 보이는 가운데 저변에서 확대되었던 것입니다.

사람 혼자만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고 2배 이상의 능률을 올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강연을 다니는 것이 직업인 사람이 있는데, 오늘부터 '강연료로 많은 돈을 벌어야 되겠다' 라고 마음을 먹고 밥도 안 먹고 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래 봐야 몇 배나 더 강연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강의를 한다면 한 번에 열 군데도 가능할 것입니다. 200인치 프로젝터(projector)를 틀어 놓고 화상회의 컨퍼런싱(conferencing)장비를 달아 놓은 다음 강연을 한다면 열 군데의 대학에서 동시에 수강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질문 또한 각 대학별로 교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의 투자는 들겠지만 그 효율은 10배 또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정보화의 필요성이 바로 그런 겁니다. 처음에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네트워크를 깔고, 인터넷을 연결하는 데 비용은 들겠지만, 그 이후에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그 투자를 상회하고도 남는다는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는 메시지는 정보화라는 것이 시행착오도 있고 투자비용도 들겠지만 사회, 기관, 학교를 발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에 제가 노트북을 하나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버튼을 누르면 그대로 꺼지고 다시 누르면 방금 전의 상태 그대로 시작되어 보여주는 파워 리줌(power resume)이라는 것이 제 기능을 못해서 제조 회사에 그 날 전화를 8통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해결이 됐느냐? 안 됐습니다. 어떻게 해결을 했느냐 하면 그 기간에 열리는 컴퓨터 쇼에서 만난 어떤 분이 그 노트북의 롬 바이오스 부분을 설계한 연구원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셔서 고쳐 가지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가 낭비한 자원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해놓은 회사라면 그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그 노트북을 선택하고 '파워 리줌'이라는 키워드만 입력하면 관련된 경우가 대여섯 가지 나올 것이고, 그 중에 몇 개만 읽어보면 해결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몇 가지 예를 들면서 정보화의 가능성과 당위성을 이야기했습니다. 비용과 효율에 대한 반론이 있겠지만 그건 시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등록등본을 센터에 연결해서 취득할 수 있을 정도의 행정전산망이 완전해지려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총무처 및 관련기관들의 전산화는 물론 국민들도 PC통신을 최소한 어느 정도는 사용해야만 효율성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좀 늦게 할 이유는 되지만 포기할 이유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를 끌고 가는 지도자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정보화에 대한 열성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스스로 컴퓨터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도 총장님 입장에서 보시면 그 예산 대비 투자효과가 안 날 수 있다고 우려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총장님께서 직접 컴퓨터의 사용 및 정보화의 필요성을 느끼실 수 있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입니다.

미국은 인터넷을 통해 우리 동네 영화관에서 지금 무슨 프로를 하고 있고 요금이 얼마이며 티켓 구입이 가능한가의 여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총무처에서 하지도 않고, 내무부, 문화부에서 하지도 않습니다. 누가 하는가 하면 인터넷의 가능성을 아는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극장 전단을 가져다가 타이핑하고 스캐닝해서 넣고 하는 식으로 영화 사이트를 꾸민 다음에 극장으로부터 광고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극장 주변의 음식점들도 사이트에 소개한다면 거기에서도 광고비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영화, 음식점, 벼룩시장,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찾아다니는 곳을 웹사이트에 소개하게 되고, 이러한 것들이 저변에 깔리게 되면 보통 사람들도 인터넷을 사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청와대하고 백악관하고 어디가 더 가까울까요? 물론 물리적 거리는 청와대가 더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젠 청와대와 백악관이 어디에 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거기까지 도달하는 인터넷 채널의 속도가 어디가 더 빠르냐와 서버의 성능이 어디가 더 좋으냐 혹은 소프트웨어나 내용을 누가 더 잘 꾸며 놨느냐가 문제입니다.

저는 인터넷을 사용한지는 좀 됐지만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넷스케이프가 나오고부터인데, 보면 볼수록 참 대단한 상상력이구나, 인간의 창의력이라는 것이 이렇게 훌륭하구나 라는 것을 항상 느낍니다. 제가 어떤 수준의 고정관념이나 기술의 한계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가도 인터넷 어딘가를 들어가 보면 대단히 신기한 것들이 올라와 있고, 또 얼마 지나면 그 이상의 것들이 구현되고 있음을 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컴퓨터를 재미있게 배우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고생하면서 배워서 즐겁지 않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사실 전에는 명령어 같은 것들도 외우고 했으니까 컴퓨터는 배우고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대부분 윈도 95 쓰시죠? 윈도 95가 사용되면서 훨씬 쉬워졌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컴퓨터를 배우는 데 드는 노력의 가치와 그걸 배워서 얻는 효용성, 즐거움의 가치를 따질 때 옛날 도스 시대에는 7:3 정도였고 윈도 3.1이 되면서 조금 늘어났고, 현재는 5:5 정도로 5정도의 노력을 들이면 5정도의 효용을 얻는데 내년쯤 되면 4:6 정도가 될 겁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얼마가 되겠습니까? 노력이 3이면 효용은 20이 되고 30이 될 것입니다.

'www.hnc.net' 라는 저희 회사 홈페이지가 있는데, 거기 찾아보시면 결혼에 관한 사이트가 하나 있습니다. 데이트 코스는 어디가 좋으며, 약혼식은 어떻게 하고, 함은 어떻게 받고, 신혼여행지는 어디가 좋고, 예약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등의 내용으로부터 첫날밤은 어떻게 하는지까지 모든 정보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섹션에 들어가니까 기업에서 여사원들이 뽑은 인기 있는 남자 직원들 사진을 붙여 놓고 그 사람들한테 편지를 보내게 하는 곳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인터넷으로 가능한 저변의 일들을 하는 것이 바로 제가 서두에 거창하게 얘기한 국가 경쟁력에까지 연결되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정보화 시대가 다가오고 거기서 컴퓨터, 네트워크, 인터넷 등이 동네에 벼룩시장 늘어나는 것처럼 그렇게 저변이 넓어져야 하는 것이 진정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는 모두 외국 개발자들이 만든 외국 정보들뿐이니 그것이 지금 우리 일상에서 크게 소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회의를 가진 분들도 많은데,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의외로 당장 우리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벼룩시장 사이트에 가면 실제로 지금 신림동에 방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와 광고를 서로 연결시켜 주기로 해서 접하게 된 경향신문 사이트에는 게임도 있고, 바둑 복기를 해주는 것도 있고, 그리고 선동열, 박찬호 선수와 관련된 어젯밤 소식도 전해줍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도 앞선 사람들은 많이 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서 사용자들과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모르니까 정보가 없다고 쓰지 않고, 쓰지 않으니까 기업은 이윤을 남길 수 없으며, 이윤이 없기 때문에 재투자를 할 수 없는 순환 서클로 돌고 있는 겁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수준에까지 다다른 것은 아닙니다. 대학 논문이 안 올라와 있다고 해서 논문이 다 올라올 때까지 인터넷을 안 쓰는 경우와 내가 첫 번째로 우리 학과 홈페이지에다 링크를 해서 그 해부터 졸업하는 학사, 석사 논문을 모두 올리고 그 사이트를 서치 엔진에 등록을 해 놓는 경우와는 결과적으로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 다음 인터넷 시대의 대응방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당연히 인터넷에는 미국의 정보 내용이 많습니다. 영어로 된 내용이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95% 이상일 거고, 나라로 봐도 미국이 거의 80∼90% 이상일 겁니다. 그러나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재미난 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터넷폰을 개발한 '보컬테크' 라든지가 인터넷으로 비디오를 리얼타임으로 보내 주는 '비디오네트' 같은 회사가 이스라엘 회사인데,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전혀 이름도 못 내밀던 회사들이었지만 자기 고유의 기술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이제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시대의 문화적 종속을 우려하시는데, 저는 그 반대로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기술적, 문화적 종속이었고 또한 그것을 극복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소프트회사들이 미국에 가서 성공을 하기가 아직도 힘들긴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있음으로써 최소한 기회는 가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시대의 패러다임으로는 이스라엘의 '보컬테크'가 전혀 성공할 수 없었던 것처럼 산업시대적인 패러다임으로는 우리의 문화는 잠식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에서 스타 TV, 일본 퍼펙 TV, 위성 TV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가 전세계에 위성을 띄워 전파를 내보내면 될까요? 물론 그렇게 해야 되고 또 노력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는 데 반해 인터넷은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매월당 김시습 아시죠? 매월당이 호고, 이름이 김시습이고, 그 사람이 지은 책이《금오신화》이고, 그가 생육신 중 한 사람입니까? 그리고 더 아는 것 있으면 얘기해 보세요. 태조 때 살았을 것이며, 단종 시절에 죽었을 것이고, 남자였고. 우리가 아는 게 더 뭐가 있죠?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보십시오. 그러면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김시습' 하고 입력하면 사육신이었는지 생육신이었는지 헷갈리지도 않고, 어린 시절의 일화도 알 수 있으며,《금오신화》의 줄거리와 사회적 의미까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올린 감상문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화의 잠식이 우려되고 우리 경쟁력의 한계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나마 우리 문화를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보화 사회의 인터넷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인터넷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시고 인터넷을 열심히 활용해서 우리나라를 보다 빨리 정보화하는 일에 나서 주시기 바라며 이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